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여행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소도시가 인기다. 골프여행이라고 다를까. 일본 골프여행지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소박한 소도시, 고치현을 소개한다.

고치 쿠로시오에서 프로 골프대회 간접 경험
고치현은 시코쿠섬에서 가장 작은 현이다. 일본에서 가장 깨끗한 강으로 꼽히는 니요도 강이 흐르고 태평양 바다와 맞닿은 청정 자연을 가진 마을이다. 전체 면적의 84%가 산림으로 골프장은 적지만 우리나라 골퍼들에는 익숙한 산악 지형의 코스가 많고, 일본 국내에서도 겨울 골프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연중 기후가 온화하고 따뜻해 한국 프로 야구팀들의 전지훈련지라는 전적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총 36홀 코스의 고치 쿠로시오(Kochi Kuroshio) 컨트리 클럽은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샷을 날릴 수 있는 고치현 대표 골프장이다. 일본프로골프 대회 카시오 월드 오픈이 열리는 곳으로 사계절 내내 코스 관리에 소홀하지 않는 명문 골프장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페어웨이가 양쪽으로 넓고 언듈레이션이 적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긴 전장과 전략적으로 설계된 벙커, 난이도가 상당한 그린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곳에서의 라운드가 익숙한 고치 쿠로시오 컨트리 클럽 사장도 평균 퍼팅수가 3회라고 하니 골퍼로서 도전 정신을 발휘하기보다 명랑 골프로 마무리하는 쪽이 상처를 덜 받는 방법이다.

아름다운 태평양 바다와 야자수, 넓은 페어웨이와 도랑, 연못이 조화를 이룬 태평양 코스의 7번 홀이 이곳의 시그니처 홀이다. 프로골프대회를 꼬박꼬박 챙겨본 골퍼들이라면 한 번쯤 봤을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여러 방송에서 가장 인상적인 홀로 소개되기도 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매주 수요일 뷔페식을 제공하는데 정갈하고 다양한 일본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내니 놓치지 마시길.

싱글 플레이어의 가슴이 뛴다, 토사 컨트리 클럽
고치 쿠로시오 컨트리 클럽 남쪽 가까운 곳에 토사(Tosa) 컨트리 클럽도 고치현의 대표적인 골프장이다. 구릉지를 활용한 코스 구성과 잘 정돈된 페어웨이가 특징이며 이곳에서도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고치현에서 두 번째로 오픈한 골프장으로 약 50년 역사를 자랑한다. 토사 컨트리 클럽은 싱글 플레이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골프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코스의 폭이 좁고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이른 아침 라운드에서 운이 좋으면 해무와 바다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고치 쿠로시오 컨트리 클럽과 토사 컨트리 클럽은 모두 호텔을 갖춘 골프장은 아니다. 하지만 두 골프장 중간 지점에 머큐어 고치 토사 리조트&스파가 있다. 지난해 4월 전면 리노베이션을 통해 재오픈한 호텔로 침대 객실부터 일본 전통 객실까지 176객실을 갖췄다. 고치현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레스토랑과 깨끗한 대욕탕,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갖춘 라운지 등 부대시설도 다양해 호캉스를 위해 찾는 여행객들이 많다. 일본 소도시만의 ‘골캉스’ 매력이 여기 있다.
일본 고치현=손고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