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어째서 내 머리를 아프게 하는가. 무심코 카카오톡을 업데이트를 했다가 난데없이 사람들의 등산, 육아 사진을 만나게 되다니. 나는 이런 업데이트를 바라지 않았다고.
한국에는 카톡, 미국에는 커피의 변신이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맥스웰하우스가 이름을 ‘맥스웰 아파트먼트(Maxwell Apartment)로 바꿨다고 한다. 미국인들이 이제는 아파트에 많이 산다고(…)
만우절 장난 같은 이름 변경, 여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미국에 없어요

세계 커피의 날 9월 29일, 미국의 맥심커피인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는 발표한다. “맥스웰 아파트먼트를 출시하겠다.” 맥스웰 주상복합도, 맥스웰 에어비엔비도, 맥스웰 캠핑도 아니고 왜 아파트일까?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성인의 3분의 1이 주택을 구매하는 대신 아파트와 같은 ‘임대’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같나 보다. 때문에 이런 시대배경을 받아들여 ‘하우스(자가)’를 포기하고 ‘아파트(임대)’를 선택한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133년 전통의 인스턴트커피회사가 너무 다운그레이드 아니야?
왜 우리가 맥스웰 아파트를 마셔야 하죠?

사실 모두가 환영할만한 발표가 아니다. 가뜩이나 집도 사기 힘들어 상처인데 커피이름에서도 이런 상처를 들춰내는가이다. 2008년 미국에서 트로피카나가 400억을 들여 세련되게 제품을 디자인했다가 판매량이 20%가 떨어져 두 달 만에 과거 디자인으로 돌아온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멀리 안 가서 카카오톡만 봐도… 하 말을 아끼겠다.
그런 의미로 생각했다. 회사에 높으신 분들이 어디 기사 보고 재미있어 보여 이름을 바꾼 거 아니야? 하지만 맥스웰 아파트먼트는 오히려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 커피 서비스다.
장난이 아니라 진심인 ‘맥스웰 아파트먼트’의 속사정

우선 교정해야 할 것은 ‘맥스웰 아파트먼트’는 전체 로고가 아닌 한정판 제품이다. 아니 제품이라기보다 일종의 ‘커피 서비스’다. 아파트 거주기간을 임대하듯이, 맥스웰 하우.. 아니 맥스웰 아파트먼트를 1년 동안 저렴하게 임대하는 서비스인 것이다.
맥스웰 아파트먼트를 구매하면 임대계약서를 쓰게 되고 매달 훌륭한 커피를 제공받는다. 1년간 사용하면 일반 카페 대비 최대 1,000달러(약 137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맥스웰 아파트먼트는 돈을 아껴야 하지만 커피는 포기할 수 없는 현대인의 도움을 주기 위해 나온 커피인 것이다.
웃기든, 슬프든, 웃프든 커피는 언제나 우리 곁에

내 집 마련은 어려워도 집에 ‘맥스웰 하우스’ 하나는 있던 미국 가정에 맥스웰의 변신은 흥미로운 관심과 사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씁쓸하면서도 부담 없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해주는 맥스웰 아파트먼트는 한 잔의 블랙코미디 같은 제품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2025년의 자화상이 아닐까?
- 참고문헌
- Maxwell House rebrands to ‘Maxwell Apartment’, Beverage Industry, 25.10.2
- How To Avoid A Spectacular Packaging Redesign Failure, Daan van Der Wiele, alpha.one, 2023.11.25
- Learn from the $20M Brand Disaster from Tropicana, Philippe Hong, Founder Foundry, 2025.1.5
- 맥스웰 하우스, ‘맥스웰 아파트’로 133년 만에 이름 바꿨다, 이원지, 전자신문, 2025.10.8
<제공 :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