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가 인기다. 여행으로는 물론 골프투어로도! 다카마츠에서 일본 소도시 골프투어를 제대로 누렸다.
우동만큼 맛있고 다채롭다
다카마츠는 일본 카가와현을 대표하는 도시다. ‘우동현’으로 불릴 정도로 우동이 많고 또 맛있는 카가와현은 일본 남부 시코쿠 섬에 자리한 덕분에 연중 기온차가 적고 온화한 편이다. 겨울에도 덜 추워 겨울골프투어 목적지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하늘길도 넓어졌으니 금상첨화다. 에어서울과 진에어가 매일 인천-다카마츠 노선을 연결하고 있으며, 인근의 소도시 도쿠시마로 향하는 하늘길도 새롭게 열린다. 이스타항공이 12월26일부터 인천-도쿠시마 노선을 주3회 운항하기 시작한다. 항공좌석 걱정할 일은 없어진 셈인데, 소도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덕분이다.
소도시라고 해서 매력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명소,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사고 싶은 쇼핑거리가 우동가게 만큼 많고 다채롭다. 시코쿠 섬 최초의 골프장 다카마츠CC를 비롯해 저마다의 개성과 콘셉트를 갖춘 수많은 골프장이 골퍼를 유혹한다.
현대식 호텔부터 천연온천이 딸린 전통호텔까지, 가성비 숙소부터 럭셔리 리조트까지 다양한 숙소가 포진해 있다. 시내호텔에서 숙박하면서 라운드 뒤 소도시의 밤거리 탐험에 나서든, 라운드 후 묵직해진 몸을 천연온천에서 말끔히 풀어내고 가이세키 요리(일본식 코스 요리)로 저녁 만찬을 즐기든 선택하면 그만이다.
‘우동 순례’로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을 맛보다가 이온몰·돈키호테 같은 곳에 들러 쇼핑재미에 빠져도 좋겠다. 퍼즐 맞추든 내가 원하는 골프장과 그에 어울리는 호텔을 조합하고, 시내관광이든 온천욕이든, 쇼핑이든 식도락이든 마저 채우면 나만의 다카마츠 소도시 골프투어가 완성된다.
다카마츠 골프투어의 완성
다카마츠 소도시 골프투어를 완성하는 골프장과 호텔은 다채롭다. 그 중 다카마츠CC, 다카가와 신고토나미GC, 다카마츠 그랜드CC에서 직접 라운드해 보니 각자의 개성도 뚜렷하고 골프장 관리나 운영 면에서도 정갈함이 가득했다. 이밖에도 썬라이즈CC, 다카마츠 골드CC, 다카마츠 로얄CC 등 다카마츠 골프를 대표하는 골프장들이 많다.
주요 호텔에도 직접 투숙했다. 가성비 숙소인 하이퍼 인 에키마에(Hyper Inn Ekimae)는 다카마츠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주요 스폿까지의 접근성이 좋았다. 온천호텔도 빼놓을 수 없겠다. 시오노에 온천마을에 있는 하이퍼 리조트 빌라 시오노에(Hyper Resort Villa Sionoe)는 아늑한 주변 풍경과 천연 온천이 매력적이었으며, 신카바카와 관광호텔(Shin Kabakawa Kanko Hotel)에서는 일본 전통 온천 료칸의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 직접 투숙하지는 못했지만 오쿠라호텔(Okura Hotel Marugame)은 객실 창문이 하나의 화폭으로 느껴질 정도로 세토 내해를 바라보는 조망감이 뛰어났다.
●나를 유혹한 다카마츠 골프장 3
1. 세토내해를 향해 호쾌하게
다카마츠CC(Takamatsu Country Club)
다카마츠CC는 18홀 파72 규모의 산악형 골프장으로 조망감이 뛰어나다. 코스 곳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호쾌한 샷을 날릴 수도 있다. 1954년 9월 카가와현이 속한 시코쿠 섬 최초의 골프장으로 개장했다. 세토내해국립공원 내에 있어 세토대교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IN코스는 세토내해와 면해 있어 여러 홀에서 바다와 섬과 산이 어우러진 경치와 함께 라운드를 할 수 있다. 아웃코스는 1번 파3홀부터 아름다운 경치 속 도전욕구를 자극하고, 세토내해와 페어웨이, 그린이 조화를 이룬 8번 홀의 경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기복이 심하고 시야가 제한되는 블라인드 홀 등이 난이도를 높이지만,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 상태가 좋고 적당한 기복과 흥미로운 레이아웃으로 라운드의 즐거움을 더한다.
2. 광활함 속 세심함도 물씬
다카마츠 그랜드CC(Takamatsu Grand Country Club)
다카마츠 그랜드CC는 광활함 속 섬세함이 물씬하다. 18홀 코스 두 개(히카미(Hikami)·카니와(Kaniwa)를 거느린 36홀 파144 규모에서 비롯되는 웅대함이 인상적이다. 사누키 평야에 자리 잡고 있어 페어웨이가 비교적 넓고 구릉과 산의 기복이 완만하고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선사한다.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방심한 틈을 타고 페어웨이 폭이 갑자기 좁아지거나 긴요한 길목 마다 워터해저드나 벙커가 입을 벌려 위협한다. 홀별로 각자의 실력에 맞는 다채로운 전략과 공략법이 필요하다. 조경과 레이아웃에서는 섬세함을 읽을 수 있다. 소나무와 삼나무 숲은 정교하게 가꿔져 있고, 페어웨이와 그린도 세심한 관리를 받는다. 숲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크다. 클럽하우스 시설과 음식도 깔끔하고 정갈하다.
3. 누구랄 것 없이 빠져드는
다카가와 신고토나미GC(Takagawa Shinkotomami Golf Club)
다카가와 신고토나미GC는 누구랄 것 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포용력 좋은 골프장이다. 18홀 72파 6,694야드 규모다. 완만한 구릉지에 전반적으로 넓고 평탄한 느낌이지만 정확성도 유지해야 하는 매력을 지녔다. 산과 연못이 호응하고 페어웨이와 구릉이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어떤 홀에서는 사계절 푸른 대나무 숲이 티 그라운드를 감싸고, 또 어떤 홀은 커다란 담요를 덮은 듯 페어웨이가 햇빛을 튕겨내며 반짝인다. 오르락내리락 완만하게 물결치는 구릉 위로 페어웨이가 펼쳐지고 그 끝자락 그린은 오밀조밀 미끄러진다. 연못과 삼나무, 소나무가 병풍처럼 각 홀을 감싸 독립성을 주는 동시에 시야가 넓고 멀게 이어져 긴장을 풀어준다. 상급자든 초급자든, 남자든 여자든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일본 다카마츠 글·사진=김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