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학 (오디오 평론가)
네, 안녕하십니까? 오디오평론가 이종학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여러분들이 아마 그렇게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일 것 같은데, Klinger Favre, 프랑스 회사 스피커거든요? Studio 17UT 이 제품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HIFICLUB 대표 한창원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창원 (HIFICLUB 대표)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날씨가 무척 더운 와중에 요즘 제가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네요.
이종학: 정말 오랜만에 저를 초대해 주셔서 와보니까 또 1인용 테이블을 준비해주셔서 얘기할 때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자료 보기도 편하고요. 마치 시사 대담 프로에 나온 듯한 그런 느낌도 듭니다.
제가 이 제품은 수입원 시청실에서도 여러 번 들어봤고, 상급 모델들은 혼(Horn)타입이거든요? 한 대표님은 혼타입은 그렇게 썩 좋아하시지 않으시죠?
한창원: 왜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피커 중에 하나가 Avantgarde인데요.
이종학: 아 그러시구나. 혼 타입 스피커에는 별로 관심 없으신 줄 알았어요.
한창원: 아니죠. 저희 청담동 시청실에도 Avantgarde Trio Anniversary 버전이 거의 7년 동안 있었어요. 그 제품은 판매용이 아니라 메인 스피커로도 썼었고.
이종학: 그렇죠 제가 시청실 갈 때마다 봤으니까.
한창원: 사실 그 혼 트위터 쪽은 그 혼만이 갖는 음의 에너지가 굉장히 좋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개인적으로 또 혼을 되게 좋아하고.
이종학: 아 그러시구나. 저도 JBL, Klipsch, Altec 이런 미국식 스타일의 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저하고는 취향 차이가 있죠?
그래서 혼 스피커라고 하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데, 사실 Klinger Favre라는 브랜드는 '세상에 이런 브랜드가 있었나?' 이렇게 생각했어요. 처음엔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저도 오디오쇼 많이 다니고 리서치 많이 하는 편인데 제 안테나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였거든요?
한창원: 그래서 저도 수입원한테 들은 얘기인데요, 이게 프랑스 스피커잖아요? 근데 이걸 공식적으로 수입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답니다. 나머지는 지금 프랑스 자국 내에서만 팔고 한국 이외의 국가는 직접 본사에서 직판을 하는. 그러니까 이 제작자가 자기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고 그런 의지가 조금 부족한,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스피커 개발자로서의 능력은 대단하지만 마케팅 능력 마인드는 조금 떨어질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그렇게 유추가 됩니다.
이종학: 사실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직원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일정하게 시장만 확보되면 굳이 그렇게 다른 데까지 늘려서 직원 고용하고 할 생각들을 안 하거든요.
한창원: 그렇죠 아무래도 또 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른 또 반대급부도 있는 거고.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사운드 퀄리티 쪽이 왜냐하면 규모가 커지고, 모델이 다양해지고 생산량이 늘어나고 하면 아무래도 좀 대중화가 되면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케이스가 많으니까.
이종학: 제가 어떤 브랜드를 새로 접하게 되면 이 회사가 어디에 있는가 그걸 많이 찾아보는데, 여기는 프랑스하고 독일 접경지역의 작은 마을이더라고요. 한 2만 명 정도 살고 있는 곳이요. 그래서 수입원도 물어 물어서 겨우 거기를 찾아갔대요. 그래서 '내가 당신 스피커를 수입하고 싶으니까 허락해달라' 그럴 때 깜짝 놀랐대요. '아니 어떻게 우리를 알고 왔냐?'
한창원: 참 신기해요. 그걸 또 찾아서 가져왔다는 게. 소곰(Sogom)이 이 스피커 수입사잖아요? Oladra도 소곰에서 수입하는 거고 Rockna도 소곰에서 수입을 하는 거고 Riviera Audio도 그렇고 Klinger Favre도 그렇고. 소곰에서 수입하는 제품을 저희가 리뷰도 많이 하고 이벤트도 하고 하는데
이게 소곰 수입사랑의 관계보다는 거기서 수입하는 제품들이 정말 '알짜배기' 제품들. 리뷰도 리뷰지만 저희 쪽에서 이벤트를 하고 프로모션을 하고 이런 부분을 할 때 제 기준으로 음질 기준을 뭐랄까요, 굉장히 타이트하게 가져가거든요? 제 마음에 안 들면 절대로 진행을 하지 않는.
