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공대 연구진이 알루미늄 캔과 바닷물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오토헤럴드 AI)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버려진 알루미늄 캔과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바닷물로 수소를 만든다?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공대 연구진이 ‘쓰레기’를 미래 에너지로 바꾸는 새로운 수소 생산 기술을 공개했다.
MIT의 수소 생산 기술은 버려지는 폐기물과 엄청난 양의 바닷물을 이용해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산업화가 가능한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MIT의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은 수소 1kg을 생산하는 데 탄소 배출량이 1.45kg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수소 생산(11kg CO₂ 배출)보다 적은 양으로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MIT 기술의 핵심은 알루미늄이 물과 반응해 수소를 생성하는 원리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다만 일반적인 알루미늄은 산화막 때문에 쉽게 반응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어 연구진은 갈륨-인듐(Ga-In) 합금을 소량 사용해 알루미늄의 표면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반응성을 높였다.
이 과정을 통해 바닷물과 섞이면 효율적으로 수소가 발생하고 이때 사용한 갈륨-인듐은 다시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다. MIT 박사 졸업생이자 연구의 제1저자인 알리 콤바르기(Aly Kombargi)는 “알루미늄을 일종의 연료처럼 사용하는 개념으로 매우 소량으로도 차량이나 전자기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라고 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응용 가능한 프로토타입도 제작했다. 알루미늄 펠릿과 바닷물을 넣기만 하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소형 반응기를 개발해, 전기 자전거를 수 시간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소형 자동차, 수중 드론에 활용하는 방안도 실험 중이다.
향후 상업화 시나리오도 구체적이다. 재활용 센터에서 확보한 알루미늄을 분쇄하고 처리해 ‘수소 연료 펠릿’ 형태로 운송한 뒤, 바닷물과 현장에서 혼합해 수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폭발 위험이 있는 수소를 직접 운반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해소했다.
반응 후 남는 부산물 ‘부마이트(boehmite)’는 반도체나 산업용 소재로 쓰이는 광물로, 이를 회수해 판매할 경우 수소 생산 단가를 더욱 낮출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의 전체적인 생산 비용이 약 9달러/kg 수준으로, 태양광·풍력 기반 수소 생산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MIT의 시도는 ‘쓰레기에서 에너지로’라는 개념을 실현한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알루미늄 캔을 재활용 또는 재생하거나 쓰레기로 버리는 대신 미래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수소 경제의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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