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순조롭게 막을 내렸다. APEC 정상회담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을 주제로 열렸으며 21개 회원국 정상과 기업인, 언론인 등 2만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APEC CEO 서밋이 공동 개최되면서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인들이 내한해 사업상 논의를 가졌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글로벌 초격차 테크 콘퍼런스(Global Super-Gap Tech Conference)’와 산업통상부가 주최하는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2025가 함께 열렸다. 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APEC CEO 서밋과 부대 행사로 퓨처-테크 포럼, K-테크 쇼케이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APEC 경제 전시회(Economic Exhibition)도 각각 추진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APEC 개최를 통해 7조 4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만 3000명의 고용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외교, 국방뿐만 아니라 기술 산업도 빛난 자리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뉴스분석팀이 지난 10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2025년 APEC 정상회의' 관련 주요 외신보도를 조사한 결과, 전 세계 총 25개국에서 377건의 기사가 발행됐다. 외신들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문화와 기술을 결합한 K-전략 외교, 다자무대에서의 실용적 중견국 리더십, AI·반도체·방산·블루오션 외교를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특히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과 APEC CEO 서밋을 계기로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편 반도체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APEC 기간 동안 경주엑스포대공원에 마련된 ‘K-비즈니스 스퀘어’에서 KOTRA가 주최하는 ‘APEC 경제 전시회’가 함께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27일 개막해 오는 11월 23일까지 5주 간 진행된다. 전시장은 대한민국 산업 역사관을 비롯해 첨단미래산업관, 지역기업관, 다섯 종류의 한국 문화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됐으며, 반도체과 AI 기술을 다루는 ‘첨단미래산업관’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대한민국 첨단산업에 초점, IMF 총재 등 방문 이어져
KOTRA 한류첨단미래산업관은 대한민국 반도체 50년 사 전반을 담은 반도체관과 미래 에너지 및 자율주행 등을 담은 모빌리티관, 자율 운항부터 미래형 추진선박 등을 설명하는 조선해양관 등으로 구성된다. 반도체관은 삼성전자와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루닛, 엔젤로보틱스가 순서대로 전시장을 꾸몄다.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그리고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추진하는 종합반도체기업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반도체 50년 사를 주제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초기 반도체 개발 과정부터 반도체 8대 공정에 대한 주요 설명을 폭넓게 배치했다. 특히 12인치 웨이퍼를 비롯해 HBM4 및 GDDR7 등 메모리 반도체, 모바일용 프로세서, 차량용 반도체 및 보안 칩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품들을 주력으로 전시했다.
그리고 전시관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AI 반도체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의 부스가 각각 마련됐다. 퓨리오사AI는 두 대의 두 대의 RNGD 가속기를 활용해 오픈AI의 오픈웨이트 대형언어모델(LLM) gpt-oss 120B를 오프라인으로 구동하는 데모 시스템, 그리고 8장의 RNGD 가속기를 통해 8비트 부동소수점(FP8) 기준 최대 4페타플롭스(PFLOPS)의 성능을 내는 RNGD 서버를 함께 소개했다. 리벨리온은 주력 제품인 리벨 쿼드 및 아톰 맥스 카드, 아톰 칩이 장착된 NPU AI 서버랙 등을 복합적으로 전시했다.
우리나라 산업의 최전선과 첨단 기술을 살펴보기 위한 국내외 주요 인사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국내 인사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강경성 KOTRA 사장,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박재영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부회장 등 정부 주요 인사 및 기관장 등이 부스를 찾았다.
또 APEC 행사로 한국을 찾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 폴 그림스(Paul Grims) 호주 무역 투자 위원회(Aus Trade) CEO, 뷔 트란(Vy Tran) 지멘스 헬시니어스 아태지역 사장, 필립 마틴 엠텔 에너지 USA CEO 등의 인사들이 반도체 관을 찾았다.
높아지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위상 엿볼 수 있는 자리
우리나라 AI 및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긍정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한국은 AI 인프라 역량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를 이루려면 언어 모델, 로봇공학, 자율주행, 과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다양한 유형의 AI 모델이 필요한데, 대한민국은 놀라운 AI 인프라를 바탕으로 활기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에는 지역의 AI 허브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AI 허브 중 하나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라고 말할 정도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LG AI 연구원의 엑사원을 비롯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X, 업스테이지 솔라, 솔트룩스 루시아 등 비영어권 계열에서 최상위 성능을 달리며, 제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이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 중이다. 의료나 공공, 법률 등의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스탠퍼드대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5를 기준으로 AI 연구 논문 수는 세계 6위, 특허 출원 수는 4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이번 APEC 회의를 계기로 전 세계 21개 정상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각료들이 함께 한국을 찾았고, 수많은 기업인들이 물밑에서 계약과 협상을 추진했다. 구체적인 계약 현황과 앞으로의 파급력을 모두 확인할 순 없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기술이 전 세계로 더 널리 인정받을 수 있는 포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