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카페 4곳을 추천한다.

見善
Jian Shan
견선
항저우 소하고전의 소란스러운 골목 한 가운데 자리한 차관이다. 무려 80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이 동네의 터줏대감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분주한 거리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신비로운 곳. 다양한 다기와 종류별 차가 벽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견선은 길쭉한 테이블인 차탁에 앉아 주인이 손님에게 차를 우려주는 차관이다. 2층에는 프라이빗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다만 중국 전통 다례를 경험할 수 있는 차탁을 더 추천한다. 차탁에 앉아 원하는 차를 말하거나, 혹은 주인장에게 취향을 말하면 적당한 차를 추천해준다.

항저우 특산품인 용정차나 계화차는 물론, 중국 전역에서 난 이름난 명차는 대부분 갖추고 있다. 찻잎을 뜯고, 물을 우리고, 찻잔을 데운 뒤, 잘 우러난 차를 나눠 따라주는 일련의 과정들은 몰입력이 있다. 또한 같은 찻잎이라도 우려내는 회차별로 깊이가 달라져 묘미가 있다.
古径月
Gu Jing Yue
고경월
견선과 길 건너 마주하고 있는 차관이면서 수공예로 만든 각종 기물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항저우의 또다른 명물 차로 일컫는 ‘경산차’만을 다룬다. 경산차는 항저우 경산사에서 유래한 녹차로, 중국을 거쳐 일본까지 전해졌다. 경산차가 전해지는 과정에서 중국의 각종 다례 문화 또한 함께 전해져 이때 일본의 다례 문화의 기틀이 되었다고.

경산차는 잎의 모양부터 용정차와 다르다. 용정차가 납작하게 길쭉하다면 경산차는 보다 가늘고 뾰족하다. 맛 또한 다른데 용정차가 다소 구수한 맛으로 시작해 긴 여운을 남긴다면 경산차는 부드럽고 가볍게 깔끔하다.


전체적으로 흑색으로 무게감을 준 고경월 내부는 구석구석 좌석을 배치해 자유롭게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다. 천변에 접해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 창밖의 풍경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벽장을 비롯해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공예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자기 혹은 금속을 사용한 공예품으로, 중국 내 작가와 콜라보한 작품들이다. 찻잔이나 플레이트,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볼 등 폭넓은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Tasogare Coffee
타소가레 커피
일본 오사카에 본점을 둔 타소가레 커피를 항저우에서도 맛볼 수 있다. 타소가레는 일본어로 '황혼' 또는 '해질녘'을 의미하며, 이 시간대의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항저우 여행자에게 반가운 것은 수준높은 커피를 만날 수 있기 때문. 커피보다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이기에 커피를 사랑하는 한국인 여행자라면 무조건 갈 수밖에.


타소가레 커피에서는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와 일본식 디저트를 갖추고 있다. 직접 로스팅하는 원두를 사용하기에 커피 메뉴 대부분은 실망시키지 않을 것. 핸드 드립 커피와 말차 라테도 유명하다. 계절별로 디저트 메뉴를 교체하고 있어 색다른 재미도 있다.
好利来
Holiland
호리래
‘하오리라이’라고 부르는 중국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1992년 베이징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중국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인기 베이커리다.

신선한 재료와 창의적인 디자인이 특징으로, 전통적인 중국식 베이커리와 서양식 디저트를 조화롭게 결합한 제품을 선보인다.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등 시즌별 한정판 케이크와 디저트가 특히 유명하다.

쿠로미와 같은 산리와 캐릭터와 콜라보한 케이크는 물론, 최근에는 세일러문 콜라보 제품을 선보여 90년대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월병이나 페이스트리 쿠키 등 상온 상품을 두루 갖추고 있고 패키지 또한 세련되어 기념품이 필요할 때도 제격이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