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가 냉장고로 나왔다?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

1년 중 유일하게 장난이 허용되는 만우절에는 기업들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열심히 '뻥'을 치는데 희한하게 IT테크 기업들이 만우절에 진심이다. 단순한 만우절 장난이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지기도 하고 전 세계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 적도 있었다. IT테크 기업에서 소비자를 깜짝 놀라게 만든 역대 만우절 장난 TOP 7을 뽑아봤다.

 01  구글에서 포켓몬 마스터를 찾습니다~

출처 : Google Maps

2014년,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포켓몬 마스터를 모집한다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인적 드문 외딴 곳에서 베어 그릴스 같은 탐험가가 진지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다. 한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 카메라로 비추어 보니 그곳에는 리자몽이 웅크리고 있었다.

151마리 잡으면 구글이 증정하는 포켓몬 마스터 인증서 (출처 : Google Maps)

구글은 AR 기술을 활용해 포켓몬을 잡는 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장난을 친 것이다. 그런데 AR 기술을 활용해 핸드폰으로 포켓몬을 수집한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맞다, 포켓몬 고다. 구글이 만우절 장난을 치고 3년 뒤 AR 기반 포켓몬 수집 게임 포켓몬 고가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포켓몬고의 제작사 나이언틱이 구글 사내 스타트업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구글의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02  만우절 장난에 이렇게 진심이라고?

먹물 뿌려 공격하는 선비 (출처 : 블리자드)

국내외를 막론하고 게임사는 만우절에 진심인 편인데 특히 블리자드가 그렇다. 최근에는 뜸하지만 예전부터 블리자드는 만우절만 되면 자사 게임에 '이상한 짓'을 많이 했다. 그중에서 2014년과 2016년이 절정이었다.

2014년,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3에 새로운 직업 '선비'를 선보였다. 백의민족답게 하얀 도복을 입고 회초리와 붓, 벼루로 공격하는 직업이다. 블리자드는 선비 직업을 위해 회초리 치기, 먹물 투척을 비롯해 10가지 기술을 보여주는 정성까지 보이기도 했다.

방사능 맞고 똑똑해진 카카루 (출처 :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올드 유저에게 '카카루'라고 불리는 중립 크리처는 유명한 편이다. 실력 차이가 많이 나는 상위 유저가 '관광' 목적으로 카카루를 아군으로 만들어 상대편에게 보내기도 하는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블리자드 내부에서도 카카루의 쓰임새를 알았는지 2016년 만우절을 맞아 새로운 종족 새를 공개했다. 방사능으로 돌연변이가 일어나 지능을 얻었다는 설정으로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에 복수심이 있다고 한다. 병아리부터 펭귄까지 9가지 고유 유닛도 내놓는 블리자드의 정성스러움. 올해도 어떤 짓을 할까 기대가 된다.

 03  소니의 초소형 노트북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는 모습 (출처 : sgnl)

세계에서 작은 노트북이라고 하면 ASUS가 먼저 떠오른다. 비보북과 젠북 라인업을 홍보할 때 세계에서 가장 작은 노트북이라고 하기 때문인데 사실 소니가 진짜 주인공이다. 2012년, 소니는 만우절을 맞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노트북을 발표했다. 얼마나 작냐면 동전만 하다. 맨눈으로는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없어 확대경까지 필요하다. 영상 속에서 실제로 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웃음기 없이 진지하게 사용하는 모델들의 모습이 경탄스러울 정도다.

생각보다 좋은 소니의 초소형 노트북 (출처 : sgnl)

소니가 공개한 노트북의 스펙을 보면 생각보다 좋다. i9 프로세서에 3.66Ghz 클럭으로 돌아가기까지 한다. 8GB 램에 256GB 하드 드라이브가 저 크기에 들어가다니 놀랍기만 하다. 심지어 디스플레이는 FHD까지 지원한다. 지금 기준으로도 사무 용도라면 쓸만한 수준의 스펙이다.

 04  스마트 칼을 아시나요?

출처 : 삼성전자

아이폰 12가 출시되었을 때 프로 모델의 측면이 각지고 날카롭다며 사용하다가 손이 베였다는 후기들이 올라온 적이 있다. 그때 당시, 편집자는 라면을 끓이고 있는 친구에게 아이폰으로 파를 썰면 되겠다는 우스겟 소리를 했는데 사실 갤럭시가 먼저 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만우절에 세계 최초 스마트 칼 '갤럭시 블레이드 엣지'를 선보였다. 칼에 갤럭시 S6 기능을 그대로 있어 심미성에 실용성까지 넣었다며 자화자찬을 했다.