왜냐면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 제품을 좋다고 한다는 얘기는 제가 거짓말을 해야 된다는 부분이니까 뭐 굳이 그렇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기 때문에. 근데 아무튼 최근 들어서 계속 소곰 제품을 리뷰하는 이유가 일단은 소곰에서 수입하는 브랜드가 메이저급은 없어요. 근데 이 마이너급 브랜드에서 숨은 보석을 찾는 느낌이랄까? 그런 재미가 있어요.
지금 The Oladra도 뮤직서버로는 거의 독보적인 퀄리티를 갖고 있고 최근에 제가 푹 빠져있는 이 Rockna R2R 래더 DAC도 그렇고 그리고 이 Riviera Audio 진공관 하이브리드 앰프 이 앰프도 대단하고
그리고 사실은 이 스피커 얘기를 여러번 들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너무 일반적이지 않아서, 그리고 이 스탠드 높이부터 시작해서 이게 지금 흔들리거든요? 그리고 여기다가 이렇게 볼 베어링을 넣어서 스피커를 흔들리게 만들고.
한창원: 스피커 디자인도 그렇고 일단은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 제 마음에 쏙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큰 관심을 안 가지고 있었는데, 소곰에서 리뷰를 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와서 스피커가 저희 시청실에 왔는데 저는 스피커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죠.
가격에 대한 정보도 없고, 겉보기에 6~7천만 원 정도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1억까지는 안 가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소리를 들어봤는데 예상대로라고 해야 되나? 소리가 너무 좋은 거예요. 왜냐하면 소리에 자신이 없다면 이렇게 유니크한 디자인을 고집 안했겠죠. 제작자의 고집이랄까? 이 사람만의 정신세계? 철학을 엿볼 수 있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스피커 소리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이것도 보나마나 '가격도 8천만원이네 1억이네 막 이런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했는데 실제 가격을 보니까 3천만원대. 근데 그때부터 가격을 듣는 순간 갑자기 불호에서 급호로 바뀌는거죠. 3천만원대에서 이 정도의 소리가 나온다고? 그 이후로 저를 여러번 놀래키는 그런 경험을 하게 해준 스피커다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이종학: 저는 사실 이 제품보다는 상급기 Sutdio20하고 30을 들어봤었는데 그건 완전 혼타입이기 때문에, 혼타입 스피커들은 대개 소규모 회사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프랑스의 작은 곳에서 그냥 몇 명이서 뚱땅뚱땅 혼 스피커 만드는 데구나' 정도만 알았는데 이번에 사실 리뷰 때문에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니까 창업자이면서 메인 디자이너인 Jean-Jacques Bacquet라는 분이 사실 어마어마한 분이더라고요. 그리고 이 회사가 프랑스에서 50년 동안 활동하면서 쌓은 성과가 이게 보통이 아니에요.
한창원: 아, 이 회사가 50년 된 회사에요?
이종학: 네 50년 넘었어요.
한창원: 꽤 오래됐네요?
이종학: 그렇죠. 그래서 야, 뭐 이런 회사가 다 있어? 그러니까 이 회사가 이미 다 팔 때 다 있고, 만들면 다 수비가 되니까 '뭐 굳이 내가 외국에 수출을 해야 되나?' 뭐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있는데?' 그랬던 거예요.
한창원: 아 그러니까 50년이나 됐는데도 잘 안 알려졌다는 얘기는 제작자가 진짜로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싶은 그런 욕심이 그냥 없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추측을 할 수가 있겠네요.
이종학: 그리고 또 하나는 사실 여기서 메인으로 추적한 시장이 홈 오디오 시장이 아니라 극장, 콘서트홀, 스튜디오 이런 쪽이었기 때문에 사실 일반 하이파이용으로 우리가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했던 게 2020년 정도
그래서 제가 '왜 이제와서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할까?' 생각해 봤더니 따님이 회사에 들어와서 회사를 적극적으로 뭔가 바꾸자 그렇게 해서 시청실도 꾸미고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따님이 사장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하고 연결이 된 거죠. 그러니까 그전까지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던 회사인 거예요.
