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3회째 열린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페라리 독립팀 '#83 페라리 499P-AF 코르세'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르망 24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폭우처럼 쏟아진 압박, 피트월에서 오가는 숨막히는 전술, 그리고 24시간 내내 이어진 초박빙 추격전끝에 노란색 '#83 페라리 499P-AF 코르세' 독립 레이싱 스쿼드가 모든 제조사팀을 제치고 마지막 순간 체커기를 받았다.
레이싱 스쿼드는 제조사에서 차량을 구매만 하고 계약이나 지원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팀이다. 사실상 페라리와 무관하다는 것으로 독립 레이싱 스쿼드 팀이 르망을 제패한 건 2005년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프랑스 르망에서 14일, 15일(현지 시간) 열린 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 '르망 24시(24h Le Mans)' 93번째 대회에서 로버트 쿠비차, 예페이 예, 필립 핸슨이 이끄는 '#83 AF 코르세 팀' 무려 8개 제조사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스포츠카 레이싱 역사상 다시 없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는 단연 하이퍼카 클래스였다.
노란색 페라리 #83은 레이스 초반부터 맹렬하게 추격에 나섰고 곧장 경쟁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상대는 다름 아닌 페라리팀과 포르쉐 펜스케 모터 스포츠로 5361마일(8629.5km)을 돌며 맞붙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51 페라리의 스핀 아웃이다. 드라이버 알레산드로 피에르 구이디가 피트 진입 중 차량을 미끄러뜨리며 리드권을 상실했고, 결국 쿠비차가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리드를 움켜쥐었다. 마지막 순간 체커기를 받아들인 그는 폴란드인 최초의 르망 종합 우승자가 되었고, 예페이 예는 중국인 최초 우승자, 핸슨은 영국에 46번째 우승을 안긴 드라이버로 이름을 남겼다.
#6 포르쉐 펜스케는 완벽한 피트 전략과 삼연속 스틴트를 마친 맷 캠벨의 괴물 같은 주행으로 우승에 바짝 다가섰지만, 결승선에 닿았을 때 시계는 14초 차이를 가리켰다. 아슬아슬하게 놓친 1위였지만, 프랑스인 케빈 에스트르가 자신의 홈 팬 앞에서 펼친 질주는 경기장을 전율시켰다.
지난해 우승팀 #51 페라리는 마지막 4시간 동안 잇단 실수와 기계적 문제에 휘청였다. "타이어를 태워서라도 밀어붙여라!"는 무전이 내려졌고, 결국 형제차 #50을 넘으며 3위를 확보하는 집념을 보여줬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도 한때 포디움을 노릴 뻔했지만, 새벽녘 휠 너트 파손으로 17분간 수리 후 16위로 추락했고, 폴을 잡았던 조타 캐딜락 #12는 타이어 온도 유지에 실패하며 5위에 그쳤다.
인터 유로폴 #43 팀은 LMP2 클래스에서 전년도 우승의 기세를 이어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특히 마지막 32분, 닉 옐롤리가 피트 속도 위반으로 드라이브 스루 패널티를 받고도 불과 15분 만에 #48 파니스 레이싱을 재추월하며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퍼플 머신’ AO by TF #199는 LMP2 Pro/AM 클래스 우승까지 일궈내며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고, 불운한 IDEC 스포츠 #28은 파손된 휠 너트로 그라블 트랩에 처박히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 밖에 #92 맨테이 퍼스트폼 포르쉐는 클래스 전 구간을 리드하며 이견 없는 승리를 가져갔다. 라이언 하드윅, 리카르도 페라, 리차드 리츠. 그 이름은 GT 역사 속에 남게 되었다. 2위는 #21 비스타 AF 코르세 페라리, 3위는 오후 동안 불꽃 튀는 접전을 펼친 #81 TF 스포츠 콜벳. 한편, #59 맥라렌 720S는 마지막 시간에 멈추며 안타깝게 완주에 실패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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