출처 : 삼성전자

갤럭시 블레이드 엣지의 진면목은 칼질을 할 때 발휘된다. 사용자의 악력, 민첩성, 힘을 센서로 감지해 칼질에 필요한 최적의 무게를 자동으로 설정하여 사용자는 평소보다 칼질 속도가 최대 50% 빨라진다. 또한, 삼성전자의 보안 시스템 녹스가 탑재되어 사용자가 손을 베일 위험성이 감지되면 스스로 칼날을 집어넣는 스마트함까지 갖췄다. 지금 와서 봐도 꽤 쓸만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블레이드, 갤럭시 도마, 갤럭시 앞치마까지 세트로 출시해달라.

 05  억만장자가 사랑한 코인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에 만들어진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로 2019년 전까지는 사람들이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했다. 그런데 2019년 한 억만장자로 인해 유명세를 탔다. 그 억만장자는 바로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CEO 일론 머스크.

출처 : 일론 머스크 X

2019년부터 일론 머스크는 X를 통해 지속적으로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관심만 보이면 다행인데 언급할 때마다 도지코인 시세가 출렁였다. 화룡정점은 2021년 만우절에 올라온 일론 머스크의 X 게시글. 도지코인을 달 위에 올려놓겠다고 업로드하자 도지코인은 32% 급등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참고로 달은 미국에서 가격 급등을 뜻하는 주식 시장 용어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도지코인 언급이 뜸한데, 이제 마음이 식은걸까?

 06  세계 최초 면도 마우스

출처 : RAZER

게임에 빠진 게이머에게는 면도할 시간도 아깝다. 작년, 레이저는 만우절을 맞아 게이밍과 쉐이빙 모두 가능한 게이밍 면도 마우스를 선보였다. RGB 조명이 게이밍 기기의 상징이라고? 레이저는 RGB 조명을 게이밍을 넘어 뷰티의 상징으로 변모시켰다.

레이저 면도 마우스 사용하고 나의 성공시대 시작됐다~♬

레이저의 세계 최초 게이밍 면도 마우스는 360 FPS을 지원한다. 여기서 말하는 FPS는 'Frames Per Second'를 말하는 게 아니라 'Follicles Per Second'로 초당 모낭 개수를 말한다. 즉, 1초당 360개의 모낭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마이크로 블레이드 패널로 빠르게 면도해준다는 뜻. 여기에 레이저는 실험을 통해 피실험자들이 게이밍 면도 마우스로 면도한 후 게임 퍼포먼스가 69%까지 상승했다는 뻔뻔함도 보여주었다.

 07  밈이 현실이 됐다

장난인줄 알았는데 진짜 나오네?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

2019년에 엑스박스 Series X가 출시되었을 때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디자인이 냉장고 같다며 놀리는 '밈'이 생겼다. 당시 엑스박스는 냉장고 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냉장고 모양이 열 분산에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홍보하고 유튜브에 Series X 모양의 냉장고 영상 트레일러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2021년 밈이 현실이 되었다.

Xbox 미니 냉장고 출시 공약을 걸고 트위터 투표를 진행한 Xbox (출처 : Aaron Greenberg)

2021년 만우절 즈음에 X에서 스키틀즈와 엑스박스의 브랜드 챔피언십이 펼쳐졌고 승부가 치열해지자 엑스박스 총괄 매니저가 나섰다. 스키틀즈에 이기면 Series X 냉장고를 실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걸며 만우절 장난이 아니라며 단언해 0.5% 차이로 초박빙 승리를 끌어냈다. 2021년 10월 실제로 엑스박스 Series X 모양의 미니 냉장고가 출시되었고 리셀러가 나올 정도로 꽤 인기를 얻었다.

 ???  만우절, 이건 못 참지!

이미지를 누르면 만우절 기념 초특가 이벤트로 넘어갑니다

그거 아는가. 사실 다나와에서도 만우절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다는 것을. 올해도 어김없이 다나와의 만우절 이벤트가 돌아왔다. 이번 이벤트를 위해 신세계 상품권 10만 원, 로지텍 키보드, 앱코 마우스 등 10가지 특별한 상품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런데 담당자의 실수로 할인코드를 잊어버렸다고 하는데...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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