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키워드를 놓고 머리를 싸맸다.
그렇게 엄선한 서울 호텔 레스토랑 3곳.

석촌호수를 품은 라운지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레스파스 L’Espace
서울 봄나들이 명소의 대명사, 석촌호수. 그로부터 도보 1분 거리에 레스파스가 있다. 레스파스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6층에 위치한 파리지앵 라운지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뷰부터 이미 80점은 먹고 들어간다. 테라스 좌석에 앉으면 호수 전경이 펼쳐지는데, 너도나도 착석 전 카메라부터 꺼내 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찍는 대로 봄이 담긴다.

그렇다고 식사가 겨우 나머지 20점을 채운다기엔 메뉴가 짱짱하다. 따스히 해가 드는 점심이라면 브런치 코스를 추천. 3코스와 음료가 제공되는데 구성이 알차다. 시저 샐러드와 오늘의 수프가 빵과 함께 나오고, 메인 요리로 트러플 스크램블 크루아상 또는 모차렐라와 선드라이 토마토 오믈렛 중 선택하면 된다. 음료도 선택지가 다양하다. 레스파스의 시그니처 블렌딩 티가 특히 궁합이 좋다.

인증숏이 욕심난다면 시그니처 애프터눈 티 세트 ‘르 구떼(Le Goûter)’가 제격이겠다. 일단 깜찍하다. 관람차와 회전목마, 2가지 콘셉트 중 선택 가능. 관람차를 주문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관람차 모양의 디스플레이에 각종 디저트들이 귀엽게 담겨 나온다. 10가지 이상의 디저트들은 핑크빛 벚꽃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정갈한 세이보리 메뉴에선 프렌치 감성까지 느껴진다. 그중 브리오슈와 로즈 초콜릿 밀푀유는 끝까지 포크를 놓지 못하게 만드는 장본인들이다.

EDITOR’S TIP
샴페인 러버라면 모엣 샹동 샴페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라 테라스(La Terrasse)’ 프로모션을 이용해 볼 것. 호텔 셰프의 시그니처 플래터와 단품 요리, 핑거 푸드와 함께 모엣 샹동 및 생맥주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기한은 6월28일까지.
숨은 남산 뷰 맛집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
르스타일 레스토랑 & 루프톱 바
Le Style Restaurant & Rooftop Bar
N년차 중구 직장인. 숨은 남산 뷰 맛집을 꼽으라면 여기부터 생각난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 21층에 위치한 르스타일 레스토랑 & 루프톱 바.

공간은 2곳으로 나뉜다. 실내 레스토랑과 야외 루프톱 바. 햇빛 쨍한 봄날이라면 루프톱에서 인생숏을 남겨 보자. 봄을 맞아 지난 3월에 재오픈한 루프톱에서는 남산타워와 도심 스카이라인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단, 루프톱에서의 식사는 저녁에만 이용 가능하다. 봄여름 시즌에는 이용률이 높아 사전 예약하는 게 안전하다.
식사는 일반 메뉴와 뷔페가 모두 준비돼 있다. 식사류 중에서는 ‘이비스 BBQ 플래터’가 시그니처다. 스테이크, 치킨 윙, 칠리새우 등 인기있는 메뉴를 한 플레이트에 가득 채워 담아냈다. 국내산 마늘과 리슬링(Riesling) 화이트 와인을 사용한 봉골레 파스타와 ‘겉바속촉’의 농어튀김과 감자튀김이 조화로운 ‘농어 피시 앤 칩스’도 놓치기 아까운 메뉴들이다.

실내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뷔페 역시 알짜배기다. 메뉴의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통전복찜, 깐쇼새우, 통후추 학센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게 없다는 느낌. LA 갈비는 특히 두세 번을 먹어도 부족할 만큼 밥도둑이다. 참, 실내 레스토랑은 작년 9월 새 옷을 입었다. 내부 벽면을 LED로 꾸몄고 곳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르스타일이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로 북적이게 되는 이유다.

EDITOR’S TIP
도심 호캉스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ON the Top’ 패키지에 주목하자. 객실 1박, 루프톱 바 피자 & 파스타 세트 메뉴, 생맥주 2잔이 모두 포함된 패키지로, 올해 9월30일까지 예약 및 투숙이 가능하다. Ambatel.com, 여기어때, 야놀자 등에서 예약할 수 있다.
귀한 손님을 위한 밥상
안다즈 서울 강남
조각보 키친
Jogakbo Kitchen
귀한 손님이 된 기분이다. 안다즈 서울 강남 2층에 위치한 모던 코리안 다이닝, 조각보 키친의 정갈한 밥상 덕이다.

3코스로 구성된 ‘주안상’은 조각보 키친에서 봄을 맞아 선보인 코스다. 반가운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차려 내는 전통 상차림이라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다. 단 하나의 접시도 정성이 담기지 않은 게 없다. 시작부터 끝까지 안다즈만의 모던함과 전통 한국의 맛이 적절히 어우러진다는 건 또 다른 매력.

전채 요리인 ‘맞이’부터 살펴보자. 참숯에 살짝 그을린 도미회 무침, 숙성 간장에 재운 완도 전복장, 누룩 소금과 청주에 삶아 낸 돼지 목살 냉제육, 불고기 묵은지 김밥까지. 5가지 전채 요리가 황홀하게 코스의 문을 연다. 그중 특히 한우 육회는 호들갑을 떨게 만드는 주인공이다. 주안상의 대표 요리답게 국내산 최상급 한우를 사용해 입에 넣는 순간 솜사탕처럼 살살 녹아 사라진다. 감칠맛의 비결은 백년초 소금과 저온 압착 참기름. 한번 맛보면 두고두고 생각나 재방문을 기약하게 만든다.

메인 요리인 ‘채움’은 3가지 요리로 구성됐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프라임 우대 갈비와 새우구이. 전통 화로에 솔잎과 함께 올려지는데, 불향이 기가 막히다. 우대 갈비는 5년 숙성 간장으로 마리네이드하고 저온 조리 후 참숯에 구워 내 부드러운 식감을 잡았다. 장육 삼합의 존재감은 또 얼마나 큰지. 한방 간장으로 삶은 보쌈에 명태 식해와 묵은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도다리 냉잇국을 함께 곁들이면 입 안에 활짝 봄이 핀다. 여기에 후식인 ‘맺음’ 코스의 인절미 약과와 매실 빙수로 완벽한 마무리. 과연, 귀한 손님을 위한 귀한 밥상이다.

EDITOR’S TIP
애주가라면 와인 페어링 A 또는 B 코스를 추가해 봐도 좋겠다. A 코스는 어울림 와인 3가지, B 코스는 어울림 와인과 전통주 5가지가 포함된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한식과 와인의 조합, 생각보다 상당히 만족스럽다.
*곽서희 기자의 씨리얼
여행지의 리얼리티를 꿰뚫어 보는 곽서희 기자의 씨리얼(See-Real). 가식 없이,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를 담은 바삭바삭한 리뷰 한 그릇. 세상의 모든 ‘거기, 진짜 어때요?’ 란 질문에 이 기사를 바칩니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