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15%로 확정되면서, 한국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품질·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모습이다. (출처:현대자동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될 예정이던 고율의 미국 관세가 대폭 낮아지면서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통령실은 31일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조정됐다”며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도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는 상호 관세율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수출 기반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보다 먼저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산 자동차와 동일한 15% 관세에 합의하면서 우려했던 한·일 신차간 ‘가격 역전’ 문제가 사실상 해소됐기 때문이다.
긴박하게 진행된 협상 과정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을 직접 방문해 협상을 측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의 행보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과 의지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해주신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현대차·기아는 앞으로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 타결로 자동차 업계가 수출 경쟁력을 회복할 기회를 맞은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세 인하라는 외적 호재에만 기대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자구 노력을 병행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노력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 제고, 친환경차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등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업계는 이번 관세 인하 효과를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내실 경영과 현지화 전략으로 연결시킬 수 있어야만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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