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뷰 호텔부터 200만원짜리 최고급 료칸까지. 도쿄 프린스 호텔들을 긁어모은 압축 파일, 지금 풀어 본다.

●The Prince Park Tower Tokyo
도쿄 타워를 위한 플렉스
더 프린스 파크 타워 도쿄
지금 당장 아무 포털 사이트를 열고 ‘도쿄 타워 뷰 호텔’을 검색하면, 여기부터 뜬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도쿄 타워 뷰 호텔의 최강자. 더 프린스 파크 타워 도쿄에 머물기로 결정했다는 건, 눈을 뜨고 감는 그 모든 순간을 도쿄 타워와 함께하겠다고 결정한 것과 다름없다.

603개의 객실, 당연히 도쿄 타워 뷰를 품은 객실들이 압도적으로 인기다. 특히 ‘파노라믹 코너룸’과 ‘파크 스위트룸’에서는 큼직한 창밖으로 붉은색 타워가 육중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대신 가격대는 박당 약 70만원대(시기별 상이)로 높은 편이다. 비교적 저렴한 타 호텔에서 일정의 대부분을 보내고, 마지막 밤 1박을 이곳에서 플렉스했다는 한국인들의 후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

룸 타입별로 층수는 크게 5개 층으로 나뉜다. 제대로 된 호캉스를 꿈꾼다면 로얄층(Royal Floor)이나 프리미엄 클럽층(Premium Club Floor)에 머무는 걸 추천. 확실히 돈값을 한다. 해당 층 투숙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32층의 프리미엄 클럽 라운지는 수많은 ‘돈값’들 중 하나다. 거대한 통창 너머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도쿄 타워 뷰가 가히 압권. 33층의 조식당에서도 타워를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한갓지고 프라이빗한 건 라운지 쪽이다.



숙박비가 부담스럽다면 이런 대안도 있다. 33층의 스카이 라운지 스텔라 가든(Sky Lounge Stellar Garden)은 외부인들도 일부러 찾아오는 핫한 라운지 바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도쿄 타워 뷰, 밤이 되면 펼쳐지는 대도시의 찬란한 야경. ‘도쿄에서 가장 환상적인 바’라는 열광적인 후기가 결코 호들갑은 아니라는 걸, 들어서면 알게 된다.

또 하나의 대안은 시바 공원(Shiba Park)이다. 더 프린스 파크 타워 도쿄는 약 3만6,000m2에 달하는 시바 공원의 광대한 부지 안에 위치해 있다. 너른 잔디밭에 앉으면 도쿄 타워를 바로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누구나 무료로. 지상에서 보는 도쿄 타워의 모습이 궁금해진 투숙객들이 너도나도 내려와 모이는 산책 장소이기도 하다.
●초역세권 & 가성비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
도쿄 시나가와역에 내리면 다소 당혹스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여기도 프린스, 저기도 프린스. 마치 프린스 호텔의 집결지 같은 느낌이랄까. 서로 다른 이름의 수많은 프린스 호텔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중 접근성 하나만 놓고 봐도 선택할 가치가 있는 곳이 바로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이다.

일단 하네다공항 이용객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다. 게이큐 공항선을 이용하면 환승 없이 22분 안에 공항에서 호텔까지 도착한다. 심지어 요금도 단돈 330엔. 시나가와역 다카나와 출구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5분 만에 호텔 로비다. 일정이 짧은 이들에겐 더없이 매력적일 선택지. 소도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더더욱 추천한다. 시나가와역은 JR, 신칸센, 도쿄 메트로 등 다양한 철도 노선이 경유하는 교통의 허브다. 일본에서 가장 바쁜 철도 노선들이 교차하는 지점이니, 이동의 편리성이란 강력한 장점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셈.


접근성 얘긴 이 정도로 하고, 객실은 일본의 흔한 비즈니스 호텔을 떠올리면 쉽다. 약간은 좁고 오래된 듯하지만 호텔이 응당 갖춰야 할 기본은 모두 갖춘. 그만큼 가격도 착하다. 요약하자면, ‘초역세권 가성비 호텔’ 되시겠다. 참, 고층으로 배정받는다면 널찍한 창 너머 후지산, 도쿄 타워, 스카이 트리 등을 볼 수도 있다.


호텔은 웬만한 리조트 단지급으로 넓다. 메인 타워, 아넥스 타워, 이스트 타워, N타워까지 총 4개 동으로 나뉘어 있어 길이 꽤 복잡하다. 독특하게도 엔터테인먼트 부대시설이 짱짱하다. 아쿠아리움인 맥셀 아쿠아 파크 시나가와, 11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영화관인 시나가와 프린스 시네마, 푸드 코트, 볼링장, 각종 숍들까지. 아이와 함께라면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기 십상이다.

