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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M-SG] 우리가 '파리'에서 사랑한 것들

    2024.12.30. 10:09:03
    읽음723 댓글3

    파리의 가을, 에펠탑, 공원, 옥탑방, 미술관, 그리고 바게트와 크루아상, 양파 수프, 플랑. 우리가 사랑하는 파리의 모든 것.

    강렬한 첫사랑

    첫 해외여행은 프랑스 파리였다. 20대라면 으레 한 번쯤 도전해야 할 것 같은 3~4주간의 배낭여행으로 발을 들였다. 프랑스(파리·스트라스부르)-스위스(베른·루체른)-베네룩스로 구성된 여정에서 수많은 여행지와 동네를 다녔고, 빠짐없이 머릿속에 새겼다. 그런데도 마음을 가장 세게 휘어잡은 건 파리였다. 사실 왜 그렇게 됐는진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두 번의 만남을 더 가졌는지도 모른다. 볼 때마다 이 도시에 대한 짝사랑은 종잡을 수 없이 커졌고 파리에 대한 조건 없는 지지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게 됐다.

    처음에는 마냥 건축물과 풍경만 봐도 만족스러웠고, 두 번째는 그들의 미식과 예술 문화를 동경하게 됐다. 2024년의 여행에서는 그동안 인상적이었던 요소들을 반쪽과 나누는 것에 집중하고, 사진으로 남기는 데 열을 올렸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또 가고 싶은 마음에 열병을 앓았다. 어째서 파리는 이토록 사랑스러울까.

    비르아켐 다리에서 본 에펠탑
    비르아켐 다리에서 본 에펠탑

    익숙한 듯 낯선 시간들

    요번 여행의 일정은 대부분 발도장을 찍었던 곳들로 채워졌다. 그런데도 낯설게 느껴졌던 건, 사소한 것조차 나눌 수 있는 짝꿍의 존재 때문이었다. 어디를 가든 혼자가 아니라 무엇을 하든 좀 더 풍성한 이미지로 남았다. 또 타인의 힘을 빌려 사진도 잔뜩 남겼다.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을 정도로 뜻깊은 시간이었다. 디데이가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단짝의 기대감과 달리 압박감이 심해졌던 건 비밀이다. 인물이든, 사물이든, 경치든 찍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지 찍히는 건 영 자신이 없어서다.

    에펠탑의 아침
    에펠탑의 아침

    촬영 당일. 새벽 5시부터 분주하게 준비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화장도 했다. 얼마나 낯선지 연신 헛웃음이 나왔다. 정신을 붙잡고 해가 떠오르는 샤요궁과 에펠탑, 튈르리 정원 순으로 오전 촬영을 진행했고, 해질녘과 저녁에는 에펠탑 야경과 주변 스폿들(센강·카모엔스 거리 등)에서 파리의 가을을 기록했다.

    프티 팔레
    프티 팔레

    한껏 분장한 게 아까워 오후에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이럴 때 파리의 진가가 드러난다. 어딜 걸어도, 어딜 들어가도 셔터만 누르면 되니 말이다. 별다른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은 셈이다. 심지어 무료입장이 가능한 미술관의 수준도 놀라웠다. 프티 팔레(Petit Palais)에서 현대적인 컬렉션을 감상하고, 정원에 딸린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도 했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 진한 버터 향으로 무장한 푀이유테, 따뜻한 커피까지 부족한 게 하나도 없다.

    스냅 촬영 중 신기한 순간도 있었다. 우리는 이미 생애 1/3을 같이 보냈고, 성인으로 지낸 시간 대부분을 서로에게 내줬다. 자연스레 20대의 불꽃보다는 당연, 익숙, 편안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이가 됐다. 그런데 미처 자각하지 못한 애틋함을 발견했다. 깊은 내면에서 불쑥 올라오는 걸 느꼈달까. 긴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그 감정을 곱씹어 봤다. 무엇일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나이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한 번은 파리를 여행하고, 특별한 하루를 기록하고 싶다는 잠재의식의 발현이다.

    쏘 공원에 있는 앙증맞은 성
    쏘 공원에 있는 앙증맞은 성

    또 다른 날은 파리 밖으로 나갔다. ‘쏘 공원(Parc de Sceaux)’ 딱 한 곳만을 위해서다. 교외라고 말하지만, 레알(Les Halles)에서 RER B를 타고 20분이면 도착해 부담이 덜하다. 쏘의 첫인상은 한적하고, 여유롭고, 쾌적한 느낌이다. 우아한 단독 주택이 많은데, 집과 집 사이의 거리감도 적정하다. 최단거리를 포기하고, 동네 산책을 충분히 즐겼다.

    그렇게 15분을 더 걸었을까. 조금씩 쏘 성(Château de Sceaux)의 윤곽이 보인다. 공원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다. 멀쑥한 나무, 앙증맞은 크기의 성(현재 박물관으로 운영), 대운하와 연못 등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행자처럼 보이는 이는 거의 없고, 편안함 옷차림의 현지인들이 느긋하게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그들 눈에는 꽃다발을 들고 있는 이방인이 꽤 신기했던 것 같다. ‘어디서 왔냐’, ‘사진 찍어 줄까?’, ‘사진 찍으려면 여기(Arboretum de la Vallée-aux-Loups)가 좋다’ 등 여러 대화를 주제로 짧은 담소를 나눴다.

