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견적이나 조립, A/S에 대해서는 절대로 아는 척 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갖고 있지만, 얼마 전에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견적 좀 봐 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귀찮아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로 말을 들어보니, 게이밍 데스크탑을 살 건데 돈은 3백 만 원 언저리까지는 각오했고, 미리 봐둔 부품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리 봐둔 게 있으면 그냥 그거나 사지 왜 물어봐서 사람을 귀찮게 하는건지 못마땅하기 그지 없었지만, 어쨌건 말을 들어보니 이랬습니다.
CPU는 무조건 X3D여야 한답니다. X3D가 뭔진 몰라도 그게 게임용으로 좋다는 말은 어디서 듣고 왔나 보더라고요. 여기에는 토를 달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이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멀쩡한 견적을 제시하려나 했는데요. 그래서 라이젠 7 7800X3D를 넣겠다는 말에는 흠칫했습니다. 자, 오해하지 말고 들어보세요. 7800X3D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최신형인 9800X3D가 있잖아요. 돈도 쓸만큼 쓰고요. 그런데 왜 한 세대 지난 7800X3D냐고 물어보니 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위에서 예산 이야기를 분명 했는데 예산 부족이 왠 말이냐고 했더니, CPU에 투자를 많이 하면 그래픽카드 살 돈이 없다고 하네요.
틀린 말은 아니죠. 요새 그래픽카드가 좀 비쌉니까. 그리고 게임에서는 그래픽카드가 참 중요하죠. 다만 CPU가 리프레시가 된 모델도 아니고 엄연히 아키텍처가 바뀐 것인데 굳이 전 세대 모델을 넣는 것도 그닥 개운한 일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9800X3D 대신 7800X3D를 넣어가면서까지 살 그래픽카드가 뭐냐고 물었더니, 꼭 이거여야 한다고 정해둔 모델은 없지만 가격을 생각해 보면 지포스 RTX 5070 Ti 정도나 넣지 않겠느냐라는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들었습니다. 7800X3D가 현재 다나와 최저가 55만 원, 5070 Ti가 140만 원부터 시작하니 둘을 합치면 2백만 원. 그럼 200만 원에서 이게 과연 최선의 선택일까요?
정해진 숫자 안에서 최적의 조합을 구하는 문제는 언제나 어렵습니다. '280으로 키, 아이큐, 고추 크기를 배분하시오'라고 제시해서 고뇌에 휩싸이게 만드는 만화처럼 말이죠. 2백만 원으로 7800X3D+5070Ti 조합을 사는 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바로 9800X3D+9070XT입니다. 현재 라이젠 7 9800X3D의 다나와 판매가는 70만 원 초중반대고요. 라데온 RX 9070 XT는 1개 모델만 110만 원이고 나머지는 120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계산하기 귀찮으니80만 원에 120만 원이라고 넉넉하게 잡으면 이것도 200만 원이 되네요. 그렇다면 200만 원의 한도 안에서 9800X3D+9070 XT와 7800X3D+5070 Ti. 둘 중에 어떤 것을 고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까요?
CPU 성능은 답이 뻔하고
우선 CPU 성능부터 봅시다. 라이젠 7 7800X3D와 라이젠 7 9800X3D의 성능을 비교하면 그 답은 매우 뻔합니다. 무조건 라이젠 7 9800X3D가 이기죠. 여기에는 '왜'나 '어떻게'가 붙을 여지조차 없습니다. 최신 프로세서니까 이기는 게 당연하잖아요? 말해놓고 보니 코어 울트라 200 시리즈는 최신임에도 불구하고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보다 게임 성능이 퇴보했으니까 최신이라 무조건 좋다는 말을 해선 안 되겠군요. 하지만 라이젠 7 9800X3D는 게임 성능 외에도 연산 성능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었고요. X3D가 게임 원툴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X 시리즈 프로세서 못지 않게 향상된 클럭을 뽑아 내고요. 개선된 구조로 오버클럭까지 지원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라이젠 7 9800X3D 테스트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https://gigglehd.com/gg/16668422 그래서 CPU만 비교하자면 당연히 라이젠 7 9800X3D의 압도적인 승리입니다. 그만큼 더 비싸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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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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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GPU 원툴이 아니더라
게임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라면 그래픽카드를 꼽겠지만, 그래픽카드 혼자서 게임 성능을 결정하진 않습니다. CPU도 한 몫 하고요(X3D의 인기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드라이버나 최적화도 빼놓을 수 없지요. 지포스 RTX 5070 Ti와 라데온 RX 9070 XT를 똑같은 조건에서 비교한다면 5070 Ti의 성능이 좀 더 높습니다. 그래서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고요. 하지만 라데온 RX 9070 XT는 가성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일부 게임에서는 지포스 RTX 5070 Ti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https://gigglehd.com/gg/17169697 그렇다면 여기에 9800X3D라는 CPU빨을 더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CPU는 그저 거들 뿐이고 그래픽카드가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게임에서는 여전히 5070 Ti의 성능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몬스터 헌터처럼 라데온이 높은 성능을 내는 게임에이야 굳이 말할 필요가 없고요. CPU 영향을 많이 받는 게임도 그 수가 적지 않은데요. 여기에서도 9800X3D+9070XT 조합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니 어떤 게임을 하는지에 따라서 골라야 할 시스템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고요. 9800X3D+9070XT 조합의 가성비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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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있겠지만, 그 부품 하나가 모든 성능을 결정하진 않습니다. 게임 역시 예외기 아닙니다. 그래서 그래픽카드가 아닌 시스템 전체를 평가하고, 자신이 주로 하는 게임에서 어떤 조합의 시스템이 유리한지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데온 RX 9070 XT는 처음 발표했을 때부터 높은 가성비로 주목받았던 모델이고요. 저렴한 가격 덕분에 더 좋은 CPU를 조합할 여지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라이젠 7 9800X3D라는 CPU빨과 함께라면 라데온 RX 9070 XT는 더 비싼 경쟁 상대에 필적하는 게임 성능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신 아키텍처의 높은 CPU 성능까지 함께 따라오고요.
성능과는 관계가 없는 말이지만, 요새는 드라이버도 참 사람을 귀찮게 합니다. 지포스 RTX 5070 Ti 테스트의 경우 https://gigglehd.com/gg/17353066 여기에서 언급했던 그래픽 표시 버그가 여전히 남아 있었고, 검은 신화: 오공은 벤치마크에서 튕기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만 https://gigglehd.com/gg/17403076 이렇게 핫픽스 패치가 필요한 버그가 있었네요. 이런 버그야 어디까지나 케바케라서 영향을 전혀 안 받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만, 최근 라데온은 드라이버나 안정성 이슈가 크게 보이지 않았던 반면 지포스는 RTX 50 시리즈 들어서 유독 버그를 많이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데온을 안정성이나 호환성 때문에 거른다고 말하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NVIDIA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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