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반페라, 중앙유럽 랠리 우승…도요타, WRC 제조사 시즌 챔피언 확정

2025.10.20. 13:51:01

2025 WRC에서 역주하고 있는 도요타 가주 레이싱 칼레 로반페라(Kalle Rovanperä)와 코드라이버 욘네 할투넨(Jonne Halttunen). (WRC)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도요타 가주 레이싱 칼레 로반페라(Kalle Rovanperä)가 중앙유럽 랠리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로반테라의 수승으로 도요타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5년 연속 제조사 타이틀을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독일·체코·오스트리아를 오가는 복합 노면 랠리로 습한 노면과 급변하는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 로반페라는 토요타 동료 세바스티앙 오지에가 토요일 ‘케플리(Keplý)’ 스테이지에서 나무와 충돌하며 탈락한 이후 선두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후 침착한 주행으로 2위와의 격차를 43.7초까지 벌리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로반페라의 이번 우승은 올해 세 번째이자(카나리아 제도, 핀란드에 이어) 도요타의 통산 아홉 번째 제조사 타이틀로 기록됐다. 시트로엥이 갖고 있던 8회 우승을 넘어서는 기록으로 역대 최다 10회 우승을 보유한 란치아(Lancia)의 뒤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로반테라는 경기 후 “타막(포장도로) 랠리로 돌아와 기쁘다. 세브(오지에)와 나 모두 빠른 페이스를 보여줬다”며 “팀 전체에 큰 감사를 전한다. 이제 챔피언 타이틀에 더 가까워졌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핀 에번스(Elfyn Evans)는 마지막 파워스테이지(Wolf Power Stage)에서 오트 타낙(Ott Tänak)을 추월하며 2위로 올라섰다. 타낙은 SS17 스테이지(비욘드 보더스 2)에서 실수를 범하며 리듬을 잃었고 에번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5.6초 차로 추월에 성공했다. 이로써 도요타는 1-2 피니시를 완성하며 제조사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굳혔다.

2025 WRC 중부유럽랠리에서 포디엄에 오른 칼레 로반페라와 코드라이버 욘네 할투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WRC)

오지에의 리타이어는 드라이버 챔피언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경기 전까지 에번스에 2점 앞서 있던 그는 이번 사고로 타이틀 경쟁에서 밀려나며 에번스가 13점 차 리드를 잡았다. 반면 로반페라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막판 치열한 3파전 구도를 만들어냈다.

타카모토 가쓰타(Takamoto Katsuta)는 4위로 경기를 마치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고, 현대 i20 N 랠리1을 몰은 아드리앵 포르모(Adrien Fourmaux)는 언더스티어 문제에도 불구하고 5위를 지켰다. 루키 사미 파야리(Sami Pajari)는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5연속 포인트 피니시를 기록 차세대 유망주로 눈도장을 찍었다.

뒤이어 조쉬 맥얼린(Josh McErlean)과 그레고리 몬스터(Grégoire Munster)는 포드 M-스포츠 푸마로 완주해 각각 7·8위를 차지했으며, 새롭게 WRC2 챔피언에 오른 올리버 솔베르그(Oliver Solberg)가 토요타 GR 야리스 랠리2로 8위에 올랐다. 체코 출신 얀 체르니(Jan Černý)와 필리프 마레슈(Filip Mareš)가 톱10을 완성했다.

2025 WRC는 오는 11월 6~9일 포럼8 랠리 재팬(WRC FORUM8 Rally Japan)에서 시즌 13라운드를 치른 뒤 11월 26~29일 사우디아라비아 랠리로 시즌 피날레를 장식한다. 로반페라와 에번스, 오지에의 삼파전으로 압축된 드라이버 챔피언십 경쟁이 일본과 중동 무대에서 어떤 반전을 맞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5 WRC에서 역주하고 있는 오트 타낙.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지면서 시즌 챔피언 도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W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