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은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매우 일상적인 행동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하루에 8~10번 정도 하품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 하품이 나오는 상황은 제각각이다. 대부분 피곤하거나 지루할 때가 가장 많지만, 불안하거나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하품하곤 한다.
게다가 하품은 전염성이 강해서 딱히 피곤하지 않아도 주변의 누군가가 하품을 한다면 따라서 하게 된다. 심지어 하품에 관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하품이 나올 수 있어 지금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하품이 나오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 하품이 지루함 때문은 아니길 바라며, 하품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보자.
의학적으로 ‘하품’은 세 단계의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정의된다. 먼저 입을 천천히 벌리고 숨을 길게 들이마신다. 그리고 턱을 늘리면서 입을 더 크게 벌린 뒤, 숨을 내쉬며 빠르게 입을 닫는다.

하품이 ‘각성’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가설도 있다. 신체가 반복적인 자극으로 피곤해지거나 스트레스 상황일 때, 뇌를 재설정하기 위해 하품이 나온다는 것이다. 하품이 졸음과 지루함의 신호라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하품은 우리를 각성시켜 더 활동적으로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람만 하품하는 건 아니다. 포유류, 조류 등의 척추동물은 대부분 하품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하품하는 목적은 조금씩 다르다. 개코원숭이나 기니피그 등은 하품을 공격적인 신호로 사용한다. 아델리펭귄은 구애 행동 중 하나로 하품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물 속에 사는 돌고래도 하품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돌고래와 듀공은 이상 행동이 아닌 하품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돌고래와 듀공은 수중에서 숨을 쉬지 않고 하품하기 때문에 “하품의 정의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제외한, 입의 움직임으로만 하품이라는 행동을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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