한창원: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일종의 공방식으로 그냥 주문이 들어오면 거기에 맞게 제작하는 거 같아요. 이 회사가 보니까 앰프도 개발하더라고요. 개발하는 제품들을 보면 스피커, 앰프, 액세서리 여러 종류가 있더라고요.
이종학: 그리고 또 이 회사 규모가 작다고도 볼 수가 없는 게 그동안 납품한 콘서트홀만 봐도 파리라든가 리옹이라든가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같은 큰 공간에다가 이것들을 수십 대씩 납품을 했으니까 사실 규모 면에서도 작다고 볼 수가 없거든요?
한창원: 그렇네요 단지 그냥 우리나라 시장에 덜 알려졌고 세계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본격적인 마케팅을 안 했다 뿐이지 회사의 업력 부분은 굉장한 회사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이종학: 그리고 또 하나 재밌는 점은 이 회사가 프랑스와 독일 접경지역에 있기 때문에 프랑스와 독일에 모두 영업을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회사 이름이 보면 프랑스어가 아니라 독일어로 되어 있잖아요?
한창원: 그러니까요.
이종학:그래서 저는 당연히 독일 회사인 줄 알았어요. 근데 알고봤더니 프랑스 회사더라고요.
한창원: 그러면 Klinger Favre가 무슨 뜻이죠?
이종학: Klinger라는 것이 독일어로 사운드 그리고 Favre는 손으로 조작하다 그러니까 명인, 장인, 음을 다루는 사람 쉽게 말해서 이태리어로 Sonus Faber 그런 느낌으로 보시면 돼요.
한창원: 그러니까 '음의 명인' 그런 식일 수 있겠네요.
이종학: 그러면 우선 제가 조사한 자료를 설명하기 전에 한 곡 듣고 또 시작을 하시죠.
음악감상1. Sarah Vaughan -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
이종학: 이게 파블로 레이블에서 제작한 70년대 말 녹음이거든요? 그 당시에 녹음의 컨셉이 스튜디오에서 여러 번 컷, 컷 해가지고 완벽한 걸 추가하기보다는 녹음을 딱 시작해서, 스튜디오 라이브 같은 느낌으로 녹음 했어요. 그래서 당시에 명인들이 모여서 놀듯이 하는 그런 연주인데, 이 스피커가 혼타입은 아니지만 혼타입 느낌의 소리가 나오는 게 재미있고 저한테는 그렇게 들렸어요.
그리고 이 구조를 봐도 혼스피커에서 착상을 한 인클로저 디자인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재미있게 나왔고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트위터도 아주 독특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저는 재즈 특히 모던 재즈나 이런 식의 재즈장르에 발군이지 않나 그렇게 들리네요.
한창원: 이 스피커가 혼 타입은 아니지만 지금 보면 트위터 주변에 이게 순동을 깎아서 만든, 이게 웨이브 가드라고 그러죠? 웨이브 가드가 깎여있는 구조 자체가 작은 혼이다 얘기해도 무방하죠.
아무래도 웨이브 가드를 저렇게 해놨다는 얘기는 결국에는 고역의 확산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겠죠. 제조사에서는 웨이브가드를 통해서 고역 확산이 잘 되기 때문에 클링거 파브르 스피커는 스위트 스팟이 굉장히 넓다. 방 안에 여기저기 어딜 가도 이 스피커는 지향성에 그렇게 영향받지 않는 그런 스피커라 할 수 있겠고 말씀하신 것처럼 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세미혼 타입의 트위터를 갖고 있다' 이렇게 얘기해도 되겠죠.
이종학: 영어로는 Horn-like 하다 그렇게 이야기 하잖아요? 그래서 인클로저도 보면 조금 움푹 파여 있어가지고 이게 약간의 세미혼 비슷하게 전대역을 팠다는 부분이 이렇게 파고 들어간 게 약간 혼의 느낌을 좀 주게 했나봅니다.
한창원: 그렇네요. 웨이브가드를 채용하고 있는 스피커 회사들이 많은데 이 제품은 보면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각을 줘서 깎은 걸로 봐서는 이게 다 음질적인 튜닝으로 약간의 혼의 느낌을 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죠.
