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리면 말이죠. 어떤 제품의 리뷰를 작성할 때, 벤치마크부터 돌려서 그 결과를 정리해 결론을 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반대로 벤치마크를 하기 전에 결론부터 미리 내리고 시작했지요. 그게 말이 되냐고요? 됩니다. 제조사에서 전해 준 리뷰어 가이드를 보던가, 상품 정보에 나온 스펙을 참고하던가, 다른 사이트에서 먼저 진행한 벤치마크를 둘러보던가 하는 식으로 예습을 먼저 하면 결론이 뻔히 나오거든요. 벤치마크는 그 후에 해서 데이터에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가고요. 그래야 결과값이 이상하다 싶으면 드라이버나 삭제나 포맷이라도 하고 다시 시도하던가, 아니면 관계자에게 물어보기라도 하지요.  

그래서 이번에 새로 나온 에이서 PREDATOR 라데온 RX 9070 XT BiFrost OC D6 16GB https://gigglehd.com/gg/17755930 그래픽카드를 벤치마크하면서, 예전에 진행했던 AMD 라데온 RX 9070 시리즈 https://gigglehd.com/gg/17169697 벤치마크를 다시 꺼내게 됐는데요. 막연하게 라데온 RX 9070 XT의 가성비가 더 좋았다고 결론을 내렸었다고 되새기며 테스트를 새로 하고 있으니, 예전에 진행했던 것과는 어째 좀 느낌이 많이 다르다 싶더라고요. 철저하게 숫자를 가지고 판단하는 벤치마크에서 느낌이 다르다는 게 무슨 소리냐고요? 라데온 RX 9070 XT가 예전에 테스트한 것보다 성능이 더 잘 나왔다는 소리입니다. 

"기글하드웨어 운영자 저 인간이 전부터 AMD에게 편파적이더니 이젠 벤치마크까지 주작하려고 밑밥을 깔고 있네" 같은 심한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결과가 이게 맞나 싶어서 많이 찾아봤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검색을 하다보면 항상 그 답은 꼭 기글하드웨어에 올라온 뉴스에서 나오더라고요. 올해 7월 3일에 올라온 글입니다. [라데온 RX 9070 XT, 최신 드라이버에서 성능이 9% 향상] https://gigglehd.com/gg/17647554 드라이버 업데이트로 성능이 꽤 올랐다는 소리죠. '아 이번에도 내가 벤치마크한 게 잘못된 건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뒤이어 이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왔습니다. '또 성장형 라데온이야?'

하지만 이번의 '성장형 라데온'은 과거의 그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예전에 저 표현은 '첫 인상은 별로였는데 갈수록 나아져서 쓸만해 졌더라'에 가까워졌다면, 지금의 성장형 라데온은 '처음 나왔을 때도 좋았는데, 지금은 더 나아졌네' 쪽이거든요. 그래서 라데온 RX 9070 XT의 평가도 다시 해야 할 판입니다. '지포스 RTX 5070 Ti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그래픽카드'인 건 맞지만요. 이젠 그걸로 모잘라 '지포스 RTX 5070 Ti보다 성능도 좋고 가격도 싼 그래픽카드'라고 해야 할 판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잘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드라이버 업데이트 후에 퇴보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성장이 낫겠죠.

저 당연한 말을 새삼스럽게 왜 하냐면, 요새 지포스 지포스 드라이버가 성능이 오락가락하고 안정성이 별로라는 걸 이번에 다시 체감해서 하는 소립니다. 최신 버전이 무조건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최신 버전으로 오면서 더러는 성능이 오르고, 어떤 게임은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몇몇 게임은 지포스 RTX 5070 Ti 출시 당시의 버전에선 잘 작동했는데 최신 버전에선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포르자 호라이즌 5는 계속해서 충돌을 일으켰고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1은 여전히 꽤 긴 시간을 잡아먹는 초기 쉐이더 설치 과정에서 가끔씩 튕기더라고요. 드라이버만 최신으로 바꿨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이 테스트를 어떤 조건에서 진행했느냐면, 지포스 RTX 5070 Ti와 라데온 RX 9070 XT 모두 출시 초기 내지는 리뷰어용으로 제공받았던 버전과 2025년 7월 말 기준 최신 버전의 드라이버를 써서 비교했습니다. 앞에서 라데온 RX 9070 XT가 지포스 RTX 5070 Ti를 넘어섰다고 했지만, 라데온도 최신 버전 드라이버라고 해도 무조건 성능이 올랐던 것은 아닙니다. 변화가 없거나 오차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될 정도로 작지만 성능이 줄어든 경우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라데온 RX 9070 XT가 최신 버전의 드라이버에서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었기에,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그래픽카드라 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 환경

드라이버 버전별 성능 변화 요약

드라이버를 바꿨더니 성능도 바뀌었다라는 내용을 다루는 글이니, 드라이버 교체에 따른 성능 변화만 요약해서 먼저 보여드립니다.

지포스 RTX 5070 Ti의 드라이버는 2025년 2월 27일에 출시된 572.6과 2025년 7월 22일에 출시된 577.0을 비교했습니다.

라데온 RX 9070 XT의 드라이버는 2025년 4월 15일에 출시된 24.30.31과 2025년 7월 1일에 출시된 25.6.3를 비교했습니다.

1920x1080

2560x2440

또 성장했구나, 라데온

라데온은 예전부터 꾸준한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제공해, 계속해서 성능이 발전하는 그래픽카드라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그건 최신 세대인 라데온 RX 9000 시리즈에 와서도 변함이 없는데요. 라데온 RX 9070 XT의 경우 지포스 RTX 5070 Ti와 비교해서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제공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었으며, 최신 버전의 드라버에서는 그 성능이 더욱 올라 이제는 가격이나 다른 요소를 붙일 필요 없이 순수하게 성능만으로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작권자(c) 기글하드웨어(https://gigglehd.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글하드웨어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