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시리즈가 연일 일명 아재라 불리는 연배를 중심으로 이어져온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누적되었던지 '나이든 게 자랑이냐'라는 항의가 들어왔다. 항의를 무시하면 더 격노할 것만 같아 화답으로 요즘 시류의 중심인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라떼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실제 IT 흐름과 함께 살아온 MZ 세대를 섭외 하고 싶은 말 다 해보라고 했다. 단, 응하는 대신 '신분은 비공개' 조건을 요구했다."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왜 MZ세대가 하나로 묶이는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분명 다르다. 아날로그 세대를 살아온 밀레니얼 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로 자란 Z세대는 각기 다른 경험을 했다. 예를 들어, 밀레니얼 세대는 다이얼을 돌려 TV 채널을 바꾸고, 잘 안 나오면 TV를 톡톡 때려보기도 했다. 또 ‘무분별한 불법 비디오 시청이 비행 청소년을 만든다’는 경고성 광고도 익숙하다.
하지만 Z세대는 그런 광고를 본 적이 없다.
옛날 어린이들을 위협했던 호환, 마마, 전쟁 같은 무서운 재앙이 뭔지 알지 못한 채, 디지털 환경에서 비교적 건전하게(?) 성장했다. 그런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을 하나로 묶는 이유가 있다. 두 세대 모두 디지털 시대의 주역으로,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소비 패턴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MZ세대의 눈에 ASRock(이하 애즈락)은 어떻게 보일까?
1. MZ 세대가 제품을 평하는 방식
힙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현대적인 감각에서 유행에 앞서가고, 기존의 틀을 깨며,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보통 힙하다는 표현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과는 다른 신선하고 도전적인 시도를 하는 것, 그리고 그 시도가 대중에게 주목받을 만한 가치를 지닌 것을 칭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브랜드에 자주 적용된다.
MZ세대는 제품을 평가할 때 단순히 가성비만을 따지지 않고, 이런 힙한 요소가 있는지도 따져본다. 이들은 경험과 감성, 그리고 브랜드가 지닌 스토리를 중시한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MZ 세대에게 애즈락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왜? 애즈락은 근본부터가 힙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2. MZ 세대에게도 애즈락은 여전히 연구소
애즈락은 2002년 ASUS(에이수스)에서 분리되어 독립 브랜드로 출발했다. 초기부터 고급형 메인보드보다는 중저가형 시장을 타깃으로 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전략을 펼쳤다. 뭐 그저 그런 엔트리 메인보드나 열심히 찍어냈겠군. 그렇게 생각한다면 틀렸다. 애즈락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었다.
당시 애즈락은… 좋은 말로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도전정신을 갖췄고, 다른 말로는 기행을 펼쳤다. 기존의 메인보드에서 상식을 벗어난 다양한 실험을 기반으로 아주 독특한 제품들을 선보였던 것이다. 메인보드 시장에서 주류가 아니었기에 어쩌면 이런 기행과 도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기존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 했다는 점.
MZ 세대와 겹치지 않는가? 애즈락은 근본부터가 힙한 회사였던 것이다.
그런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던 애즈락은 현 시점에서는 아주아주 뛰어난 메인보드 제조사다.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능과 기능을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치는 헛된 게 아니었다. MZ세대는 가성비, 가심비를 둘 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애즈락의 전략, 철학은 이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MZ세대는 제품이 주는 경험적 만족감도 중시한다. 애즈락은 그런 점에서도 꾸준히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미니 PC인 데스크미니 시리즈가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인보드도 세가에 라이선스를 받아 소닉 더 헤지혹이 그려진 디자인의 메인보드도 선보였다.
3. 메인스트림을 넘어, 개성 표현과 자율성 강조
애즈락은 현 시점에서도 가성비 좋은 제품을 주력으로 선보이는 건 맞다. 하지만 절대로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가성비 좋은 제품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이엔드 라인업은 제대로 고성능으로 만들어낸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놀랍게도 감성적이기도 하다.
▲ X870E 칩셋을 사용한 애즈락 타이치. 갈수록 타이치는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타이치 시리즈가 있다. 플래그십 브랜드인데, 톱니바퀴 패턴이 들어갔다. 이 톱니바퀴는 멋있지만 멈춰 있었다. 그런데 Z590, Z690에 와서는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굉장히 감성적이다. 방열판 온도라는 문제가 생겨 톱니바퀴가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시도 자체는 굉장히 힙했다.
한정판도 선보인다. 최상위 제품군인 아쿠아 시리즈. 커스텀 수랭 전용 브랜드로 전세계 1,000대 한정으로 출시된다. 성능만큼은 대단히 뛰어나다.
애즈락의 이런 하이엔드 제품들은 단순히 성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성과 감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취향에도 맞춰져 있다. 메인보드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시도하면서, 애즈락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을 넘어, 자신의 PC를 하나의 표현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커스터마이징을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애즈락은 자율성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아쿠아 시리즈처럼 커스텀 수랭에 최적화된 제품은 단순히 성능을 넘어 개인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유저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성능과 개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기성 제품과는 다른 나만의 PC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애즈락은 단순한 가성비 브랜드에서 벗어나, 고성능과 독창성을 겸비한 브랜드로 진화했다. 이를 통해 MZ세대의 눈에도 혁신적이고 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다.
4.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MZ의 가치
애즈락은 단순히 성능과 가격을 넘어서,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브랜드다. 이 점에서 MZ세대도 제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가 환경과 인권을 어떻게 고려하는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애즈락은 이러한 점을 반영해 친환경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분쟁 광물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며, 윤리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인권을 착취하지 않는 생산 과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애즈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철학은,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신뢰 받는 브랜드로 나아가는 중이다.
윤리적인 소비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MZ세대에 대해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내세우는 스토리와 그 안에 담긴 사회적 책임을 함께 소비한다고 평한다. 진짜 그런가? 모르겠다. 여하튼 애즈락의 친환경적 접근은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잘 맞아떨어지며,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5. 애즈락의 미래와 MZ세대가 바라는 니즈
애즈락은 게이밍 제품군부터 시작해 미니 PC, 서버, 산업용 장비 등 여러 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을 갖췄다. 또한, 다양한 플랫폼과 사용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이 넓은 소비자층에 MZ세대가 포함된다. 게다가 일정 부분 주도 세대이기도 하다.
MZ세대는 빠른 기술 발전과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다. 애즈락은 이런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 도입을 통해 MZ세대가 필요로 하는 가성비와 기술적 만족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할 때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타이치나 아쿠아처럼 초고성능 제품군에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더 많은 DIY PC 유저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을 때 환호할 수 있는 세대라는 점도 일정부분 맞다.
** 편집자 주
가성비와 혁신을 중시하는 점에서 MZ세대와 애즈락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애즈락은 MZ 세대와 함께 성장 중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 점에서 애즈락이 추후에도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반영한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아니.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들의 근본은 연구소였던, 재미있는 것에는 둘째 가라면 서러웠던 애즈락이니까.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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