    베르사유 대운하
    베르사유 대운하

    그들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프랑스인들의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지금껏 봐 온 파리지앵은 시크하고, 당당한 멋이 있고, 남프랑스에서 만난 이들은 쾌활하고, 호탕했다. 다들 잘 웃지만, 이번에 마주한 눈빛은 전혀 다른 성격이라 여전히 눈에 선하다. 랜드마크와 걸작, 미쉐린 스타 같은 화려한 것들만큼 현지인과의 소소한 상호작용이 여행의 묘미임을 다시금 느낀 하루였다.


    Editor’s Pick

    파리 메리어트 오페라 앰배서더 호텔
    Paris Marriott Opera Ambassador Hotel

    위치, 객실, F&B 등 두루두루 만족스러운 숙소다. 지하철 7, 9호선 쇼세당탱(Chaussée d'Antin-La Fayette)역, 8, 9호선 리슐리외(Richelieu-Drouot)역 사이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갤러리 라파예트와 오페라 가르니에 등도 코앞이다. 루브르 박물관, 오랑주리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센강 등도 도보로 15~20분이면 충분하다.

    호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의 창밖 풍경
    호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의 창밖 풍경
    호텔 로비 라운지

    하늘색으로 포인트를 준 객실은 비슷한 급의 다른 호텔보다 공간이 넓어 쾌적하다. 또 로비와 계단 등은 1920년대 지어진 건물답게 고풍스러운 멋이 있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의 감성도 흡족하다. 규모는 다르지만, 파리의 옥탑방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다. 천장이 낮고, 창문을 통해 파리 도심을 감상할 수 있다. 어슴푸레한 새벽과 해 지는 시간에 창밖으로 본 파리는 잊히지 않는다. 호텔 내 브라세리(Brasserie Sixtine)도 활용도가 높다. 관광지 근처 브라세리나 카페와 비교해도 가격대가 합리적이고, 맛은 더 준수하다. 특히, 양파 수프와 푸아그라, 송아지 커틀릿, 송어 스테이크 등은 레스토랑 부럽지 않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파리의 양파 수프
    겨울이면 생각나는 파리의 양파 수프

    랑브루아지 L’Ambroisie
    여행 적금을 드는 이유고, 그만한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이다. 랑브루아지는 오트 퀴진(Haute Cuisine)의 정점으로, 파리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10곳 중 유일하게 클래식 퀴진으로 분류된 곳이다. 코스 메뉴는 없고 단품(A La Carte)만 준비돼 있는데, 음식 하나하나가 시그니처다. 계절별로 곁들이는 재료나 소스만 조금씩 달라질 뿐 메뉴판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전통을 고수하는 느낌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고풍스러운 랑브루아지
    고풍스러운 랑브루아지
    랑브루아지의 초콜릿 타르트
    랑브루아지의 초콜릿 타르트

    그중에서도 커리 소스를 곁들인 랑구스틴, 로브스터 프리카세, 캐비어와 농어 등을 추천한다. 모던 퀴진의 아기자기함과는 확실히 다르다. 모양새는 웅장하고, 맛은 직관적이다. 특히, 프렌치 요리의 바탕이 되는 소스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식사의 마지막은 구름처럼 푹신한 초콜릿 타르트가 좋겠다.


    블랑제리 유토피 Boulangerie Utopie
    파리의 아침은 언제나 기대된다. 잠들기 전부터 내일 맛볼 바게트를 상상하기 때문이다. 어떤 가게에 가서 바게트를 살지, 구매한 빵은 어디서 먹을지 생각하는 재미다. 구글 지도에서 리뷰를 토대로 발굴하기도 하고, 일 드 프랑스(Île-de-France) 지역에서 열리는 바게트 대회(Le meilleur Baguette d'Île-de-France, 크루아상·플랑 등도 있음)를 참고하기도 한다.

     블랑제리 유토피의 아침
    블랑제리 유토피의 아침

    블랑제리 유토피는 후자다. 2024년 바게트로 파리를 정복했다. 파리에서 맞이한 첫 번째 새벽에 바로 향했다. 작은 가게에는 바게트와 크루아상 등 빵의 향기로 가득하다. 2유로도 채 되지 않는 바게트는 여러모로 감동이다. 크게 손으로 찢으면 콰삭 콰삭 소리가 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씹으면 씹을수록 탄수화물의 단맛과 빵의 고소함이 가득 올라온다. 프랑스에 왔으니 보르디에, 에쉬레 등 한국에서 만나지 못하거나 비싼 버터를 듬뿍 바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밀레앙 Mille & Un
    한국인이 운영하는 파리의 블랑제리. 밀레앙의 빵과 디저트는 눈을 동그랗게 만든다. 그만큼 먹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경력도 화려하다. 블랑제리 유토피가 바게트 1위라면, 밀레앙은 2023년 플랑 1위, 2024년 크루아상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양한 빵이 진열장을 채우고 있는데, 가장 먼저 골라야 하는 건 역시 플랑(Flan)이다. 프랑스에서 국민간식으로 통하는 플랑은 풍부한 바닐라 향, 적당한 당도, 바삭한 페이스트리가 매력적인 디저트다.

