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렉서스에 이은 또 다른 초호화 브랜드로 '센추리'를 등장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토요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토요타가 플래그십 세단 ‘센추리(Century)’를 독립 브랜드로 분리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다. 토요타가 최근 공개한 미스터리 프로젝트 티저 그리고 아키오 토요다 회장의 발언이 맞물려 센추리가 렉서스에 이어 또 다른 글로벌 럭셔리 라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토요타는 오는 10월 13일 개막하는 저팬 모빌리티쇼 2025를 앞두고 특별한 티저 사이트를 개설했다. 사이트에는 센추리 문장이 토요타, 렉서스, 가주 레이싱, 다이하츠와 동등한 비중으로 배치됐다. 단순한 홍보가 아닌 전략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키오 토요다 회장이 “센추리는 중앙에 있어야 할 모델”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센추리는 세단과 SUV 두 가지 모델이 존재한다. 하지만 일본과 해외 자동차 업계에서는 럭셔리 쿠페와 초호화 미니밴이 추가될 것이라는 루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니밴은 이미 고급화된 렉서스 LM보다도 상위에 위치해 롤스로이스와 맞설 수준의 사양과 배타성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가 센추리를 해외 시장에 공식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힌 것도 중요한 변화다. 반세기 넘게 일본 황실과 정부 고위 인사들의 공식 의전차로 사용되며 ‘국내 전용’ 이미지가 강했던 센추리가 이제 글로벌 초호화 시장 공략을 선언한 셈이다.
토요타 센추리 SUV. 2017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3세대 모델이 출시됐으며 2023년에는 일본판 롤스로이스 컬리넌으로 불리는 SUV 버전을 추가했다. (토요타)
이 같은 움직임은 몇 가지 배경에서 비롯된다. 먼저 럭셔리 시장의 세분화다. 렉서스가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와 경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센추리는 마이바흐나 롤스로이스처럼 ‘초호화’ 영역을 담당할 수 있다. 또 일본 황실과 깊은 연관을 지닌 센추리의 역사와 상징성은 글로벌 럭셔리 소비자에게 독특한 브랜드 스토리를 제공한다.
최근 아시아, 중동, 북미를 중심으로 초고가 SUV와 미니밴 수요가 확대되는 것도 시장 진출 배경으로 꼽힌다. 렉서스와의 포지션 분리를 통해 토요타의 럭셔리 전략을 입체화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이미 존재하는 센추리 SUV와 또 예상되는 미니밴 간의 라인업 중복 문제, 한정된 초호화 시장 수요, 그리고 ‘토요타’라는 대중 브랜드와의 연계성이 고급 이미지에 미칠 영향은 극복해야 할 숙제다.
업계의 관심은 오는 저팬 모빌리티쇼를 통해 공개될 토요타의 미스터리한 프로젝트에 쏠려 있다. 이번 발표가 단순한 신차 공개를 넘어 센추리 브랜드의 독립과 글로벌 전략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한편 1967년 첫 출시된 센추리는 토요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한 모델이다. 일본 황실과 총리 등 고위 인사들의 공식 의전차로 사용되며 ‘궁정차(宮廷車)’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2017년 V8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3세대 모델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일본판 '롤스로이스 컬리넌'으로 불릴 만큼 럭셔리한 사양을 갖췄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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