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헤르에서 카사블랑카까지는 테제베(TGV) 고속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2017년 첫 운행을 시작한 날렵한 2층 열차는 350km를 2시간 만에 주파했다.

모로코의 자부심
하산 2세 모스크
멀리서 봐도 그 자체로 웅장하다. 1992년에 세워진 하산 2세 모스크는 아프리카에서 2번째, 세계 14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내부에 2만5,000명, 외부 광장에서 8만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을 정도다. 미나렛의 높이만도 210m나 돼서 도심의 어느 곳에서든 쉽게 발견하고 찾아갈 수 있다. 약속의 장소로 자주 이용된단다.

하산 2세 모스크는 대서양과 맞닿아 있다. 해안의 암석 지대에 플랫폼을 만들고 그 위에 사원을 올려 건축했기 때문에 파도가 높은 날, 멀리서 보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 예배당은 내부로 들어서야만 그 크기를 실감할 수 있다. 길이 200m에 너비는 100m. 400m 육상트랙을 고스란히 옮겨 놔도 될 정도다. 높이도 40m나 된다. 1만명의 장인이 7년에 걸쳐 이뤄낸 건축물인 데다 국민의 헌금으로 이뤄 낸 결과물이다. 그래서 카사블랑카 시민은 물론 모로코인들의 각별한 애정을 받는 모스크다.

카사블랑카를 떠나며
카사블랑카의 ‘엘 핸크 등대(El Hank Lighthouse)’가 있는 파라다이스 해변은 도시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장소다, 대서양의 거친 파도가 만들어 낸 해안절벽은 익스트림한 뷰를 품고 있었다. 등대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알 앤크 전망대(Observation Deck Al Âank)’다. 하산 2세 모스크를 완전하게 조망할 수 있는 스폿으로, 아침이면 물 위의 모스크와 일출 숏을 담기 위해 많은 사진가가 찾아온단다.


카사블랑카 도심의 모하메드 5세 광장(Place Mohammed V)은 온통 비둘기 세상이다. 그 수는 주변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많았다. 이토록 겁 없는 모로코 비둘기들은 도통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녀석들은 너무도 영리해서 먹이를 주는 사람까지 구별해 내는 듯했다. 분수대와 광장 바닥에 진을 치다가 익숙한 얼굴이 찾아오면 수십 마리가 떼로 몰려들었다. 비둘기가 앗아간 마지막 시간이었지만, 이것까지 여행인가 싶었다.

글·사진 김민수 에디터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