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PC는 점점 느려지는 걸까?
처음 PC를 맞출 때는 만족스러웠다. 스타필드도 잘 돌아갔고, 배틀그라운드도 끊김 없이 쾌적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니 이상하게 프레임이 불안정해진다. 같은 옵션인데도 초당 프레임(FPS)이 요동치고, 예전에는 없던 딜레이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많은 사용자가 이럴 때 "혹시 내 PC가 고장 난 걸까?"라며 불안해한다.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게임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그래픽 엔진은 최신 하드웨어에 맞춰 최적화되며, 요구 사양은 점점 높아진다. 최신 드라이버와 패치를 적용해도 어느 순간부터는 하드웨어의 한계가 찾아온다.
특히 최신 게임은 단순히 더 좋은 그래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AI 기반 최적화, 레이 트레이싱, 프레임 생성 기술 등 복잡한 연산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하드웨어는 충분한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하면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한다. 단순한 해상도 문제를 넘어, CPU와 GPU 간의 협업이 얼마나 원활한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PC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무작정 최신 CPU와 GPU를 구매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게임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다.
1. 게임은 CPU와 GPU 사용 비율이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픽카드만 바꾸면 해결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게임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 같은 e스포츠 게임은 CPU 의존도가 높다.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므로, CPU의 연산 속도와 캐시 메모리가 프레임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스타필드, 사이버펑크 2077 같은 오픈월드 AAA 게임들은 GPU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텍스처 품질과 그래픽 효과가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 요소를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단순히 최신 제품을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로 즐기는 게임이 CPU 중심인지, GPU 중심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CPU와 GPU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병목 현상이 발생해, 아무리 좋은 부품을 써도 기대했던 성능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최근 게임들은 단순한 CPU 혹은 GPU 성능뿐만 아니라 멀티코어 활용도, AI 보조 기능, GPU 가속 방식까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DLSS나 FSR 같은 기술은 GPU 성능을 극대화하는 반면, AI 기반 프레임 생성 기술은 CPU와 GPU가 동시에 최적화되어야 최대 성능을 발휘한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CPU만 빠르거나 GPU만 고사양이면 충분하지 않고, 각 게임에 맞는 균형 잡힌 조합이 필수적이다.
2. CPU는 X3D로 진화했다
AMD의 라이젠 X3D 시리즈는 게임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3D V-Cache 기술을 적용한 CPU다. 일반적인 CPU는 클럭 속도를 높이거나 코어 수를 늘려 성능을 개선하지만, X3D 모델은 캐시 메모리 용량을 크게 늘려 게임에서 보다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한다.
▲ 3월 11일 밤에 공개된 라이젠9 9950X3D 시피유. ( 리뷰 : http://www.week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8169 )
일반적인 CPU는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 과정에서 병목이 발생할 수 있지만, X3D 모델은 기존보다 3배 이상 많은 L3 캐시를 탑재해 게임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같은 코어 수를 가진 일반 라이젠과 비교했을 때 게임 성능이 평균 10~15% 향상된다.
차이는 특히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2, 발로란트처럼 초당 144프레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게임에서는 CPU가 끊임없이 데이터를 연산하고 GPU로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캐시 메모리가 부족하면 게임이 순간적으로 끊기거나, 최저 프레임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즉, 단순히 클럭 속도가 높은 CPU를 선택하는 것보다 X3D처럼 게임에 특화된 CPU를 선택하는 것이 실질적인 체감 성능 향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3. 그래픽카드는 VRAM이 더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6GB VRAM이 충분한 시절도 있었지만, 2025년 기준으로 AAA 게임을 실행하려면 최소 8GB~12GB VRAM이 필요하다. 최신 게임들은 텍스처 해상도가 증가하면서 VRAM 사용량이 크게 늘어났으며, 레이트레이싱 같은 고급 그래픽 기술을 활성화하면 VRAM 요구량이 더욱 커진다.
여기에 더해, 최근 출시된 게임들은 AI 기반 텍스처 업스케일링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더욱 선명한 그래픽을 제공하지만, 이런 기능을 활성화하면 VRAM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즉, 1080p 해상도에서는 8GB VRAM도 충분할 수 있지만, QHD 이상에서는 12GB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 3월 5일 밤에 공개된 라데온 RX 9070 & RX 9070XT 그래픽카드. ( 애즈락 라데온 리뷰 : http://www.week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8117 )
특히, 최신 라데온 RX 9000 시리즈에서는 AI 기반 VRAM 최적화 기능이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물리적인 VRAM 용량이 부족하면 성능 저하를 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환경을 고려할 때 좀 더 쾌적하게 즐기고 깊다면 VRAM이 충분한 제품 선택이 더 체감성능이 좋다.
4. 그렇기에, 업그레이드는 최적의 조합으로!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최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게임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는 조합을 찾는 것이다.
게임을 주로 한다면, 단순히 최신 CPU와 GPU를 조합하는 것보다 내가 즐기는 게임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플레이하고 싶은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라이젠 X3D 모델이 게임에서 유리한 이유, 라데온 RX 9000 시리즈가 AAA 게임에서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이해한다면,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나에게 꼭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아래 성능표를 확인하고 나에게 적합한 '최적의' 조합을 찾아보자.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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