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랠리에서 1-2-3 피니시를 기록한 도요타 가주 레이싱 팀 구성원들이 포디엄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WRC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2025 WRC(세계랠리챔피언십) 시즌의 분수령이 된 재팬 랠리(FORUM8 Rally Japan)에서 세바스티앙 오지에(도요타 가주 레이싱)가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 경쟁을 사우디 랠리까지 이어갔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 소속인 오지에는 일본 아이치와 기후 지역에서 진행된 최종 스테이지에서 팀 동료 엘핀 에반스를 11.6초 차이로 따돌리고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이로써 오지에(269점)는 에반스(272점)와의 시즌 포인트 격차를 단 3점으로 좁히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마지막 라운드에 모든 가능성을 남겼다.
이번 경기의 변수는 ‘비’였다. 대회 마지막 레그에서 쏟아진 폭우는 아스팔트 코스를 사실상 강물처럼 만들었고 타이어 선택과 노면 대응 능력이 순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됐다. 에반스는 2위로 출발해 초반 스테이지에서 오지에를 압박했지만 오카자키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차량이 노면을 벗어나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하며 리듬이 흔들렸다.
반면 오지에는 셋업 변경과 안정적인 페이스 유지에 성공, 결국 격차를 점차 벌리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 랠리1 머신이 폭우로 젖은 타이트 산악 코스를 통과하고 있다. (WRC 제공)
3위 경쟁에서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현대 i20 N 랠리1을 몰던 아드리앵 푸르모가 젖은 노면에서 미끄러지며 차량이 나무 수풀을 들이받는 사고로 리타이어했다. 이 여파로 23세의 사미 파야리(도요타 가주 레이싱)가 생애 첫 WRC 포디엄을 차지했고 도요타는 홈 랠리에서 1-2-3 피니시라는 최고의 결과를 손에 넣었다.
오트 타낙은 경기 중 펑크로 시간을 잃었으나 스테이지 우승을 기록하는 등 끝까지 추격을 이어갔고 M-스포트 포드의 그레구아르 문스터는 개인 통산 최고 성적에 버금가는 5위를 기록했다. 포인트 리더였던 칼레 로반페(도요타 가주 레이싱)라는 서스펜션 손상으로 금요일에 큰 타격을 받으며 결국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시즌 종합 순위에서는 여전히 타이틀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로써 2025 WRC 챔피언십은 오지에·에반스·로반페라 3인 체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최종전에서 최종 결판을 맞이하게 된다. 비, 실수, 변화하는 노면이 승부를 가른 일본에서의 긴장감이 사막에서 펼쳐지는 다음 라운드로 이어지는 셈이다.
사우디 랠리는 이번 시즌 처음 개최되는 그라벨 이벤트(자갈·모래·흙)로 노면 적응 능력과 세팅 능력이 승부의 핵심으로 꼽힌다. 챔피언을 결정짓는 마지막 4일간의 레이스, 그리고 팀 내 경쟁이라는 이례적 구도가 WRC 팬들이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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