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 연구팀이 공중 비행 후 착지를 하면서 지상 주행이 가능한 모핑 로봇 ATMO를 공개했다. (Caltech)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공중을 날던 로봇이 땅에 내려와 바퀴로 달린다면? 영화 ‘트랜스포머’ 속 오토봇이 변신하며 전투에 돌입하는 장면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 그런 로봇이 현실에 등장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 연구팀이 개발한 ATMO(Aerially Transforming Morphobot)는 비행 드론과 지상 로버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모핑(morphing) 로봇’이다.
ATMO의 구조는 독특하다. 네 개의 프로펠러를 이용해 일반적인 쿼드콥터처럼 비행하다가 착륙할 때는 각 프로펠러가 회전하며 수직으로 접히고, 착지와 동시에 바퀴로 변신해 지상에서 주행한다. 영화 트랜스포머 속 범블비가 스포츠카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듯, ATMO는 하늘과 땅을 넘나들며 변신과 이동을 유기적으로 수행한다.
이 기술은 칼텍의 기존 M4(Multi-Modal Mobility Morphobot) 방식에서 발전한 것이다. M4는 착륙 후 프로펠러를 접어 바퀴로 쓰는 구조였지만 바위, 풀, 울퉁불퉁한 지면 등 착륙 지형의 장애물이 많을 경우 바퀴가 완전히 접히지 않아 정상적인 주행이 어려웠다.
ATMO는 지상 착지 전 4개의 프로펠러를 바퀴 형태로 변경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탑재했다. (Caltech)
ATMO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 변신’을 시도했다. 착지하기 전 비행 중에 프로펠러를 바퀴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단일 중앙 모터로 모든 프로펠러를 동시에 움직이게 한 간결한 기계 구조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행 동역학을 보정하는 고도의 알고리즘이다.
공중에서 각도가 바뀐 프로펠러는 지면에 가까워지며 양력과 반사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를 고려한 실시간 추력 조절 알고리즘이 로봇의 안정적인 착륙을 돕는다. 착륙 후에는 좌우 벨트 구동으로 바퀴를 돌리고 조향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
칼텍의 ATMO는 군사 정찰, 재난 구조, 극지 탐사 등 다양한 분야의 활용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는다. 공중 정찰 후 지상으로 내려가 좁은 통로나 구조물 내부로 진입하는 등 단일 플랫폼으로 공중과 지상을 모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텍의 ATMO. (Caltech)
논문의 제1저자인 이오아니스 만드랄리스(Ioannis Mandralis)는 “변형이 시작되면 전혀 다른 동역학적 상호작용이 나타난다. 제어 시스템은 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로 탄생한 ATMO는 하늘과 땅을 오가는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을 실제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진짜 트랜스포머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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