     밀레앙의 플랑
    밀레앙의 플랑

    어디에나 있는 디저트라지만, 밀레앙의 것은 다르다. 커스터드 푸딩은 부들부들한 식감, 달콤함, 향 삼박자를 고루 갖췄고, 바삭한 크러스트는 진한 버터 풍미를 선사한다. 식감의 대비, 들숨으로 느끼는 선명한 향으로 포크를 멈출 수가 없다. 새콤한 맛이 있는 에스프레소로 입가심하면서 동시에 두 번째 플랑을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이성균 기자의 M-SG
    당신의 여행에 감칠맛을 더해 줄 MSG 제작소. 관광지, 호텔, F&B 공간, 액티비티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탐합니다. 여기에 M(밀레니얼)세대, 뱀띠 기자의 취향 한 스푼 더할게요.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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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프랑스 해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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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탭 26.06.04.
      읽음 102 공감 1
    • FLOATRON F1 총출동! darkFlash가 그리는 PC의 미래[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4.
      읽음 476 공감 12 댓글 10
    • "40년 동안 지켜온 원칙은 성능과 품질입니다" Antec의 새로운 도약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4.
      읽음 513 공감 13 댓글 11
    • "높은 클럭만 강조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성능·안정성·디자인으로 승부하는 클레브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4.
      읽음 474 공감 14 댓글 11
    • PCCOOLER, 차세대 쿨링 총출동! 커브드 수랭부터 2500W 파워까지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4.
      읽음 602 공감 15 댓글 14
    • HYTE가 제시한 '라이프스타일 감성 PC'의 미래[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4.
      읽음 537 공감 20 댓글 18
    • ZADAK·NOX·PANTHER 앞세운 어페이서(Apacer), 게이밍 메모리 라인업 강화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3.
      읽음 401 공감 19 댓글 19
    • 핵심은 메모리와 SSD, 패트리어트 AI 시대의 인프라를 완성하다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3.
      읽음 548 공감 17 댓글 22
    • 케이스 명가를 넘어선 리안리, 차세대 하드웨어 비전 공개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3.
      읽음 568 공감 27 댓글 22
    • 케이스는 이제 바람을 '설계'한다... HAVN 집중 탐구[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3.
      읽음 236 공감 18 댓글 21
    • 잘만, 쿨링을 넘어 PC 빌딩의 전부를 품다!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3.
      읽음 969 공감 25 댓글 23
    • 메인보드 회사 맞아? 모니터, 파워, AI 서버까지 품은 ASRock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3.
      읽음 733 공감 30 댓글 30
    • 40년의 장인정신과 차세대 AI를 함께 담은 MSI 노트북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3.
      읽음 698 공감 30 댓글 28
    • ADATA가 제시한 AI 시대의 메모리 청사진[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2.
      읽음 835 공감 28 댓글 31
    • 창립 40주년 맞은 MSI 컴포넌트, 커브드 쿨러부터 한정판 메인보드까지 총출동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2.
      읽음 481 공감 28 댓글 33
    • 전기자전거 "발만 까딱까딱" 페달 밟는 척 '불법' 법원 판단은?

      오토헤럴드 26.06.02.
      읽음 115 공감 11 댓글 1
    • DEEPCOOL, 차세대 쿨링 솔루션 총출동…커브드 AMOLED AIO부터 3200W 파워까지 [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2.
      읽음 966 공감 37 댓글 36
    • AI 시대 정조준한 마이크로닉스, WIZMAX로 출동 완료![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2.
      읽음 679 공감 32 댓글 37
    • [김훈기 칼럼] '모델 Y가 바꾼 韓 시장' 수입차 10대 중 3대가 테슬라

      오토헤럴드 26.06.02.
      읽음 93 공감 7
    • 르망 서킷 달리는 한글 '마그마' 제네시스, 하이퍼카 리버리 공개

      오토헤럴드 26.06.02.
      읽음 102 공감 9 댓글 1
    • [EV 트렌드] '소프트웨어 중심 EV' 현대차, 차세대 SDV 테스트 돌입

      오토헤럴드 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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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어온 20년보다 값진 걸어가야 할 20년, ROG 미디어 데이 현장[컴퓨텍스 2026]

      다나와 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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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커 7X 가격 유출과 같은 특종을 모른척하는 이유는? 중국 전기차 정보가 절대 소비자를 위한 정보가 아닌 이유

      오토기어 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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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중구의 고소한 유혹 '돈가스 로드'

      트래비 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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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숙소 원픽 '대구 메리어트 호텔'

      트래비 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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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자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퇴근 안하고 올려보는 오늘도 '댓글로 F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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