이종학: 그리고 또 이렇게 디자인 할 수밖에 없는 게 이게 원래 극장용으로 납품되던 거니까 감도도 높아야 되고 또 직진성이나 전달력이 상당히 좋아야 되잖아요? 그래서 이런 형태를 취하지 않았나 싶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혼 스타일의 스피커에서 재생하는 재즈를 되게 좋아하는데 저한테는 이 스피커가 아주 재즈 장르는 거의 발군의 느낌이 나는 소리다 그렇게 다가옵니다. 대표님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한창원: 글쎄요 사실 이 음악은 저는 오늘 처음 듣는 음악인데 음의 촉감이라고 그래야 될까? 아주 묘한 촉감을 만들어냅니다. 일단은 피아노가 굉장히 가벼운 터치로 음악을 시작하고 그러면서 Sarah Vaughan의 목소리의 폭신한 음색. 이 부분도 촉감이겠죠. 그냥 일반적인 스피커에서 들었었던 그 느낌하고는 뭔가 굉장히 다른 촉감이 느껴진다고 그래야 될까요? 감싸어루만져주는 느낌이랄까? 그런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고요.
그리고 중반부부터 일렉 기타가 나와요. 일렉 재즈 기타가 나오는데 그 재즈 기타도 굉장히 몽글몽글한 느낌이납니다. 굉장히 좀 독특하게 표현되는 느낌? 그리고 아주 가벼운 터치로 연주되는 콘트라 베이스? 그래서 전체적으로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그 안에 아주 뜨거운 열기를 담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요. 그러면서 그냥 그렇게 빠른 박자도 아니고 막 리듬의 변화가 다양한 것도 아닌데 그냥 그 가벼운 리듬에 절로 그냥 내 몸을 맡기게 되는 그런 리듬감 그러면서 '와, 이 스피커가 진짜 음악적으로 튜닝이 기가 막히게 된 스피커구나' 느꼈어요.
그러니까 진짜예요. 이런 촉감을 내주는 스피커 다른 게 뭐가 있었지? 그러니까 이거는 이따가 트위터 얘기를 좀 해야 되지만 이 트위터의 역할 그리고 지금 보면 위아래 있는 우퍼부에도 가운데에 볼록 뭐가 튀어나온 게 있거든요? 여기서 만들어내는 이 스피커만의 갖고 있는 고유한 촉감 이런 느낌은 굉장히 독특하지 않나 굉장히 새롭지 않나 그렇게 들었습니다.
이종학: 저는 사실 제가 되게 좋아하는 곡이라 우선은 한 대표님이 어떻게 반응을 할까 궁금해서 제가 물어봤던 거고 저는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가 Sarah Vaughan이라는 가수가 사실 가수가 노래를 할 때 저는 여러 가지 표현을 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때로는 속삭이고 때로는 아주 아름다운 고역으로 뽑다가도 중지역에서 또 대포 쏘듯이 한번 터뜨리고 하는 레인지가 아주 버라이어티한 스케일이 굉장히 커요.
한창원: 진짜 레인지가 굉장히 넓은 가수죠.
이종학: Sarah Vaughan이 이때 거의 완숙의 경지로 노래를 불러주기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 '와,노래를 이렇게 하는 거구나' 이렇게 느꼈죠. 제가 이 노래를 한 30년 전에 처음 들었거든요? 그때 '와, 이래서 거장이구나!' 느꼈었는데 그걸 여기서도 또 새롭게 표현을 해주시는 한 대표님 표현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문학적으로 표현을 또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이종학: 제가 잠깐 언급했지만 Jean-Jacques Bacquet이라는 분은 프랑스 내에서는 되게 유명한 인물이고 사실 2010년도에 The Speaker Wizard 라는 다큐멘터리가 나오거든요? Alain Le Kim이라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우연히 Jean-Jacques Bacquet를 알게 돼가지고 이 사람이 하는 일이 재밌다 보니까 끝도 없이 새로운 부품을 찾고 소재를 찾고 이걸 조합해서 새로운 소리를 블렌딩하고 그런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너무 재밌는 거예요. 마치 연금술사처럼 보이니까요.
