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에서 AI 중심 인프라 플랫폼으로
COMPUTEX 2025 현장에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차세대 기술을 앞다투어 공개하는 가운데, QNAP은 단독 전시 행사인 ‘QNAP Tech Summit 2025’를 통해 한층 더 명확한 방향성과 메시지를 제시했다. 단순한 제품 나열이 아니라, 스토리지, 네트워크, 그리고 AI 인프라의 통합을 기반으로 한 기술 철학을 보여주는 자리다.
QNAP은 NAS 제조사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AI 엣지 컴퓨팅,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고속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Jack Yang 부사장은 이 변화를 "물리적 저장소에서 지능형 데이터 기반 운영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 표현했다.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인프라 자체를 재정의합니다. 이제 NAS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죠.”
Tech Summit에서 QNAP이 강조한 6대 기술 축은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고가용성(HA) 클러스터 아키텍처, 기업용 백업 솔루션, 생성형 AI 대응 NAS, 고속 워크플로우용 NAS, 차세대 네트워크 아키텍처, AI 기반 영상 감시 시스템 등. 이들 기술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진정한 가치가 발생한다는 QNAP의 관점을 대변한다.
특히 AI에 최적화된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검색 기능, GPU 패스스루를 활용한 엣지 컴퓨팅, 프라이빗 환경에서의 LLM(대규모 언어 모델) 실행은 QNAP이 스토리지를 단순 저장 공간이 아닌 AI 워크플로우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Qsirch 기반의 RAG 기능은 프라이빗 NAS에 저장된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로 재구성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고성능 GPU 연산 기능이 가능한 NAS 모델을 통해 기업은 자사의 내부 지식 체계를 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술적 토대도 뚜렷하다. 100GbE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NVMe 기반 고속 플래시 스토리지, 자동 계층화 솔루션(FileTiers), 오브젝트 기반 S3 스토리지 지원까지. 스토리지와 컴퓨팅, 네트워크를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는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 인프라의 본질적 차이
Jack Yang 부사장은 아시아 시장, 그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두 지역이 기술 수용 속도와 인프라 구축 수준 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시장의 ‘깊이’는 서로 다르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고성능 시스템과 확장성에 민감한 시장입니다. 방송, 비디오 편집, 그리고 기업 고객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대한 요구가 크죠. 반면 일본은 신뢰성과 지속 가능한 유지보수, 그리고 제조·교육·의료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을 선호합니다.”
실제로 QNAP은 일본에 QCSS 7x24 하드웨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스템 다운타임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PoC 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고성능 스토리지 인프라 구축과 기술 검증 중심의 파트너십이 강화되고 있다.
공통적으로 두 시장은 기술 친화적이고, 데이터의 안정성과 성능 지표를 중시한다. 다만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 한국은 커뮤니티 중심으로 다양한 응용 방법을 실험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활발한 반면, 일본은 오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제품 선택과 AS에 대한 만족도를 중시한다.
이런 성향을 반영해 QNAP은 한국과 일본 각각에 특화된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은 Thunderbolt 5, 100GbE 등을 지원하는 고속 NAS와 고용량 확장형 스토리지를 강조하며, 일본은 의료 및 반도체 공정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안정성 위주의 시스템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각 나라가 데이터를 바라보는 철학이 다릅니다. QNAP의 역할은 기술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맥락에 맞는 도구로 구성해주는 데 있습니다.”
또한, 각국의 SI 파트너 및 리셀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단순 유통을 넘어서 공동 마케팅, 세미나, 부스 운영, 기술 워크숍 등을 통한 에코시스템 강화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솔루션을 ‘같이 만드는’ 전략이다.
폭증하는 정보 시대를 위한 플랫폼의 조건
지금은 단순히 데이터를 ‘쌓는’ 시대가 아니다. AI, 빅데이터, IoT, 메타버스 등으로 인해 데이터의 쓰임새 자체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Jack Yang 부사장은 이러한 환경에서 QNAP의 스토리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플랫폼 유연성. 다양한 환경에서 데이터를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QNAP은 고성능 올플래시 NAS, 대규모 랙 마운트 솔루션, 스케일아웃 아키텍처를 통해 대규모 데이터를 신속히 수용하고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둘째, AI에 최적화된 구조. RAG 기반 AI 검색, 프라이빗 LLM 지원, GPU 컴퓨팅 등의 기능은 단순한 저장소를 넘어, 데이터 기반 AI 애플리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기술적 축을 이룬다.
셋째, 보안과 복구. 보안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QNAP은 WORM 기술, 다중 인증, SED 암호화, 자동 오프라인 백업(Airgap+), SnapSync 오프사이트 백업 등 다층 방어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는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출발점입니다. 이를 보호하고, 연결하며,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그 진정한 가치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QNAP은 Amiz Cloud를 통해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장비의 원격 통합 관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QTS/QuTS hero 운영체제를 통해 네트워크 가상화 및 AIoT 기능까지 통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토리지 솔루션을 넘어, 전체 IT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형 플랫폼(SaaS+PaaS)으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Jack Yang 부사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QNAP의 가치는 고객의 데이터와 함께 성장합니다. 우리는 하드웨어만이 아닌, 그 위에 쌓이는 모든 것을 함께 고민합니다.”
QNAP은 더 이상 ‘NAS 제조사’가 아니다. AI와 클라우드, 보안과 통합 관리, 그리고 데이터의 삶 전반을 설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움직이고 있다.
By 컴퓨텍스 공동취재단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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