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색채는 다채롭다.
지금 싱가포르에서 가장 핫한 인스타그래머블 스폿을 한자리에 모았다.
●Koon Seng Road
SNS 성지, 쿤 셍 로드


알록달록한 페라나칸(Peranakan) 양식의 가옥이 모인 거리. 페라나칸은 17세기 말레이 반도로 이주해 온 중국인, 인도인 등의 남성이 말레이반도 여성과 결혼해 낳은 후손, 그리고 문화를 뜻한다.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SNS 사진 촬영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 한 번쯤 가 볼 만하다. 화사한 색감의 집들로 카메라 프레임을 가득 채우는 게 포인트.
●Emerald Hill
여전히 숨 쉬는 과거, 에메랄드 힐

오차드 로드에 있는 페라나칸 하우스 밀집 지역. 에메랄드 힐에는 1900년대에 지어진 집들이 많고,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곳도 더러 있다. 심지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곳이 아니다. 지금도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문화를 계승하고 있다. 저녁에는 분위기가 확 변한다. 페라나칸 건물에 자리한 바에 들어가면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된 기분이다.
●Haji Lane
반짝이는 벽화 거리, 하지 레인

‘사람에 치인다’는 표현이 딱 적절하다. 아랍 스트리트부터 하지 레인 일대는 연중 내내 붐비는 관광 명소다. 그중 한갓지게 촬영할 수 있는 곳은 블루 재즈(Blu Jaz) 바와 푼자비 다왓(Punjaby Dawat) 음식점 사이의 좁은 골목. 야외 테이블들을 헤치고 들어가면 화려한 벽화가 나타난다. 정오의 햇빛을 받으면 작품들이 더욱 반짝인다는 게 하지 레인의 진짜 ‘치이는’ 포인트.
●Sun Pavilion & Water Lily Pond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비밀 정원,
선 파빌리온 & 워터 릴리 폰드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정원이 포인트다. 사막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가져온 ‘선 파빌리온’, 모네의 수련 연못이 떠오르는 ‘워터 릴리 폰드’ 등. 워터 릴리 폰드 근처에 있는 돌 하나는 연극 무대처럼 활용해야 한다. 돌을 밟고 올라서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그로브, 마리나베이 샌즈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다.
●Selegie Arts Center
건물부터가 예술, 셀레기 아트 센터

건물을 사진 프레임에 담는, 가장 쉽고 보편적인 방법은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다. 셀레기 아트 센터 인근의 그리드(GR.iD) 쇼핑몰 2층으로 가면 육교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이 육교 위에 오르면 센터의 전체적인 모습을 정면으로 촬영할 수 있다. 물론 지상에서 육교를 곁에 두거나 길 건너편에서 찍어도 센터 특유의 알록달록함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
●Raffles Singapore
싱가포르 번영의 기록들, 래플스 싱가포르

단순히 호텔로만 설명하면 무척 서운한 공간. 1887년 문을 연 래플스 싱가포르는 래플스 브랜드의 심장인 동시에 싱가포르의 문화유산이다. 싱가포르의 번영을 기록한 곳으로, 수많은 명사도 이곳에 머물렀다. 1987년 3월 국가 사적(National Monument)으로 지정됐다. 호텔 내 정원 ‘팜 코트’를 거니는 사람과 궁전 같은 건물을 함께 찍으면 근사한 여행 사진이 된다. 단, 호텔에 투숙하지 않을 경우,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다. 그럴 땐 호텔을 둘러싸고 있는 상점가나 ‘래플스 코트야드’를 활용하면 된다.
●Edition Singapore
공원 vs 호텔, 에디션 싱가포르

오차드 로드 서쪽 끝, 커스케이든 로드에 들어선 신상 호텔, 플랜테리어의 끝판왕. 금박 덮인 돔형 천장 아래로 무려 300종의 식물과 162종의 양치식물이 호텔 내 자생한다. 땀 흘리지 않고 정원을 구경할 수 있다. 호텔 정중앙에는 흰색 나선형 계단이 놓여 있는데, 이곳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가장 핫한 인스타그래머블 스폿으로 꼽힌다. 호텔 온실 정원에는 정오 이후부터 해가 들기 시작한다. 로비 바의 핑크빛 조명은 오후 6시 이후 점등한다.
●Fort Canning Park
넘버원 인증숏 명소, 포트 캐닝 공원

포트 캐닝 공원의 트리 터널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핫한 인증숏 장소다. 그 어떤 명소도 이 정도로 촬영 대기 줄이 길진 않다. 언제 가도 기본 30분 이상의 기다림은 필수. 뜨거운 태양에 인내심이 녹아내리지 않으려면 되도록 한낮은 피할 것. 동그랗게 뚫린 터널과 원형 계단을 배경으로 신비로움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광각 렌즈가 필수다.
●The Hive
건축의 미학, 더 하이브


난양공과대학교(NTU)에 있는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다. 뉴욕의 베슬(Vessel)을 설계한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2015년 완성한 또 다른 걸작이다. 더 하이브란 이름처럼 벌집 여러 개가 뭉쳐 있는 모양인데, 딤섬 찜기를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해 딤섬 바스켓 빌딩(Dim Sum Basket Building)이라는 애칭도 있다. 더 하이브의 전경을 살려서 찍으려면 최대한 로우 앵글에서 촬영해야 한다. 또 대학교 건물이라 학생들이 없는 주말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Capitol Theatre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캐피톨 극장

캐피톨 극장은 어둠이 내린 후부터 진가가 발휘된다. 마치 막이 내린 뒤 극장에 여운이 남는 것처럼. 저녁이 되면 극장 간판에 불이 들어오는데, 몽롱한 네온사인 같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극장 앞을 지나는 행인을 그림자 삼아 찰칵. 이보다 더한 여행의 여운은 없다.
●Little India & Tan Teng Niah
작지만 큰 인도,
리틀 인디아 & 탄 텡 니아

싱가포르 속 작은 인도, 리틀 인디아. 이름은 ‘리틀’이지만 이 동네가 가진 매력은 결코 작지 않다. 사원, 모스크, 야채와 과일, 꽃 상점, 화려한 실크와 터번을 쓴 아저씨, 1900년에 세워진 중국식 빌라 탄 텡 니아(Tan Teng Niah) 가옥까지. 눈 돌리는 곳마다 훌륭한 피사체들로 넘쳐난다. 그러니 메모리 카드는 넉넉히 비워 두고 갈 것. 바람 불고 흐린 날이면 오히려 좋다. 녹진한 색감이 더욱 잘 살아나기 때문.

글·사진 트래비(이성균 기자, 강화송 기자,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 싱가포르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