이종학: 그래서 외지에서는 탬버린맨이라는 용어를 쓰더라고요. 그게 어떤 영감, 원천을 주는 것들 그러니까 이 사람은 평생 자신한테 탬버린맨이 되는 여러 가지 것들을 평생 찾아온 거죠. 그래서 그걸로 스피커도 만들고 또 앰프도 만들고 케이블도 만들고 그래서 이 회사랑 이 사람을 소개한 다큐멘터리가 그 당시에 꽤 반향을 불러일으킨 모양이에요. 그래서 아마 불어권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그런 분이고 그런 것들이 전파되면서 또 한국에서도 소개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Klinger Favre 같은 음향 철학을 좋아하는데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Measurement든가 계측 같은 것을 철저히 하고 특히 이 회사는 아날로그도 계측을 하고 디지털도 계측을 하고 철저하게 다 계측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사람의 귀, 거기서 나오는 소리를 복합적으로 판단하고 음악성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의 귀라고 합니다.
한창원: 그렇죠. 거의 모든 하이엔드 회사의 조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이엔드 오디오를 하려면 결국에 중요한 거는 사람의 귀로 듣고 아름다운 음을 제대로 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이종학: 사실 이와 연관지어서 말씀드리면 지나치게 엔지니어링이나 그런 계측 위주로 막 스펙들을 무장해서 나온 제품들을 가끔 접하잖아요? 근데 저희는 그런 제품 별로 관심이 없잖아요. 들어보면 이게 '이 친구가 음악을 알려면 멀었다' 그런 생각이 먼저 드니까 우리가 처음 접한 이 스피커지만 우리의 마음을 끄는 건 아무래도 이 사람의 내공이라든가 음악성이라는 부분이겠죠.
그래서 음향 철학이 당연히 이 회사는 회사의 폴리쉬로 갖춰져 있고 또 하나는 제품 철학인데 당연히 이 회사는 극장이나 그런 험한 환경에서 납품을 하기 때문에 내구성을 최우선으로 쳐요. 그러다 보니까 부품이라든가 소재라든가 그런 것들 이 일정한 그레이드가 아니면 취급을 안 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는 코스트 불문하고 무조건 자기들이 투자를 한다. 만약에 여기서 타협을 하게 되면 그게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니까 그래서 제품 철학은 아주 확실합니다 '내구성'.
한창원: 사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실망하는 제품들이 꽤 있잖아요? 그래서 유닛도 보면 시각적인 미적인 디자인을 추구한 것보다는 철저히 기능, 유닛은 내구성이 있어야 되고 계속 진동을 해야 되는 부분이니까 그런 부분을 고려한 디자인이지 외관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 그렇게 한 디자인은 아닌 것 같아요.
이종학: 그러면 Klinger Favre의 역사를 간단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되니까 1975년에 창업했고요 1980년대부터 스튜디오와 극장, 그다음에 공연장 그런 데 많이 납품을 했는데 특히 Arte TV라고 예술 전문 방송하는 유럽에서 되게 유명한 데죠? 거기 스튜디오에도 납품을 했고.
한창원: 아, 그 클래식 전문 채널에요?
이종학: 그래서 유럽 가시면 그 채널 많이 보잖아요? 계속 공연장 공연 실황 중계를 해주는 채널이요.
한창원: 요새는 유튜브로도 많이 나오고 있죠?
이종학: 그렇죠. 거기가 녹음하는 스튜디오에 이런 스튜디오 제품을 스피커를 납품했고 또 Comédie-Française라고 되게 유명한 공연장인데 예술의 전당쯤으로 생각하시면 되는데 거기다가도 제품을 납품을 했고 스튜디오에도 되게 많이 납품을 해서 1990년대 같은 경우에는 80년대, 90년대 그때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음반의 절반 정도가 바로 이 Klinger Favre의 D 시리즈 스피커를 사용했다 그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한창원: 그러니까 이 회사가 프랑스 내에서는 굉장히 특히 프로쪽 스튜디오나 콘서트홀 이런 쪽으로는 굉장한 인지도를 갖고 있었던 회사다는걸 알 수 있겠네요.
이종학: 그 이후 2014년, 2015년 그 전부터 울트라 트위터도 만들고 그리고 또 앰프도 만들고 케이블도 만들고 하면서 점차 회사가 확장되면서 2018년 경에 자기 회사 내에 본격적으로 손님이 찾아오면 소리를 들 수 있게 아주 멋진 청취 환경도 만들고 국제적인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 처음 시작을 한 거니까.
한창원: 그러면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진출을 한 거는 2018년 부터. 그러니까 10년이 채 안 됐다 그렇게 볼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리가 이 브랜드를 잘 모르고 있었고 어떻게 보면 처음 접하는 브랜드인데 '어떻게 완성도 높은 하이엔드 사운드를 내지?' 그랬더니 그 역사적인 배경이 이 스피커 음질의 실력을 대변해준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네요.
