요새는 천고난만한 학교 공부를 끝내고 동고동락하는 친우들과 함께 여느때와 다름없이 컴퓨타를 키고 리그오브레전드가 아니라 노양지과하게 팰월드를 켜는 게 대유행이라고 합니다. 하루 백만장이 넘게 팔리며 역대급 기록을 세우더니 이제는 1900만장까지 찍었거든요. 이 정도면 팰월드의 인기에는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어떤 게임인지는 다들 이견이 갈립니다. 다양한 팰을 포획하는 걸 보며 포켓몬이라 하고, 오픈월드 구성이 젤다의 전설을 닮았다 하고, 전투 스타일을 보고 에이펙스 레전드부터 진격의 거인에 GTA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거 마인크래프트와 상당히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재료를 수집해서 관리하고 건물을 세우고 가꾸는 재미가 있고요. 아직은 이렇다 할 스토리가 없다보니 싱글 플레이보다는 서버를 직접 파서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쪽에 쏠려 있으니까요.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팰월드에서, 기껏 모아둔 재료들을 지 멋대로 가져가서 엉뚱한 위치에 더 엉뚱한 건물을 지어두는 친구도 아니고 원수에 가까운 존재보다 더 성가신 것이 있으니 바로 서버 운영입니다. 팰월드의 그래픽은 아기자기하고 요구 스펙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자유도가 높고 규모가 방대한 오픈월드를 다루다보니 서버의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물론 개발사에서 운영하는 공식 서버를 쓰면 이런 걸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만 모여 방해받지 않고 은밀하게 친목을 다지며 플레이하려면 비공개 전용 서버를 돌려야 하는데요. 그게 생각 이상으로 많이 까다롭더라고요.
서버도 구린데 팰한테 괜히 시비를 걸었다가 죽었습니다.
우선, 팰월드의 비공개 전용 서버를 운영하는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개발사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거든요. https://tech.palworldgame.com/dedicated-server-guide 이 문서에 따르면 CPU는 4코어, 램은 8GB로 시작할 수 있지만 그럴로는 부족하고 16GB는 있어야 하며, 안정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32GB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럼 이걸 어디서 돌리는지가 관건인데요. 아마존 프리티어는 잘못했다가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넘어가고,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무료 크레딧이 다 떨어지기 전에 메뚜기처럼 서버를 옮겨 다니는 건 몹시 귀찮은 일이죠. 제 돈을 내고 쓰겠다면 라이트세일 리눅스 서버 4스레드 16GB 짜리가 80달러네요. 구글 클라우드 VM 인스턴스의 경우 이보다 더 비싸 4스레드 16GB에 158달러 정도 나옵니다.
해외 클라우드가 무조건 싸진 않더라... 칼같이 사용량을 매기기에 관리를 잘못하면 요금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모바일 게임에서 매달 천장을 치는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재화를 살 수 있는 금액임에는 분명한데요. 그걸 캐릭터 띄우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서버를 유지하는데 지출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지요. 써놓고 보니 기글 서버 유지 비용이 떠올라서 더 부담이 되는 것 같은데요. 하여간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게임을 쾌적하게 할 수만 있다면 돈은 문제가 안 됩니다. 그건 서버를 함께 쓰는 사람들끼리 나눠 내면 되니까요. 하지만 4코어도 아니고 4스레드의 가상 CPU로, 그리고 32GB면 좋다고 대놓고 설명하는데 16GB로는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월드 초반에 아무것도 없다면 모를까, 게임 내 컨텐츠가 꾸준히 쌓여 나가면 렉이 생기거나 아이템 수집이 되질 않고, 잡고 싶은 팰을 제 때 후두려 팰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클라우드 서버 희망편. 처음에는 서버 메모리 점유율이 5GB가 채 되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서버 절망편. 7시간이 지나니 11GB가 넘었고, 10시간이 지나니 꺼졌습니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서버 대신 서버를 직접 운영한다면 좀 더 저렴해질까요? 서버, 직접, 운영이라니 엄청나게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스팀에서 팰월드 전용 서버를 실행하고 연결하면 끝입니다. 오히려 이쪽이 쓰기는 더 쉽지요. 문제는 필요한 하드웨어 스펙인데요. 윈도우가 됐건 리눅스가 됐건 굴리는 건 똑같이 팰월드인데 하드웨어 스펙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겠습니까? 여전합니다. 처음에는 특별히 쓰는 게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하드웨어 점유율이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대신 매달 클라우드 유지에 꼬박꼬박 돈을 쓰는 것보다는 이쪽이 더 저렴하다고 볼 수도 있겠죠. 클라우드는 장비와 네트워크 사용료일 뿐이지만 이쪽은 하드웨어가 남잖아요? 인터넷 회선이야 당연히 가입했을테고, 갖고 있는 컴퓨터를 잘 활용하거나 하는 김에 적당한 걸 산다면 전기 요금 정도만 내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서버 운영까지 해결할 수 있겠죠.
