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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상하이의 미학을 찾아서, 세인트레지스 온 더 번드 상하이

    2025.09.04. 12:46:52
    읽음497 댓글1

    상하이의 미학에 대하여

    상하이의 미학은 문화의 틈새에서 시작됐다. 중국의 동쪽 끝, 황푸강이 양쯔강 하구로 흘러가기 직전의 지점에 자리한 이 도시는 한때 소금기 가득 머금은 작은 어촌이었다. 명나라 초기, 상하이는 지리적 이점을 발판 삼아 상업 도시로 성장했고, 아편전쟁 이후 1842년, 난징조약 체결로 공식 개항하며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조계지가 상하이에 들어섰다. 그 절묘한 틈새는 서구의 자본과 문물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통로가 되었고, 상하이는 단숨에 국제 상업 및 금융 중심지로 부상했다.

    도시의 성장과 함께 황푸강변에는 아르데코 양식의 빌딩이 빼곡히 들어섰고, 그 뒤편 골목에는 스쿠먼(石) 가옥들이 촘촘히 자리 잡았다. 스쿠먼은 상하이를 대표하는 건축 양식인데, 좁게는 화강암으로 만든 문틀에 목재로 짜 넣은 검은색 대문을 뜻하기도 한다. 중국식 골조에 유럽풍 디테일이 녹아든 이 주택들은, 1930년대 들어 무려 도시 건축의 60%를 차지했다. 1999년, 스쿠먼 가옥의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2001년에는 부티크 호텔, 편집숍, 카페 등 상업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오늘날의 ‘신천지(新天地)’가 그 대표적인 지역이다.

    한편 부두와 창고, 논밭만 덩그러니 있던 상하이의 변두리, ‘푸둥(浦)’에 동방명주가 들어선 것은 1994년 10월이다. 뒤이어 진마오타워, 상하이타워가 차례로 상하이의 하늘을 채웠다. 고즈넉한 강변이 수직의 빌딩 숲으로 가득 채워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20년. 이토록 빠른 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상하이가 과거를 잘 보존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와이탄(外)의 유럽풍 건물은 여전히 황푸강을 내려다보고, 그 반대편 우뚝 솟은 푸둥의 유리탑은 와이탄의 건물들을 비춘다. 황푸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조적이고도, 동시에 균형적인 풍경은 세상에서 상하이만이 가진 장면이다. 개방과 통제, 속도와 유예가 겹겹이 쌓인, 불협화음으로 얽힌 묘한 균형감.

    황푸강 크루즈
    Huangpu River Cruise

    황푸강은 상하이 역사와 경제를 가르는 물길이다. 한쪽에는 1920~30년대 아르데코 건물이 가득 늘어선 와이탄(The Bund)이 펼쳐지고, 다른 한쪽엔 하늘 높이 솟아오른 푸둥의 마천루가 펼쳐진다. 이 극적인 대비를 가장 선명하게 감상하는 방법은 늦은 저녁, 황푸강 크루즈에 오르는 것이다.

    정안사
    Jing an Temple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사원. 삼국시대에 지어져 송나라 때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19세기 태평천국의 난, 1966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파손됐지만 여러 차례 복원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황금색 지붕의 법당 아래로 거대한 대형 향로가 눈에 먼저 띈다. 향로 틈에 동전을 던져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우캉빌딩
    Wukang Building

    1924년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상하이 최초의 갈색 벽돌 아파트이자 가장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 과거 노르망디 아파트라고 불렸다. 문화혁명기 당시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람들이 투신자살을 많이 하며 자살빌딩이라고도 불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상하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포토 스폿으로 꼽힌다.

    인화관
    人和馆

    전통 상하이 요리를 선보이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대표 메뉴로는 흑돼지로 만든 홍소육(肉)과 털게살덮밥(蟹粉). 상하이는 9~11월에 제철을 맞이하는 민물 털게가 유명한데, 수많은 레스토랑 중 대부분의 로컬이 인화관의 요리를 최고로 꼽는다. 인화관 털게살덮밥은 털게의 내장과 살로 만든 소스를 솥밥에 비벼 새콤한 식초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상하이랜더
    Shanghailander

    상하이의 커피 문화를 대표하는 카페. ‘상하이랜더’는 상하이에 정착한 사람을 의미하는데, 이름처럼 과거 이곳을 거쳐 간 외국인들의 문화적 잔향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빈티지 가구, 유쾌한 아티스트 포스터가 매장 내 가득하다. 유럽식 브런치와 중국식 전통 디저트를 함께 선보인다. 카페의 중국 이름은 ‘주푸(Ju Fu, 聚福)’, 복을 모은다는 의미다.


    세인트레지스 온 더 번드, 상하이
    The St. Regis on the Bund, Shanghai

    상하이의 본색은 밤에 드러난다. 황푸강 위로 한 세기를 관통한 상하이의 시간이 겹겹이 비칠 때, 그것을 온전히 그리고 소란스럽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와이탄(外, The Bund)의 남쪽 끝, 붐비는 발걸음이 닿기 전의 고요함에 자리한 ‘세인트레지스 온 더 번드’다.

