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서브컬처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예전에 게임을 만들 때는 이런 단어 자체가 없었다. 해외에서도 이 장르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장르명과 무관하게 매력은 명확하다. 이 장르를 즐기는 분들은 어렸을 때부터 만화나 애니메이션 혹은 그와 유사한 매체의 콘텐츠들을 즐겨 했을 것이며, 그러한 콘텐츠들을 게임으로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 또한 이런 이유로 장르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서브컬처 게임의 매력은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콘텐츠와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전개하느냐, 그 과정을 게임적으로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내느냐다.
지금까지 3년 반 정도 개발을 했고, 만든 게임 중에는 제일 오랜 기간이다. 가장 큰 이유는 목표로 했던 다양한 장르의 특징을 융합하고, 이것들을 조화롭게 섞어 게임성을 완성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또 한 회사에서 두 번째 게임을 만드는 만큼 두 번째 게임의 딜레마가 있는데, 최고의 인프라, 키맨, 게임 제작자들을 두 번째 게임에 다 쓸 수 없어 나눠야 한다. 그만큼 우리가 다음 세대 리더 개발자들을 키워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류코짱'은 회사에서 제 자리를 노리는 반역 도당이기 때문에 적절한 답변은 아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저들과 소통하고 게임의 재미를 알리기 위해서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하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시대가 계속 변하고 있다. 트렌드를 잘 못 읽을 수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다고 눈을 돌리는 것보다는 조금 부족하고 어색하더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좀 두렵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이 결국 나중에 업보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터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생각한다. 설사 터지더라도 겸허한 자세로 유저분들의 말씀을 청취하고, 또 올바른 길로 다시 수정해 나가려면, 유저들의 말씀을 듣는 창구를 많이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2D 게임의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잘 안 보이거나 얼굴이 가려진 채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3D 게임은 대부분 스토리나 내러티브를 전달하기 위해서 시네마틱 연출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시네마틱 연출에 있어서 주인공이 아예 등장하지 않으면,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등장을 하더라도 얼굴이 가려져 있거나, 둘둘 말고 있다 이런 식이 되면 영상을 멋있게 만들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런 캐릭터가 등장하는 순간 화면이 완전히 죽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현존하는 유명 게임들 다수는 이 화면을 잘 받을 수 있는 아름답고 멋있는 캐릭터들이 플레이어블로 얼굴을 내민다. 이런 화면을 살리고 몰입감을 주기 위한 시네마틱 같은 장치 위해 구체적으로 설정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타세이비어에서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게임성 중 하나가 여정이라는 시스템을 어떻게 서사적으로 유저들에게 납득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왜 트레이닝을 하는가, 왜 육성을 하는가, 나는 분명히 이 캐릭터를 육성하면서 진심을 다했는데, 다음 판엔 다른 캐릭터를 키우는가, 왜 같은 캐릭터 육성을 반복하는가,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가 같은 요소가 대표적이다.
또 육성의 시나리오랑 메인 시나리오가 간혹 관계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이 없고, '그냥 게임이니까'라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스타세이비어는 육성, 반복, 변화, 실패 등 이유를 메인 스토리와 여정 스토리의 조합을 통해서 유저에게 전하고자 노력 중이다.
처음에는 이런 요소가 추측의 영역이지만, 스토리가 더 전개되며 왜 캐릭터들이 떠나가는 것처럼 보이는지, 이후엔 어떻게 되는지, 언제 다시 만나는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등을 이해하시길 바란다. 장르 전문 용어로 '유열'이라고 하는데, 서사적인 유열을 느끼시면 좋겠다.

명확하게 어느 한쪽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운밖에 없는 게임도 비판의 대상이지만, 운이 없는 게임은 반대로 재미가 없다. 운의 개입이 없는 게임을 일반적으로 완전한 실력 게임이라고 불리는데, 현재는 거의 멸종했다. 왜냐하면 마치 격투게임처럼 초보가 고수를 이기는 것이 불가능한 게임이고, 제가 노력한다고 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은 항상 적절한 운과 확정적으로 주어지는 능력치가 조합이 돼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조합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선택한 전략이 운과 조합되어 적절한 결과물을 내야 한다. 그런 방법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
서사적인 이유와 게임적인 이유다. 서사적으로 큐브 펠리스는 저희의 전작인 카운터사이드와 어느 정도 설정이나 세계관적인 연관이 있다. 큐브 펠리스를 주관하는 오메가라는 캐릭터가 카운터사이드의 관리자와 그 탄생에 있어서 연관이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 캐릭터가 주관하는 장소에서는 현대적인 컴퓨터라든가 치트 코드라든가 하는 요소들이 개입된다.
게임적으로는 난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치트 코드를 사용하여 어떤 전략적인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부분에서 새롭게 도입한 모드다.


보통 직접 만든 게임의 주인공들을 좋아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세라'인데, 개발팀 공식 입장은 당연히 어떤 편애하는 캐릭터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캐릭터를 다 동등하게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취향으로 따지자면 아세라와 루나 정도가 디자인적으로, 서사적으로도 취향에 부합하는 캐릭터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장르의 특성상 남성 캐릭터가 나오기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 초기에는 남성 캐릭터로 이런 여정 시스템, 육성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을지 테스트를 많이 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게임의 장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멋있는 남성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하고, 남자 캐릭터만이 줄 수 있는 재미와 그 감동, 멋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장르에 맞을 때의 이야기이다. 적절하지 않은 장르에 억지로 활용하면 오히려 게임의 성장력과 확장력을 꺾을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초기 개발하던 남성 캐릭터를 모두 취소했다.

신규 콘텐츠 같은 것들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인 만큼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시스템은 아마 현재로서는 출시되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여정 시스템은 저희 게임의 핵심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당연히 다양하게 변주된 모드 등을 통해 추가될 것이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로그라이크 등의 재미들을 많이 전달할 수 있도록 현재 연구 개발 중에 있다
요즘은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은 고사하고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워낙 좋은 게임들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 그 와중에도 저희 스튜디오와 저희가 만든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다려 주시는 유저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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