마지막 팁, 아무리 느긋한 여행객이라도 이곳에서만큼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될 필요가 있다. 조식당이 크고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이름하여 ‘럭스 다이닝 하푸나(Luxe Dining Hapuna)’. 아침 7시30분에 가도 웨이팅 줄이 늘어서 있을 만큼 인기다. 가짓수가 워낙 많아 한번 크게 돌아보는 데만 해도 10분은 넘게 걸린다. 식사 시간은 넉넉히 잡을수록 좋다.
●Takanawa Hanakohro
200만원어치의 프라이빗함
타카나와 하나코로
이 기사가 발행되면 한국인 여행객 중엔 아마도 최초의 리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가격부터 시원하게 까고 보자. 도쿄 도심인 시나가와역 인근, 1박에 200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료칸. 성수기인 벚꽃 시즌 주말이면 ‘재패니즈 스타일 딜럭스 스위트’ 기준 박당 4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객실가. 확실히 가격 면에서 진입장벽이 느껴지는 건 팩트다.

그렇다면 자연히 뒤따라오는 하나의 질문.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적어도 포브스는 ‘YES’라 답한 듯하다. 타카나와 하나코로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Forbes Travel Guide) 호텔 부문에서 올해를 포함해 5년 연속 5성급을 받았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극강의 프라이빗함’이다. 개별 체크인과 객실 안내 정도는 우습다. 조식을 방에서 먹고 싶은지, 뷔페에서 먹고 싶은지, 지난밤 객실로 올려 보낸 디저트의 당도는 적당했는지, 어제 있던 감기 기운이 오늘은 좀 나아졌는지. 직원들은 기모노를 입고 종종걸음으로 내내 나의 안위를 살핀다. 오직 나만을 위한 극진한 1:1 컨시어지 서비스. 이러다 신발까지 대신 벗겨 줄 것만 같은 황송한 대접이다. 객실 수는 단 16개. 풀부킹이라 해도 애초에 북적일 수가 없는 구조다. 숙박하는 3일 동안 단 한 번도 전용 라운지인 오사이 라운지(OH-SAI Lounge)에 투숙객이 2명 이상 있는 걸 못 봤다. 어디서든 나와 일행들의 말소리만이 조근조근 들릴 뿐.

룸 타입은 5가지, 객실 크기부터 값어치를 한다. 가장 낮은 등급인 ‘딜럭스 스위트룸’조차 방 크기가 50.1m2에 달한다. 일본 비즈니스 호텔이 평균 약 18~25m2 정도니, 그에 2배 이상이다. ‘하나코로 스위트룸’은 무려 100.8m2. 들어서자마자 남다른 개방감에 속이 다 시원해진다. 디자인은 다다미 매트가 깔린 전통 일본 료칸의 모습을 갖췄지만 동시에 매우 깔끔하고 모던하다. 비판적인 기자의 눈으로 샅샅이 훑어봐도 참…, 흠잡을 데 하나 없다. 사실 그래야 마땅한 가격이긴 하지만.

이런 반전 매력도 있다. 프라이빗하되, 결코 ‘프라이빗하기만’ 하지는 않다. 무슨 말이냐면,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도 순식간에 3개의 다른 프린스 호텔들을 마주할 수 있다. 구조는 대충 이렇다. 가운데 일본식 정원을 두고 그랜드 프린스 호텔 신 타카나와(Grand Prince Hotel Shin Takanawa), 그랜드 프린스 호텔 타카나와(Grand Prince Hotel Takanawa), 더 프린스 사쿠라 타워 도쿄(The Prince Sakura Tower Tokyo) 그리고 타카나와 하나코로까지 총 4개의 다른 프린스 호텔들이 모여 있다. 하나하나 둘러보기만 해도 자연히 호텔 투어 완성.

더구나 타카나와 하나코로의 숙박객들에게는 4개 호텔의 클럽 라운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프리 패스 권한이 주어진다. 한마디로, 라운지 호핑(Lounge Hopping)이 가능하다는 얘기. 각 라운지별로 음료, 주류, 간식, 식사 등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실컷 먹고 마신 뒤, 하루의 마무리는 더 프린스 사쿠라 타워 도쿄에 위치한 사우나와 월풀 욕조에서. 하나코로의 투숙객이라면 이 역시 무료다.

마지막으로 정원 이야기. 4개의 호텔 가운데 자리한 일본식 정원은 2만 평방미터의 규모를 자랑한다. 봄에는 230그루 이상의 벚나무가 만개하는 벚꽃 명소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유적지와 잉어가 헤엄치는 연못, 개울이 흐르는 다리, 16종의 꽃들(하나코로의 16개 객실 이름이기도 하다), 밤이면 반짝이는 대나무 등불까지. 도심 속 호젓한 산책을 가능케 하는 모든 평화로운 요소들이 여기 숨쉰다.





▷프린스 호텔에 대한 간단 상식!
ABOUT PRINCE HOTEL
일본 호텔을 검색할 때 심심찮게 등장하는 그 이름, ‘프린스’. 일본의 대기업 세이부 그룹(Seibu Group)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일본 55개, 해외 28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 황족의 저택을 매입하고 개조하면서 호텔 사업을 시작했는데, 프린스란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현재는 비즈니스 호텔부터 럭셔리 호텔에 이르기까지 총 10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