팰월드 전용 서버 운영은 어렵지 않습니다. 스팀에서 팰월드 전용 서버를 찾아 설치 후 실행하면 됩니다.
우선 서버 운영은 잠시 제처두고 게임 실행에 필요한 스펙의 경우, 6코어 프로세서인 라이젠 5 7500F를 50% 가까이 사용합니다. 이걸로 서버만 돌린다면야 지장이 없겠지만 서버와 게임을 함께 돌리기엔 다소 버거울 수 있겠죠. 그리고 CPU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메모리인데요. 순수하게 게임만 했을 경우 메모리 사용량은 12GB를 넘깁니다. 그래서 16GB 메모리에서 게임 플레이와 서버 운영까지 함께 구동하긴 쉽지 않습니다. 서버에 접속한 인원 수가 적고 짧은 시간 동안만 굴리고 끝다면 모르겠는데요. 32명을 꽉꽉 채우고 여기저기에 건축물이 있는데 몇 시간 씩 끄지 않고 계속 돌린다면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전용 서버는 실험 중인 기능이기에 인원이 많을 경우 랙이 많다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서버'만' 운용하겠다면 CPU는 4코어 이상이면 됩니다. 하지만 서버를 켜고 화면을 볼려면 내장 그래픽이 있어야 하고, 전력 사용량은 낮을수록 좋습니다. 그렇다면 라이젠 5 7600처럼 기본적인 화면 표시가 가능한 내장 그래픽이 탑재되고, TDP가 65W라 전력 사용량이 낮은 제품을 쓰는 게 좋겠죠. 여기에서 게임까지 함께 실행한다면 어차피 그래픽카드는 따로 쓸 테니까 라이젠 5 7500F로 약간 다운그레이드를 해도 소규모 서버를 짧은 시간 동안 운용하면서 게임 플레이를 병행하는 건 가능할 겁니다. 다만 접속자 수가 많거나 오랫동안 플레이하겠다면 라이젠 7 7800X3D를 넣을 만 합니다. 라이젠 7 7800X3D에서 게임 플레이만 했을 때 CPU 점유율이 30%를 넘으니, 이 정도면 대규모 서버를 장시간 운용해도 되겠죠. 게임 성능은 높지만 TDP가 낮아 전력 사용량은 여전히 낮은 편이기도 하고요. 서버로만 쓰겠다면 여전히 라이젠 5 7600으로도 충분하고요.
라이젠 7 7800X3D에서 게임을 실행했는데 CPU 점유율은 32%, 메모리 사용량은 12GB를 넘겼습니다. 여기에 서버 운영까지 더한다면 리소스 요구량은 더욱 늘어나겠지요.
게임 동시 실행 없이 서버로만 짧게 쓰겠다면 메모리 용량이 16GB로도 되겠지만, 서버 운영과 게임 플레이를 병행하거나 오랫동안 켜두겠다면 32GB는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서버 인원수까지 늘어난다면 48GB 이상의 넉넉한 용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새 DDR5 메모리 모듈은 16GB 다음에 바로 32GB가 나오는 게 아니라 24GB 짜리 넌 바이너리 용량의 모듈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스템 메모리를 64GB로 만들기가 부담된다면 48GB 선에서 타협도 가능하지요. 또 오랫동안 서버를 끄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방열판이 기본적으로 달린 메모리 모듈을 쓴다면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 PRO 패키지 대원씨티에스. DDR5고, 16GB와 24GB 모듈이 있으며, 방열판까지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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