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동진 기자] 자동차를 잘 모르는 초보자가 여러 매물과 전문 용어가 가득한 중고차 사이트를 보면 혼란스럽다. 특히 예산이 한정적인 사회 초년생이 중고차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자신에게 맞지 않는 중고차를 고를 경우, 신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중고차를 고르기 위해서 살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구매 목적과 예산, 연간 유지비 살피기…보증 잔존 및 침수 여부도 체크해야
중고차를 구매하는 사람마다 구매 목적과 예산이 다르다. 예산의 경우, 지출 가능한 초기 구매비용과 구매 후 차량 유지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차량 사용 목적도 단거리와 중장거리로 구분해 매물을 검색해야 한다.
중고차 구매비용에 차량 가격만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 가격 외에도 명의를 이전할 때 발생하는 비용인 이전등록비와 등록신청 대행 수수료, 중고차 매매 업체에서 산정하는 차량 관리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3000만 원짜리 중고차를 구매할 때, 이전등록비와 등록신청 대행 수수료, 관리비용을 포함하면, 총비용은 3300만 원 안팎으로 훌쩍 뛴다.
위 비용을 모두 지급하고 차량을 구매한다고 지출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차량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유류비와 통행료, 주차비, 보험료, 소모품, 자동차세 등 다양한 비용이 지출된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유류비에서 효율을 얻으려면, 사용 목적에 맞는 차량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출퇴근 용도로 차량을 구매한다면, 유류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유종 가격은 수시로 바뀌지만, 일반적으로 휘발유가 가장 비싸고, 경유가 휘발유의 89%, LPG가 휘발유의 55% 수준을 유지한다.

예컨대 자신이 연간 1만5000km 주행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아 스포티지 차량을 기준으로 유지비를 계산해 보자.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연비 리터당 12.0km) 차량 가격은 3460만 원, 2.0 LPG(연비 리터당 8.7km) 가격은 3525만 원, 1.6 터보 하이브리드(연비 리터당 16.3km) 가격은 4042만 원이다. 여기에 지난 3월 3주 연료 평균 단가를 기준으로 연간 유류비를 계산했을 때, 하이브리드 차량이 초기 차량 구매가격은 비싸도 연간 유류비는 가장 저렴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차량을 5년간 탄다고 가정했을 때, 차량 가격과 5년간 유류비를 고려하면, 가장 경제적인 차량은 LPG> 가솔린> 하이브리드 순으로 바뀐다. 따라서 자신이 연간 1만5000km 이상을 주행하는지, 차량을 구입하면 얼마나 오래 탈 것인지를 고려해 차량 연비와 총 구매 가격, 연간 유지비와 5년간 유지비 등을 계산해 비교할 필요가 있다.
만약 출퇴근 용도가 아닌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자녀의 통학 등 근거리 생활용도로 중고차 구입을 고려한다면, 낮은 배기량의 소형 차량을 추천한다. 자동차세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차요금 할인과 같은 다양한 혜택도 있다. 좁은 골목길을 다니기도 용이하다.
중고차를 구매할 때는 보증기간의 잔존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보증기간은 차량 주행 시 발생 가능한 결함이나 유지보수를 제조사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기간이다. 일반적으로 국산 승용차의 경우 3년 6만km가 차체 및 일반부품에 대한 보증이고, 5년 10만Km가 엔진 및 동력전달 주요부품에 대한 보증기간이다. 단순히 연식이 오래돼서 차량 가격이 저렴한 매물만 찾을 것이 아니라, 보증기간이 남아 있는 차량인지 살펴보는 것도 효율적으로 중고차를 구매하는 방법이다. 똑같은 연식의 차량이더라도 보증기간이 지난 차량과 지나지 않은 차량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중고차 매매단지를 방문해 직접 차량을 살펴볼 예정이라면, 최소 3대의 차량은 정해두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중고차는 언제든 타인에게 팔릴 가능성이 있고, 사진과 달리 실제로 봤을 때 매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여러 대의 후보를 정해놓고 현장에 가야 헤매지 않고 원하는 차량을 찾을 수 있다. 중고차 플랫폼 내 헛걸음보상 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헛걸음보상은 소비자가 사전에 확인한 차량이 실제로 매장에 없을 경우,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제도다.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차량하부를 보여달라고 요구한 후 성능점검에서 확인하지 않는 항목들, 예컨대 하부 부품류(로어암, 어퍼암 등)나 부식, 찌그러짐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이때 차량을 봐도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를 때는 전문가 동행 서비스를 이용해 전문가와 함께 차량을 살피는 것을 추천한다.
환불이 가능한 중고차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차량 구입 후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한 엔카믿고 등의 환불 보장 서비스를 이용해 가까운 정비소에서 차량을 점검하거나, 직접 운행하며 이상유무를 살피는 방법이다.
간혹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매물을 보려고 하는데 배터리 문제로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딜러에게 점프선으로 시동을 켜 달라고 요청하고, 차량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만약 딜러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다른 차를 유도하면, 주의해야 한다.
사고 부위를 도색하거나 랩핑한 중고차가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경우가 우려된다면, 차량 출고 당시의 색깔을 확인하거나, 차량등록증(원본인지 확인 필요)의 색상을 확인해야 한다. 단, 도색과 랩핑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고 차라고 볼 수는 없다. 딜러가 사전에 도색 또는 랩핑 유무를 고지했다면, 성능점검표를 확인해 차량의 상태를 체크하면 된다.
보험 이력을 체크할 때, 자동차 용도이력정보도 확인해야 한다. 최근 신차를 장기렌트해 타다가 판매하는 경우(이력 내 영업용(대여) 해당)가 늘고 있다. 영업용(일반)의 경우, 흔히 알고 있는 렌터카 업체를 통해 단기렌트하는 차량에 해당한다. 관용의 경우, 경찰차 등 관공서용으로 사용된 이력이 명시된다. 따라서 자동차 용도이력 정보를 확인하고, 이력에 맞게 합리적인 시세를 지닌 차량인지 확인해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침수 차도 피해야 한다. 중고차 구매 시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침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먼저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를 통해서 중고차 구매 전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자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차나 차주가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수리하는 등 침수 여부 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경우에 대비해 침수 여부를 점검하는 방법을 미리 숙지하기를 권장한다.

차를 직접 확인할 경우 ▲물로 세척하기 힘든 차량 하부의 주요 전장 부품(ECU: 전자제어장치, BCM: 바디제어모듈 등)에 표기된 제조일과 차량 제조일을 대조해 보고, 주요 부품의 오염 여부 확인 ▲퓨즈박스에 흙먼지가 쌓이거나 부식됐는지 확인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겼을 때 진흙 흔적, 물 때 및 부품 교환 여부 확인 ▲창문을 아래로 내린 상태에서 유리 틈 사이를 조명장치로 살펴 내부 오염이 있는지 확인 ▲실내 매트를 걷어내 바닥재가 오염됐는지 여부 등을 살피면, 침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
장두수 엔카닷컴 믿고 거래솔루션팀 팀장은 “예산이 한정적인 사회초년생 등의 소비자라면, 중고차 구매가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매매업자와 거래할 때 성능점검기록부 및 사고여부 체크, 기본적인 거래과정과 유의사항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에는 중고차 플랫폼에서도 중고차 거래를 지원하는 헛걸음보상 제도나 구매 후 환불이 가능한 온라인 구매서비스를 운영한다. 차량 정보도 플랫폼 내에 상세히 제공하므로, 이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중고차를 구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동진 IT동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