    ‘더 번드(The Bund)’는 와이탄을 뜻하는데, 대략 1.7km에 달하는 산책로에 걸쳐 동방명주를 포함한 상하이의 주요 건축물과 야경을 황푸강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지역이다. 와이탄을 따라 자리 잡은 호텔들의 가격은 대체로 높은 편인데, 그 당위가 비단 유리창 너머 반짝이는 강물과 마천루뿐만은 아니다. 동서양의 문화가 한데 엉켜 있는 1920~30년대의 향수와 상하이의 지금. 그리고 그 속에 스며 사는 상하이 사람들의 문화적 자부심을 포함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와이탄 호텔에서 머문다는 것은, 상하이의 심장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세인트레지스 온 더 번드는 와이탄의 화려함에서 한 발 물러서, 그것을 관조하는 위치에 있다. 중심에서 벗어나진 않으면서도 고요를 지키는 거리감. 그 절묘한 균형이 세인트레지스의 첫 번째 럭셔리다. 호텔 로비로 들어서면 벽면 가득 걸린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길이 8.1m, 높이 8m에 달하는 이 작품은 석기(石) 선생이 6개월의 작업 끝에 완성한 ‘화려한 동방(Splendid Orient)’ 작품이다. 상하이를 상징하는 건축물과 다리, 풍경, 치파오를 입은 여성이 한 프레임에 뒤섞여 시대를 찬미한다.

    세인트레지스 온 더 번드는 13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해 총 192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객실에 들어서니 버틀러가 뜨거운 차 한 잔을 내려 곁에 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가 식는 동안에 황푸강이 반짝이는 물결 너머 동방명주를 바라봤다. 코 끝에 은은히 감도는 차의 향기, 이상하리만큼 고요한 방에서 바라본 상하이가 새삼 달리 느껴진다. 세인트레지스라는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이 호텔의 시그니처 서비스인 ‘버틀러’를 빼놓을 수 없다. 투숙객의 필요 사항과 선호 사항을 고려해 투숙 내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이들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더라도, 다른 경험을 제안하는 버틀러의 존재가 이 호텔의 두 번째 럭셔리다.

    그날 밤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늦은 밤에 눈이 감기기 전까지, 객실에는 상하이의 야경이 스스로 머물러 있었다. 이 도시의 기억과 질감을 독점할 권리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오롯이 내게 있었다.


    Editor’s Note
    밑줄 쫙, 에디터의 취재 노트

    The St. Regis Spa
    상하이에 있는 호텔 중 가장 큰 규모의 스파룸을 보유하고 있다. 세인트레지스 스파는 호텔 2층에 위치하며, 무려 140m2(약 42평)에 달하는 3개의 프라이빗 공간을 갖췄다. 현대적인 스킨케어 기술과 고대 웰니스 지혜를 결합하여 고객 맞춤형 휴식 경험을 제공한다. 프라이빗 룸은 사우나 2개와 온탕, 냉탕, 마사지 베드룸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Celestial Court
    호텔 시그니처 화이양 레스토랑. 셀레스티얼 코트의 메뉴는 광둥 요리의 풍미가 가미된 화이양 요리를 제공한다. 화이양 요리는 장쑤성 지역 요리로 담백하고 정교한 칼솜씨가 핵심이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금붕어 모양으로 빚어낸 딤섬. 오픈 다이닝 공간과 여유롭게 배치된 테이블은 물론 프라이빗 다이닝룸도 준비되어 있다.

    The Drawing Room
    드로잉 룸은 호텔 1층에 위치한 로비 바,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장소다. 저녁마다 드로잉 룸 앞쪽에서 세인트레지스 시그니처 의식인 사브라주(sabrage, 샴페인 세이버링)도 진행된다. 세인트레지스 바에서 ‘번드 스내퍼(The Bund Snapper)’도 맛보길 추천한다. 세인트 레지스 시그니처 칵테일인 ‘블러디 메리(Bloody Mary)’를 상하이답게 재해석한 칵테일이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세인트레지스 온 더 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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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중국 해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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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음 510 공감 1
    • 갤럭시S26과 엑시노스 2600, 그리고 삼성 파운드리

      민티저 26.05.27.
      읽음 636
    • 상반기 수도권 최대 게임쇼. 플레이엑스포 2026 참관기

      기글하드웨어 26.05.27.
      읽음 101 공감 1
    • "또 연기된 비감독형 FSD" 구독으로만 판매하는 진짜 이유

      오토기어 26.05.27.
      읽음 475
    • 세계인이 몰려드는 빠통에 숨은 로컬 공간 4

      트래비 26.05.27.
      읽음 116 공감 2 댓글 1
    • [뉴스줌인] 외산 GPU와 국산 NPU, '투트랙'으로 가는 AI 인프라 지원 정책

      IT동아 26.05.27.
      읽음 105 공감 5
    • [위클리AI] 구글, 제미나이 옴니 플래시 공개 "말 한마디로 영상 편집" 외

      IT동아 26.05.27.
      읽음 112 공감 4 댓글 1
    • 독일차는 기본기 때문에 탄다더니 국산차 기본기는 중요하지 않다?

      오토기어 26.05.26.
      읽음 671 공감 11
    • 세상이 미쳤으니까 나도 극단적으로 간다! 시대를 무시한 최강 게이밍 PC

      집마 홀릭TV 26.05.26.
      읽음 718 공감 11
    • 칸의 돌풍, 영화 호프 경찰차 '스텔라'는 80년대 '부와 명예'의 상징

      오토헤럴드 26.05.26.
      읽음 115 공감 9 댓글 1
    • [모빌리티 인사이트] 공급망 재편 2라운드 돌입, 신규 변수는 '관세'

      오토헤럴드 26.05.26.
      읽음 103 공감 8 댓글 1
    • [정석희의 기후 에너지 인사이트] 11. 200년 전 물리학이 겨울 난방에 던지는 질문

      IT동아 26.05.26.
      읽음 176 공감 9
    • 너무 자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퇴근 안하고 올려보는 오늘도 '댓글로 FLEX'

    • <6월 모바일 출석체크> 6월 출석하고 선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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