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모양으로 생긴 이탈리아 반도. 장화 코 앞에는 역삼각형 모양의 섬 ‘시칠리아’가 있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현지인의 휴양지로 유명하다. 면적은 제주도의 14배(25,708㎢)에 달한다.
넓디 넓어서 먹을 것, 볼 곳, 갈 곳이 수 없이 많다. 시간이 한정된 여행자를 위해 시칠리아에서 경험해야 할 것들을 추리고 추렸다.

먼저 가볼 만한 곳으로는 고대 문화유산을 원 없이 만날 수 있는 시칠리아의 중서부 도시 ‘아그리젠토(Agrigento)’이다.
기원전 6세기에 그리스 식민지로 건설된 도시로, 고대 그리스 문명을 살펴볼 수 있는 고고학 유적이 많다. 해당 지역이 평야와 과수원으로 덮여 있었기에 고대의 유적을 손상 없이 보존하고 있다.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신전의 계곡(Valle dei Templi)’이 있는데, 실제 계곡은 아니고 신전들이 모여 있는 고대의 성전 역할을 한 곳이다.
또 아그리젠토에서는 매년 3월, 아몬드 꽃 축제가 열려 흐드러 봄날의 눈을 한껏 만날 수 있다.

문화유산과 더불어 시칠리아는 자연 여행지로도 가치가 높다. 365일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는 온난하고 여름에는 건조하고 맑아, 언제든 쾌청한 날씨를 즐길 수 있다. 그렇기에 자연 여행지 감상을 하기도 제격이다.
시칠리아 북쪽 티레니아해에 있는 화산섬, ‘에올리에 제도(Isole Eolie)’에서는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활동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시칠리아 동부 메시나와 카타니아 인근의 활화산 ‘에트나산(Etna)’에 가도 좋겠다. 지중해 섬에 있는 산 중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트레킹 장소로 유명하다. 분화구의 가장자리를 걷고, 용암이 흘렀던 자리를 감상할 수 있다.

시칠리아는 특색있는 음식도 갖췄다. 남부 도시인 브론테는 피스타치오 생산으로 유명하다. ‘초록빛 금’이라고도 불리는 견과류로, 고소하며 은은한 단맛을 자랑한다. 페이스트리 디저트인 까놀리에 들어가 있어 쉽게 맛볼 수 있다.
모디카 지역의 초콜릿도 시칠리아의 명물 중 하나다. 입자가 크고 부서지기 쉬운 초콜릿인데, 메타테(Metate)라는 돌 위에 코코아콩을 으깨어 코코아버터를 추출하고 알갱이 같은 반죽을 만들어 생산한다. 아즈텍에서 유래한 고대 레시피에 따라 만들어진다. 또 모디카에는 9m 높이의 초콜릿 조각상을 감상하고 초콜릿의 기원을 알 수 있는 초콜릿 박물관(Chocolate Museum of Modica)도 있다.
이 밖에도 시칠리아는 티레니아해, 지중해, 이오니아해에 둘러싸여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비옥한 토양에서 자란 포도 품종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로 만든 와인도 있다.
에디터 남현솔 기자, 자료제공 이탈리아 관광청, 시칠리아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