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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향기

    달갑지 않은 손님 백일해… 최근 유행 이유는?

    2024.12.11. 14:07:13
    읽음850 댓글2
    최근 ‘레트로’라는 명칭으로 복고가 유행하고 있다. 약과와 양갱, 청청패션과 나팔바지, 5~60년 전 발음과 폰트를 전면에 내세운 인테리어와 포장지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떠나간 유행이 새롭게 재해석되며 ‘뉴트로’로서 자리 잡았다. 복고는 신세대에겐 새로움을, 기성세대에겐 향수를 전해주고 있다.
    그런데 달갑지 않은 레트로 유행도 있다. 홍역과 같은 지나간 감염병의 재유행이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 국가 인증을 받은 우리나라에선 올해에만 홍역 환자 47명이 발생했다. 다시금 부활한 홍역으로 인해, 말 그대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엔 백일해 역시 창궐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2024년 11월 2일 기준 국내 백일해 환자는 무려 30,332명에 달했다. 특히 11월 4일엔 사망자가 발생하며 큰 파장을 불러왔다. 현재도 백일해 유행은 소아·청소년 연령대를 중심으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진 1. 최근 백일해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되고 있다.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기침에서 ‘흡(whoop)’ 소리가 난다면 백일해를 의심해볼 수 있다. ⓒshutterstock
    6개월 미만 영아에게 더욱 위험… 합병증 주의해야
    인간에게만 발현되는 백일해는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감염에 의해 생기는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기침이 주된 증상이며 호흡기 분비물, 비말을 통해 감염된다. 다만 ‘백 일 동안 지속되는 기침(百日咳)’이란 명칭과는 달리, 실제 증상은 6~8주가량 지속된다. 백일해에 걸리면 기침 이외에도 콧물, 눈물, 미열,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중이염․폐렴․흉강압․청색증․결막하 출혈․하안검 부종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백일해에 걸리는 인원은 주로 7~19세 소아‧청소년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환자 30,332명 중 13~19세가 45.7%(13,866명), 7~12세가 42.0%(12,725명)로 전체의 87.7%를 차지한다. 문제는 나이가 어릴수록 백일해가 치명적이라는 점. 이는 합병증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인데, 특히 6개월 미만 영아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여타 합병증은 물론, 이미 있었던 결핵이 악화되거나 폐에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는 무기폐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실제 국내 첫 사망자 역시 생후 2개월 미만 영아였다.
    백신 접종에도 유행하는 백일해… 원인은?
    백일해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홍역과 함께 흔히 걸리는 질환으로 여겨졌다. 이를 해결한 것이 디프테리아(Diphtheria), 백일해(Pertussis), 파상풍(Tetanus)을 한 번에 예방하는 일명 DPT 백신이다. 국내에선 1958년 처음 도입된 이후 백신 접종이 확산되면서 백일해 발병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는 이를 개량한 DTaP가 주로 쓰이고 있다. 
    사진 2. 한때 백일해는 쉽게 걸릴 수 있는 질병으로 여겨졌지만,  꾸준한 백신 접종과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환으로 변했다. ⓒshutterstock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백일해 발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백신 접종률이 80%가 넘는 의료 선진국서도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 WHO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04․2005년 각각 백일해 환자가 25,000건 이상 보고된 바 있다. 일본도 1999~2000년, 2004년, 2007~2008년 등 3~5년 주기 백일해 유행이 이어져 보건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백일해 유행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원인은 면역력 약화다. 항원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백신 방어면역의 감소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어릴 적 백신을 맞아 획득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는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렇게 약한 면역력을 지닌 청소년․성인이 감염원이 돼 백신 접종에 취약한 영유아에게 백일해를 옮긴다는 것. 특히 건강한 성인의 경우, 별다른 증상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감염원이 되기 십상이다.
    자연 감염 기회 감소를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몇 년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백일해균 접촉이 줄어들면서, 자연면역을 획득할 기회도 같이 감소했다는 것. 그런 와중, 팬데믹이 끝나고 대면 접촉이 급격히 늘어나며 재유행의 도화선을 당겼다고 분석한다. 실제 미국의 경우 올해에만 2만 2,273명 환자가 보고됐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4,840명)에 비해 4.6배로 증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30,332명 역시 직전 유행 시기인 2018년(980명)의 30배가 넘는 수치다. 영국, 중국 등 다른 나라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난 백일해 유행에 시름을 겪고 있다.
    꾸준한 백신 접종과 위생 관리가 중요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백일해 유행에 대해 영유아 보호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특히 생후 2개월 미만 영아의 면역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신 3기(27~36주) 임신부의 예방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에 대해서는 2·4·6개월 이뤄지는 기초 예방접종을 적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질병관리청은 이에 더해 15~18개월, 4~6세, 11~12세 추가접종 3회를 포함한 총 6차 접종을 적극 독려 중이다.
    성인 역시 추가 접종 대상이며, 10년마다 추가 접종할 것이 권고된다. 특히 영유아 돌봄 중인 부모, 산후조리원․의료시설 종사자 등은 고위험군과 접촉 최소 2주 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사진 3.  질병관리청 역시 백일해를 예방하려면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한편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기침에서 ‘흡(whoop)’ 소리가 난다면 백일해를 의심해 볼 수 있다(백일해의 영문 명칭은 ‘whooping cough’다). 비록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새 감염원이 될 수 있으니, 병원을 찾아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호흡기 질환 대비 기본 위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모두 지난 몇 년 간의 경험으로 뼈아프게 체득한 것들이다. 귀가 후 손 씻기, 기침할 때 가리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으로 돌아가 전염병 대응에 나설 때 백일해 유행도 사그라들 전망이다.

    글 : 김청한 과학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 이명헌 작가




    <저작권자 ⓒ 과학향기(http://scent.ndsl.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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