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소유자 상당수가 감전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4세 미만 젊은층의 경우 절반가량이 세차 중 감전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었다. (영국 오토글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 세차하다 감전될까 두려워서 자동 세차만 한다". 전기차를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됐지만 적지 않은 운전자들이 "전기차를 세차하다 감전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오토글림(Autoglym)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며 응답자의 21%가 세차 중 감전 위험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이런 우려가 젊은 층 일수록 우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전기차 안전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설문에서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운전자는 46%,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운전자 중 40%가 감전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고령 운전자는 감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단 8%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우려에도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이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폭우가 내리고 고압세척기를 사용하는 세차 상황까지 모두 고려해 안전하게 설계돼 있으며 고전압 배터리, 구동 모터, 인버터 등 주요 부품은 모두 이중 절연 및 방수 차폐 처리를 하고 있어 대부분 IP67 이상의 방수 등급을 충족시키고 있다.
IP67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정한 전자기기 방진·방수 성능 등급 가운데 전기차의 배터리 하우징, 커넥터, 충전 포트 커버, 전자 제어장치 등 주요 부품이 먼지와 빗물, 일시적 침수로부터 완벽히 보호되도록 설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까다로운 규제에 대응할 뿐 아니라 극한 조건의 수중 테스트를 통과, 세차 중 감전은 전혀 근거가 없는 공포일 뿐이다. 다만 모든 상황에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 세차 시 반드시 유의해야 할 부위는 충전 포트다. 충전 포트는 전력 공급이 이뤄지는 민감한 연결 지점으로 세차 중 직접 물을 뿌리거나 고압수로 세척하는 것은 금물이다.
충전 포트 내부 접촉부에 물이 유입되면 부식, 접촉 불량, 충전 오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충전 중에는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세차 전 충전 케이블을 반드시 분리하고, 충전구 커버를 닫은 상태에서 세척하고 포트 내부는 마른 천으로 닦는 정도로 관리해야 한다.
여름철 장마와 폭우가 빈번한 시기에는 전기차 관리에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폭우나 물웅덩이를 지나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침수되면 고전압 시스템 손상과 함께 치명적인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침수된 도로 주행 및 주차를 피하고 충전 중에도 빗물 유입에 주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충전은 가급적 지붕이 있는 곳에서 하고 비가 내릴 때 야외 충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침수시에는 내연기관과 마찬가지로 절대 시동을 걸지 말고 제조사나 보험사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최근에는 전기차 침수 시 고전압 시스템 보호장치가 작동해 전원을 차단하는 구조가 탑재되기는 했지만 완전한 보호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안전하게 설계돼 있어 일상적인 비나 세차 시 감전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충전 포트 세척이나 폭우 등 극단적 기상상황에서는 기본적인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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