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간 대상 연구는 엉덩이 호흡법, 즉 산소를 포함한 장내 호흡 실험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아직 산소를 포함하지 않은 액체를 한 시간가량 주입했을 때 장내 가스 교환에 문제가 없는지, 독성 반응이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먼저 살핀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대체 산소 전달 경로의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라며 이후에는 산호를 포함한 액체로 혈중 산소 포화도를 높이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장은 호흡보다 소화에 특화된 기관이기에 산소 교환을 장시간 반복하면 점막이 손상되거나 염증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변화, 약물과의 상호작용 양상도 고려해야 한다. 안전성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물속 생물에서 착안한 새로운 호흡법은 보통 사람들처럼 숨쉬기 어려운 환자를 위한 활로가 될지 모른다. 처음은 웃고, 다음은 생각하게 하는 이그노벨상의 취지를 실현하는 장내 호흡 연구의 상용화 과정이 기대되는 이유다.
글 : 맹미선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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