이종학: 하긴 중간에 Covid도 있고 했으니까 더 알려지는데 딜레이가 됐겠죠. 그런 게 없었으면 더 일찍 더 알려졌을 텐데.
현재 제품군을 보니까 D 시리즈하고 Studio 시리즈가 있거든요. D 시리즈는 북셀프 타입으로 스튜디오에에서 니어필드 리스닝 쪽으로 사용되는 제품 같아요. 그래서 D36, D56, D66 제품이 있고요 Studio 시리즈는 이번에 우리가 만난 17이라는 모델이 있고 20, 30, 38 총 4종이 있는데 이 숫자가 우퍼의 사이즈라고 합니다. 17모델은 17CM, 20 모델은은 20CM 이런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창원:그러니까 지금 이 스피커는 스튜디오 시리즈 중에서 제일 작은 사이즈의 스피커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네요.
이종학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여기는 울트라 트위터가 있는데 상급기부터는 또 본격적인 혼타입으로 만들어져가지고 이 스피커가 D시리즈하고 스튜디오 시리즈의 중간 브릿지 역할 그런 역할이 있으니까 두 가지 모습을 다 갖고 있는 스피커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우퍼의 사이즈가 다른데 또 우퍼의 크기에 따라 재질이 다르다는 거.
한창원: 그러니까요 써놓으신 거 보면 17은 카본 우퍼를 쓰고 20은 또 Kevla를 썼고 30하고 38은 페이퍼콘을 썼다고 합니다.
한창원: 그러니까 이 대목에서 제가 또 늘 얘기하는 거예요. 형식이나 구조나 재료나 이런 부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만들었느냐, 누가 설계했느냐 이 부분인 것 같은데 이것도 각기 다른 재질을 쓰면서 사운드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할 거 아니에요?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20하고 30하고 38은 안 들어봤지만 17하고 30하고 완전히 다른 음색을 낸다? 그건 아니잖아요? 결국에는 일종의 최적화가 아닐까? 일단은 17CM짜리 유닛은 카본이 제일 적합했다 생각했을 거고 20CM에서는 Kevla를 썼고 30CM까지 올라갔더니 '카본이나 Kevla보다는 페이퍼콘이 더 유리하네?' 이런 판단을 내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종학: 노래 한 곡을 감상하고 또 1부를 마치고 다음 시간에 Studio 17UT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할까요?
음악감상2. Krystian Zimerman - Rachmaninoff's Piano Concerto No.2
이종학: 지금 들으신 곡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아주 유명하잖아요? Krystian Zimerman 우리나라에서는 짐머만이라고 읽기도 하는그분의 연주인데,
저는 이 악장 들을 때마다 옛날 닥터 지바고라는 영화 있잖아요? 그게 보면 영화 중간에 지바고가 모스크바에서 지방으로 쫓겨나면서 겨울에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 눈 덮인 벌판을 거기 기차 하나 쫙 가잖아요? 그런 풍경이 연상이 많이 돼요.
이종학: 그래서 러시아의 호방함, 엄청난 대륙의 스케일이 오케스트라에서 표현이 되면서 또 러시아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시정, 그런 것들이 피아노로 아주 영롱하고 아름답게 묘사가 되고 이게 되게 치기가 어려운 곡으로 알고 있는데 이 연주자는 그걸 완전히 소화를 해서 막 기교를 드러내기보다는 마치 영상에서 보는 러시아의 시정이라든가아름다움을 그 좀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근데 이런 부분이 음색도 아주 고급스럽고 깔끔하고 또 전 대역이 별로 파탄 없이 특히 이 스피커는 고역이 100kHz까지 커버한다고 되어 있는데 고역에 있어서의 개방감, 룸의 여유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확실히 스케일이라든가 여러 가지 감촉이라든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주 우수한 재생음이 아닌가 판단이 됩니다.
한창원: Krystian Zimerman하고 Klinger Favre 하고 어떤 연관성이 또 잠깐 떠올랐는데, Krystian Zimerman 피아니스트의 연주 스타일이 기교보다는 극도로 절제된 연주,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그런 연주잖아요?
