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도심과 푸르른 자연이 어우러진 구마모토. 오랜 시간 이어진 전통이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청정 지역에서 자란 특산물과 정성 가득한 공예품의 천국, 그리고 유명 애니메이션 〈원피스〉작가의 고향인 이곳. 구마모토다운 느낌의 여행지 4곳을 담았다.

손수 빚은 듯한
스이젠지 조주엔
구마모토의 대표 정원, 스이젠지 조주엔.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가 지정 명승지다. 본래 스이젠지 절이 있던 곳이라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총면적은 73,000㎡로 꽤 큰 규모를 갖추고 있다. 전체 조경은 잉어들이 힘차게 붓질하듯 헤엄치는 중앙 연못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연못을 따라 산책하며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곱디고운 말차 가루를 자분자분 쌓아 놓은 듯한 초록빛 동산 중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게 있는 언덕은 ‘후지산’을 모티브로 제작했다고. 언덕 사이사이 여유를 두고서 심은 수목들은 벚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등으로 다양해 계절에 따라 다른 아름다움도 선사한다.

입구 바로 근처에는 찻집인 고킨덴주노마가 있는데, 스이젠지 조주엔의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하며 전통 차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과 메뉴는 단 2가지. 바삭한 쌀 웨이퍼에 모과 잼을 바른 카세이타(Kaseita)와 달걀로 만든 수란 모양의 화과자 이자요이(Izayoi)중 택하면 된다.
스이젠지 조주엔 입구 주변에서는 기념품 가게와 식당, 기모노 대여점 등이 있어 정원을 둘러보기 전후로 구경하거나 간단히 요기를 때우기 좋다.
루피가 반기는
구마모토현청
구마모토에 온 김에 역사 음식, 여행지 등등 모든 걸 알아보고 싶을 때 향해 보면 좋을 곳. 한국어와 영어로 준비된 다양한 종류의 가이드북과 인쇄물이 비치되어 있어 읽거나 가져갈 수 있다.

현청 바로 앞 정문 은행나무길에는 애니메이션〈원피스〉의 주인공, 루피 동상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구마모토가 고향인 〈원피스〉 작가 오다 에이치로와 구마모토가 협업해 만든 동상이다.

구마모토 대지진 이후 피해 지역의 부흥을 돕기 위해 진행한 「ONE PIECE 구마모토 부흥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이 밖에도 구마모토현 내에는 곳곳에 원피스의 등장인물과 동물의 동상이 설치돼 있다).

〈원피스〉를 좋아한다면 놓칠 수 없는 관련 기념품과 과자는 현청 건물 지하 1층 로손(Lawson)편의점에서 판매한다. 한입에 먹기 좋은 화과자 세트와 쿠키 등이 있다.
한편 구마모토현청 근처에는 정통 구마모토 라멘을 맛볼 수 있는 아지센라멘 본점과 스이젠지 조주엔도 있어 한 번에 코스로 들르기 좋다.
구마모토 기념품점
구마모토현 물산관
구마모토에서 난 농산물, 유명한 특산품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가게다. 구마모토는 아소산의 청정 자연과 맑은 물을 바탕으로 귤과 연근 같은 다양한 농산물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그러한 원물을 바탕으로 만든 식품들을 판매한다.

구마모토는 갖가지 수공예품으로도 유명한데, 여기서 믿을 만한 물건들을 찾을 수 있다. 약한 강철에 단단한 강철을 넣어 만든 칼 ‘가와시리’, 철판의 오목한 홈에 순금과 순은을 작은 망치로 박아 넣는 ‘히고상감’ 공예품, 실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으로 만드는 전통 공 ‘히고테마리’등 구마모토의 유명 공예품은 다 갖췄다

이 밖에도 과자, 식품, 주류, 도자기, 계절 채소와 과일 등 원하는 상품을 종류별로 만날 수 있을 것. 무려 2,500종 이상의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가게 위치도 구마모토성과 도심 사이에 있어 접근하기도 편리한 편이다.
달콤한 휴식
마루이와
구마모토 시내의 카미토리 아케이드에 있는 찻집. 1897년 창업해 현재까지 구마모토 식재료를 사용한 일본식 디저트를 선보이는 화과자 점이다.

유명한 메뉴는 도라야키 같이 생겼지만 도라야키는 아닌 ‘안산도라’와 ‘연근차’. 안산도라는 수플레와 찰보리빵 사이 식감의 디저트인데, 반죽에 연근 가루를 더해 특유의 쫄깃하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다.
여기에 구마모토에서 정성 들여 키워 만든 연근 차를 곁들여 먹으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의 끝판왕이 다가온다. 정갈하고 간소하지만, 입안 가득 충만하게 행복해지는 맛이다.

내부 곳곳에는 일본의 전통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어 보는 재미도 더해 준다. 특히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숨겨진 다실이 나오는데 다다미 위에 올라앉아 다과와 다도를 즐길 수 있다.

구마모토의 유명한 아소 밀크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제철별로 맛볼 수 있는 빙수 메뉴들도 이 가게에서 사랑받는 메뉴들이라고. 차의 경우, 맛있었다면 찻잎을 사갈 수 있도록 카운터 옆에 상품 공간도 마련해 뒀다.
글·사진 남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