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펫 갤싱어 인텔 CEO가 6월 4일 대만에서 진행된 2024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준비해온 칩셋을 들어 올리는 모습

어제 AMD와 퀄컴이 선공을 날렸습니다. 이제 인텔이 응수할 차례죠. 인텔은 대만 현지 시각으로 6월 4일 오전 타이베이에서 진행한 2024 컴퓨텍스 인텔 기조연설에서 최신 고성능, 고효율의 루나레이크 모바일 프로세서를 공개했습니다. 

인텔의 반격을 지켜본 전세계 하드웨어 커뮤니티가 벌써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인텔 기조연설의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서 정리했습니다.

루나 레이크(Lunar Lake) : 인텔 코어 울트라 200 시리즈(예정)

내장그래픽 최대 50% 향상. 인텔 내장 노트북으로도 최신 게임 가능해지나?

E코어 성능 대폭 향상, 이전 세대 대비 최대 2배까지도 강력해졋다

퀄컴, AMD와 모바일 프로세서 패권 두고 전쟁 ON!

오늘 인텔 기조연설의 주제는 "온 세상에 인공지능을(Bringing AI Everywhere)' 이었습니다. 네, 인텔도 인공지능을 최고의 화두로 내세웠죠. 그리고 그 중심에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루나레이크가 있습니다.

루나레이크(인텔 코어 울트라 200 시리즈 예정)는 인텔 코어 울트라 100 시리즈(메테오레이크)의 후속작이자, 완전히 새로워진 차세대 프로세서입니다. 메테오레이크는 인텔 4 공정으로 제작했지만 루나레이크는 인텔 자체 생산시설이 아니라 TSMC의 N3B, N6 공정을 활용해 만들었다는 것도 특별한 점입니다.

루나레이크는 최신 인텔 라이언 코브(Lion Cove) 기반의 P코어와, 마찬가지로 최신 스카이몬트(Skymont) 기반의 E코어를 결합한 프로세서입니다. 각각의 코어는 인텔 포베로스 패키징 기술을 이용해 하나의 덩어리로 합쳤구요, 그것을 다시 하나의 넓은 다이 위에 올려서 LPDDR5X 메모리(RAM)와 묶었습니다. 

즉 인텔 루나레이크는 애플실리콘의 M1~M4 칩과 마찬가지로 CPU에 메모리가 통합됐다는 거죠.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물리적인 거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연산 효율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루머에 따르면 루나레이크에 탑재된 E코어(스카이몬트)가 과거의 e코어 대비 IPC가 두 자릿수 이상 개선됐다는 말도 있는데요. 완전히 새로워진 아키텍처, 그리고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공정으로 제작하는 것이므로 성능이 기존에 비해 많이 향상될 것을 기대해 봐도 되겠습니다. 참고로 해당 루머는 제가 이 기사들(기사1, 기사2)에서 다룬 적이 있구요.

실제로 인텔이 이번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루나레이크는 많은 부분에서 대폭 향상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내장 그래픽입니다. 

인텔은 메테오레이크(인텔 울트라 100 시리즈)에서 인텔 아크 알케미스트 Xe 아키텍처가 적용된 내장 그래픽을 사용해서 내장 그래픽 성능을 많이 끌어올린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알케미스트의 후속작인 배틀메이지 Xe2-LPG를 탑재. 최대 +50% 더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 이 이미지는 컴퓨텍스 인텔 기조연설이 아닌, 인텔 테크 투어 설명회 등에서 공개하여 국내외 매체에 게시된 자료입니다 

<출처 : 인텔>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자료는 아니지만, 인텔이 최근에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테크 투어 행사 등에서 공개했던 다른 자료를 살펴보면, 인텔의 발언에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 그래픽 연산 상황에서 알케미스트 대비 배틀메이지가 대폭 향상됐음을 어필하고 있죠. 

인텔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내장 그래픽 성능이 제법 향상되는 것은 확실할 겁니다. 머지않아 인텔 최신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경량 노트북으로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군요. 아주 기대되는 바입니다.

