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단 해남은 맛있는 여행지다. 광활한 농경지와 청정해역을 보유해 먹거리가 풍성하고, 지역민들의 손맛은 훌륭하다. 장점이 가장 잘 발휘된 분야는 ‘한식’. 그래서 준비했다. 봄의 해남을 위한 한식 맛집 4곳이다.
해남이 맛있는 이유
축복받은 땅, 해남. 풍부한 재료를 바탕으로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하다. 맛에 관해선 타협이 없는 현지인들의 자부심 덕분이다. 또 군청은 해남미남축제, 미식, 카페 가이드북 등 관련 콘텐츠를 마련해 여행자들을 돕는다. 우리는 그저 위만 비우고 해남으로 떠나면 된다.

푸짐한 손맛
해남꽃담
해남의 비옥한 땅에서는 해남쌀과 양파, 감자, 마늘, 호박, 돼지감자 등 맛있는 농산물이 나고 있다. 이러한 재료를 모두 만날 수 있는 게 한정식이다. 남도의 손맛이 제대로 담긴 밥상인 셈이다.

해남꽃담의 대표 메뉴는 갈치와 보리굴비, 제육 & 고등어를 메인으로 둔 정식이다. 갈치는 구이와 조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생선 메뉴를 선택하면, 제육볶음을 포함해 조연급 반찬의 면면도 화려하다.

남도의 간간한 손맛이 밴 음식들이라 하나하나 맛깔나다. 필요한 공깃밥이 늘어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생선 살을 잘 발라 밥 위에 올려 먹거나 쌈으로 즐겨도 된다. 보리굴비의 경우, 시원한 녹차에 밥을 말아 먹으면 풍미가 더욱 산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식사를 원한다면 매콤한 제육볶음과 통통한 고등어구이가 곁들여진 쌈밥을 추천한다.
이곳이 바로 해남카세
도화지
한정식은 푸짐함이라는 단어를 형상화한 식사다. 일단 상이 차려지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맛을 봐야 하니 말이다. 예약제 식당인 도화지도 그렇다.

도화지는 한정식 전문점인데, 가장 기본 메뉴이자 스테디셀러는 보리굴비 정식이다. 그렇지만 미리 조율하면 제철 요리를 포함한 한정식도 맛볼 수 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식당에 맡기면 맛있는 음식들이 주르륵 깔린다.
차려진 음식을 보면 유명세를 실감하게 된다. 불필요한 반찬 없이 모두 손이 가게끔 생겼다. 보는 맛이 좋으니 입에 넣어도 만족감이 높다. 감칠맛이 응축된 보리굴비와 따뜻한 솥밥으로 식사를 시작한다.
생고기와 묵은지, 육전, 겉절이 등 해남을 포함해 남도에서 맛봐야 할 음식이 빠지지 않았다. 또 미역국이 기본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단골들은 생일 때마다 온다고 한다. 여러 장점이 모인 덕분에 군청에서 꼽은 해남 대표 맛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계절의 별미
이학식당
여수를 비롯해 남도에서 즐겨 먹는 생선회가 있다. 바로 삼치회다. 구이가 익숙한 생선이지만, 엄연히 계절 별미다. 특히, 9월부터 2월까지는 지방이 가득 오른 고소한 생 삼치를 경험할 수 있다.

해남에서는 고민 없이 이학식당으로 향하면 된다. 삼치회뿐 아니라 생선구이, 갈치찜, 병어찜, 우럭매운탕, 활어회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해남 아니랄까 밑반찬도 화려하다.


메인은 삼치회. 두툼하게 썬 삼치회를 김과 밥, 양념장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삼치회에 맛을 보탠다. 또 시원한 조개 국물, 짭짤한 새우장, 잘 익은 김치 등도 식사의 즐거움을 더한다.
여행의 첫걸음
우리기사식당
해남 여행의 시작점은 2가지다. 목포+영암 또는 영암을 통해서 진입하게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KTX 목포역이 기점이다. 이곳에서 차를 빌려 영암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우리기사식당을 만나게 된다.

우리기사식당은 이름만 기사식당이지 속은 알찬 식당이다. 게다가 오션뷰다. 식당의 대표 메뉴는 모둠간장게장(간장게장·돌게장·새우장·전복장·소라자 등 전라도의 바다를 가득 담은 음식), 갈치조림, 활장어탕 등이다.

음식이 나오면 일단 놀란다. 동그란 쟁반을 가득 채운 반찬과 위풍당당한 메인 요리.충분히 사진을 찍고, 전투적으로 식사에 임한다. 해남의 강렬한 손맛 덕분에 쌀밥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참, 가성비 높은 식사를 원하면 돼지불백(오전 11시 이후), 조식 백반(오전 6~11시 한정), 돌게장 정식 등을 추천한다.
해남+
식후엔 걷기 운동
금강저수지
해남은 서해랑길의 출발점이고, 달마고도라는 걸출한 도보 여행 코스가 있다. 그만큼 걷기 좋은 여행지다. 그리고 가볍게 걸을 만한 곳들도 있다. 해남군청이 자리한 해남읍에서는 금강저수지가 그렇다.

금강저수지를 끼고 가볍게 걷거나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등산길을 활용해도 된다. 또 저수지에서 뻗어 나온 물줄기를 따라 도심을 걸어도 된다. 물을 따라가면서 해남의 일상을 엿볼 수도 있고, 여러 맛집도 만나게 된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