한창원: 그래서 이 사람이 레코딩도 그렇게 많지 않고 콘서트를 하든 레코딩을 하든 수많은 연습을 통해서 완벽하게 그 곡을 자기가 다 소화했을 때 연주에 참여하는 그런 연주자로 알고 있는데 이 스피커를 들으면서 '아, Krystian Zimerman 하고 이 스피커는 좀 비슷한 면이 있어 보인다'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일단은 굉장히 무겁고 장중한 분위기로 피아노가 시작을 하는데 곡이 시작되면서 저현부가 굉장히 무겁게 내려앉잖아요? 그 표현이 아까 들었던 재즈 피아노의 가벼운 터치하고는 상반되는 굉장히 무겁게 연주되는 연주인데 약간 공포스러운 느낌을 전달해준다 할 정도로 굉장히 장중하고 우렁차게 그렇게 내려갔다 얘기할 수 있고요.
그러면서 살포시 얹어진 듯한 오케스트라의 현 파트도 등장이 아주 절묘한 타이밍과 절묘한 분위기로 음악이 표현이 되면서 음악적인 느낌이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 그게 우리가 하이엔드 오디오를 하면서 문득 문득 느끼는 그런 미묘한 감정 표현이랄까? 그런 부분들이요. 음의 입자감과 음과 음 사이의 연결이 굉장히 매끄러운 그런 느낌이 새롭게 다가왔고요
그리고 이 곡에서는 드디어 무엇보다 이 공간감 표현이, 앰비언스가 정말 잘 표현되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건 저희가 2부 때 이야기 많이 나눌건데, 여기 UT잖아요? Studio 17UT, UT가 울트라 트위터의 약자거든요. 트위터에 대해서 우리가 얘기를 많이 해볼 건데,
한창원: 이 울트라 트위터가 이렇게 절묘한, 아까 말씀드렸던 음의 촉감도 그렇고 여기서 만들어내는 공간감, 앰비언스를 이 울트라 트위터가 지금 이걸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냥 콘서트홀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앰비언스를 그대로 나의 시청실 공간으로 갖다 놓은 그런 느낌이요.
그러니까 '고역의 느낌이 좀 다르다' 이렇개 얘기할 수 있는 스피커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 만들어내는 리듬, 선율그런 게 그냥 아름답다 표현하기에는 뭔가 좀 아쉬운 그거보다 더한 표현이 없을까? 이런 단어를 찾고 싶을 정도의 정말 빼어난 아름다운 음악을 나에게 선사해줬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조화가 굉장히 좋은데 사실은 그 조화를 만들어낸 그 안을 들여다보니까 정말 세밀한 디테일들 정말로 세밀한 음의 입자들이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냈고,
그럴 때가 있어요 우리가 가끔 오디오 기기를 들을 때 스피커가 됐든 앰프가 됐든 '이 기기가 음악을 이해하면서 나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지금 오늘 들은 Klinger Favre Studio 17UT 이 스피커가 진짜로 제가 딱 들었을 때, '저 스피커가 음악을 다 알고 있네' 그러면서 다 풀어내 주는 느낌.
그러니까 그 절묘한 강약 표현이라든가 리듬이라든가 음정 변화가 매우 치밀하고 정말 대단하게 전개가 된다는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스피커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종학: 이 Krystian Zimerman이 완벽주의라는 표현이 맞고요. 실제로 또 녹음도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자기 연주를 녹음할 때 보다 완벽을 기하기 위해서 스튜디오 기술도 많이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기가 모니터해보고 수정도 하고 그래서 음반 역시 최상의 음질을 제공하도록 신경을 많이 쓰는 연주자다 그렇게 또 평이 돼 있습니다.
한창원: 그런 것 같아요. 오디오 리뷰를 할 때 어떤 제품은 그 기기의 스펙적인 부분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얘기하고 싶은 기기가 있다면 또 어떤 기기는 정말 아름다운 음을 내주니까 이 아름다운 음을 내주게 된 배경, 그 기술은 무엇일까? 그런 것이 궁금해지는 그런 기기가 있잖아요?
지금 오늘 듣는 Klinger Favre는 후자 쪽의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2부 때 저희가 어떻게 이 스피커가 이렇게 좋은 소리를 내주는지 그걸 한번 본격적으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종학: 그럼 이상으로 1부를 마치고 2부 시간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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