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에는 의외로 맛집이 가득하다.
원주에서 찾은, 도무지 거부하기 힘든 맛집 4곳을 모았다.
원주에서 제일 맛있는 차돌양지짬뽕
예지현
시원칼칼한 짬뽕 한 그릇은 지역별로 명성이 자자한 가게가 무조건 있기 마련이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예지현이 그렇다. 일명 동네 중국집이자 그중에서도 짬뽕이 대표 메뉴다.

기본 타입의 짬뽕보다는 차돌양지를 넣어 고소하면서 진한 맛이 일품인 차돌양지짬뽕이 시그니처. 해산물의 개운함을 느끼고 싶다면 꼬막짬뽕도 좋다. 조금 더 리치한 맛을 원한다면, 소곱창이 들어간 소곱창짬뽕을 추천한다.

꼬막짬뽕이나 소곱창짬뽕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조합인 만큼, 예지헌에 들렀다면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불맛 화끈한 짬뽕에 재료의 풍미가 듬뿍 녹아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될 것. 역시 탕수육이 빠질 순 없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찹쌀 탕수육 스타일이다. 고춧가루 듬뿍 뿌린 간장 소스에 푹 찍어먹으면 맥주가 절로 생각난다.

예지헌의 백미는 셀프 달걀후라이 코너. 식당 한쪽에 달걀과 후라이팬이 마련되어 있어 먹고 싶은 누구나 달걀후라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1인 1개 한정. 접근성도 좋다. 자체 주자창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을 이용할 때도 주차 걱정이 없고, 식당 홀 또한 상당히 널찍한 편이라 각종 가족 모임은 물론 모임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솔직한 후기를 전하자면 외관만 봐서는 이리도 맛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다.
개운한 고추장찌개
함지박
함지박은 이름처럼 푸짐한 인심을 자랑하는 한식 전문점이다. 조용한 주택가 골목길에 자리해 첫인상은 소박해 보이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가득하다. 편한 차림의 주민들부터 일부러 운전해서 찾아오는 장거리 손님까지, 동네에서 소문난 인기 식당이 틀림없다.

메뉴는 심플하다. 찌개류와 주물럭, 그리고 갈비가 메인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고추장찌개. 둥근 도자기 냄비에 차돌박이와 두부, 다양한 버섯을 넣고 달짝지근하게 양념을 해 끓여낸다. 바글바글 끓어 한 입 맛보면 식욕이 확 살아나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된다. 이 고추장찌개라는 음식은 고추장의 텁텁함과 설탕의 달콤함, 그리고 고기의 기름짐의 조합이 아주 미묘한 비율에 따라 맛을 좌지우지한다. 함지박 고추장찌개야말로 맛있음의 기준선이다. 취향에 따라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선택할 수도 있고 손두부가 듬뿍 들어간 옛날두부찌개도 칭찬이 자자한 메뉴 중 하나다.


돼지고기 주물럭도 많이 찾는 메뉴다. 양념을 아끼지 않고 넣어 맛이 풍성하고 식감도 부드럽다. 좀 더 진득한 감칠맛을 좋아한다면 갈비찜을 주문해봐도 좋을 것. 함지박에서 직접 만든 반찬도 하나하나 맛봐야 한다. 제철 식재료로 만들어 신선하고, 맛 또한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냉채무침과 막국수의 조합
항교막국수
막국수는 막 만들어 먹는 국수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막국수를 먹을 때면 너무 힘주지도, 그렇다고 너무 힘을 뺀 것도 아닌 아주 오묘한 경계의 맛을 기대하게 된다.


향교막국수는 딱 이러한 경계를 제대로 긁어주는 막국수 집이다. 양념은 슴슴한듯 하다가도 점점 감칠맛이 감돌고, 봉평에서 직접 공수한 메밀을 함유한 면은 투박하지만 부드럽게 후루룩 넘어간다. 한가득 먹어도 뱃속에 부담이 없어 기분 좋은 감칠맛만 남는다. 원주에서 내로라하는 막국수 전문점이니만큼 사시사철 맛좋은 막국수를 맛볼 수 있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많다.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막국수 메뉴는 배려심을 엿볼 수 있는 메뉴.

막국수만으로도 흡족하지만 조금 더 풍성한 한 끼를 원한다면 냉채무침을 추천한다. 얇게 저민 고기를 바닥에 얹고 그 위로 산처럼 양배추를 쌓았다. 새콤달콤한 양념을 듬뿍 얹어 먹으면 속까지 시원해진다. 강원도 특색을 느낄 수 있는 메밀장떡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원주 최고 보양식당
초원염소탕
염소는 음식이 아니라 보약입니다. 초원염소탕 입구에 걸려 있는 문구다.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초원염소탕은 외관부터 노장의 기백이 물씬 느껴진다. 지역 내에서는 이미 유명한 보양식당이라 단골손님으로 가득하다.


염소 특유의 냄새를 깔끔하게 잡아내는 이곳만의 노하우 덕분. 부글부글 끓는 뚝배기 속에 정성스럽게 손질한 고기가 듬뿍 들어있다. 다양한 향신료를 최적의 배합으로 섞어내 염소탕을 처음 먹는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고추장에 참기름, 들깨가루, 겨자를 함께 섞어 만드는 특제 양념장이 이곳의 감초. 고기와 야채를 함께 얹은 뒤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가족끼리 간다면 염소 전골을, 좀 더 다채롭게 염소탕을 즐겨보고 싶다면 염소 수육을 주문해보자. 무려 1993년에 오픈한 초원염소탕은 원주시에서 지정한 대물림맛집이기도 하다. 대를 이어 전수된 특별한 보약을 경험해볼 수 있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