▲ 이 이미지는 컴퓨텍스 인텔 기조연설이 아닌, 인텔 테크 투어 설명회 등에서 공개하여 국내외 매체에 게시된 자료입니다 

<출처 : 인텔>

루나레이크는 전력 효율성도 크게 향상됩니다. 기존에 비해 최대 -40% 까지도 전력 절감이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는데요. 인텔 테크 투어 행사에서 보여준 자료들을 살펴 보면, 루나레이크의 전력 효율성이 40% 향상됐음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워크로드에서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P코어가 아니라 전력 효율성이 좋은 E코어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인텔에 따르면 (위 이미지 묶음 중에 두 번째 이미지)메테오레이크의 LP E코어와 비교할 경우 루나레이크의 스카이몬트 E코어는 모든 구간에서 전력 효율과 성능이 크게 앞서고, 같은 전력 소모량에서 최대 1.7배의 퍼포먼스 달성. 그리고 전력 소모량을 더 많이 가져갈 경우 메테오레이크 LP E코어보다 최대 2배에 달하는 성능까지도 달성한다고 합니다. 과거의 P코어에 준하는 성능을 가진 E코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AI도 빼놓을 수 없죠. 루나레이크는 메테오레이크보다 인공지능 연산 성능이 크게 향상됩니다. 최대 48 TOPS 성능의 NPU 4 엔진은 메테오레이크의 3배에 달합니다. NPU와 CPU, GPU를 모두합친 플랫폼 전체의 성능은 최대 120 TOPS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Copilot+(코파일럿 플러스) PC 기준을 만족하고 최신 윈도우 11에서 조만간 지원할 각종 AI 기능을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노트북들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전부 실물인데요. 인텔 루나레이크를 탑재한 주요 노트북 제조사의 시제품입니다. 인텔의 발표에 의하면 인텔 루나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차세대 AI 노트북들은 20개 이상의 제조사에서 80개가 넘는 디자인(플랫폼)으로 총 500종이 넘을 거라고 합니다. 노트북 제조사들이 루나레이크의 상품성이 좋다고 판단 했기 떄문에 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죠? 제품을 빨리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루나레이크 및 루나레이크를 탑재한 노트북은 올해 3분기부터 출시될 예정입니다.

한편, 인텔은 루나레이크 이후의 소비자용 프로세서 로드맵도 공개했는데요. 올해 중에 루나레이크뿐만 아니라 애로우레이크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아쉽게도 오늘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애로우레이크에 대한 디테일한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서버, 데이터센터도 이제 효율성의 시대

성능 강해지고 전력 효율도 챙긴 제온6-E코어 프로세서

최대 288 코어 제품까지 등장. 시장 점유율 사수 나선다

서버, 데이터센터 파트는 좀 간략하게 요약하겠습니다. 인텔은 이날 루나레이크 뿐만 아니라 서버, 데이터센터용 제온 차세대 제품도 공개했는데요. 그것이 바로 제온(Xeon) 6 프로세서입니다.

제온 6는 제온 6-E코어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P코어가 전혀 없고 오직 E코어만으로 만든 프로세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대폭 향상되어서 인텔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특정 워크로드(미디어 트랜스코딩)에서 이전 세대 제온 프로세서에 비해 성능이 최대 4.2배 향상됐다고 합니다.

당연히 전력 효율성도 개선됐습니다. 인텔 제온 6-E코어의 와트 당 성능은 2.6배 향상됐죠. 서버나 데이터센터는 무지막지한 전력 요금과 시스템의 발열 해소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데요. 전력 효율이 개선됐다는 것은 동일한 워크로드 상황에서 그만큼 더 적은 발열, 더 적은 전력 요금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 대목은 서버, 데이터센터 운영 주체들을 겨냥하는 것이겠지요. 충분히 솔깃할 만한 변화입니다.

인텔 제온 6-E코어를 두 개 붙이면? 최대 288코어의 괴물 같은 프로세서가 탄생합니다. 물론 이런 하이퍼 매시브 코어 프로세서는 가격이 어마어마합니다만, 이런 제품을 활용하면 기존 제품들에 비해 서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물리적인 면적과 비용, 데이터센터를 냉각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감소하게 됩니다. 당장 초기에는 도입 비용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더 큰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 펫 갤싱어 인텔 CEO가 6월 4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MSI 부스에서 AI 노트북들을 살펴보는 모습

노트북과 서버/데이터센터 시장을 다시 인텔 천하로

인텔 대반격의 신호탄 '루나레이크 & 제온 6'

최고의 가성비와 효율로 소비자들에게 인정 받기를

데스크톱 애로우레이크도 기대감 상승 중

▲갤싱어 형님, 루나레이크 그리고 애로우레이크 잘 부탁드립니다. 인텔 붐은 온다...

2024 컴퓨텍스 인텔 기조연설의 주요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위 내용들 외에도 AI 연산을 위한 전용 가속기 <인텔 가우디 3, Intel Gaudi 3 AI Accelerator>도 발표했지만 다나와를 찾으시는 일반 소비자분들에게는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이라 생략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디테일한 세부 벤치마크 점수나 수치 공개는 없었지만 루나레이크와 인텔 제온 6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은 확실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더 강력해진 E코어의 힘을 통해 병렬 연산에서 성능, 전력효율을 모두 극대화하는 것이 최근 인텔의 지향점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것은 특히 서버,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고객사들을 솔깃하게 만들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당장의 성능을 쥐어 짜내기보다는 다가올 AI 시대를 맞아 큰 도약을 준비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과거에서 얻은 교훈일 수도 있겠네요. 아무쪼록 인텔의 루나레이크가 우리에게 최고의 상품성과 가성비로 나와 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는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인 인텔 루나레이크 탑재 신제품들은 다나와에서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글 / 다나와 송기윤 iamsong@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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