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계절, 겨울.
지나온 길을 굽어보는 사가 여행지를 소개한다.
요부코와 가베시마를 한눈에
바람이 보이는 언덕공원
바람에 나뭇가지는 신나게 춤추고, 파도는 빛과 바람을 만나 일렁인다. 이름 그대로 ‘바람이 보이는 언덕공원’이다. 가베시마의 가장 높은 지점에 자리해 요부코 대교와 바다 건너 가라쓰의 요부코 지역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360도 파노라마 뷰가 가능한 전망대여서 뒤편으로는 가베시마섬 풍경도 펼쳐진다. 전망대에는 카페도 하나 있어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만약 새콤달콤한 디저트가 당긴다면 밀감 젤리를 맛보러 떠나도 좋을 것. 차로 10분 거리에 밀감 젤리 전문점 아마나츠카아짱이 있다. 밀감의 과육을 파낸 후 그 자리에 과즙을 부어 젤리로 굳힌 간식으로, 가베시마 여행자에게 기념품으로 인기가 많다.
한국과 일본 사이
나고야 성터
나고야성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 출병기지다. 당시의 성 건물은 2차 세계대전 때 공격으로 파괴됐지만, 돌담과 군사 활동을 하던 진영 터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모모야마 시대(16세기 후반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의 정권을 장악한 시대)의 성터 중 최대 규모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는 꽃 명소이기도 하다.
정원을 보며 차 한 잔
게이슈엔
20세기 일본의 대표 조경가 나카네 킨사쿠(中根金作)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정원이다. 일본과 해외를 통틀어 200개 이상의 정원을 조성한 인물로 보스턴미술관, 오호리 일본정원 등의 조경을 책임졌다. 게이슈엔은 1979년 개원해 40년 이상의 세월 동안 사가의 인기 관광지로 사랑받았다. 약 1만여 평방미터 규모로, 사계절 모두 다른 모습을 뽐내 언제 가도 즐거운 산책을 할 수 있다. 일본의 정원 양식 중 하나인 ‘지천 회유식 정원’을 갖추고 있다. 연못과 물이 흐르는 길을 따라 산책하며 조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 연못을 끼고는 미술관이, 차밭을 마주하고는 일본식 찻집이 있어 천천히 머무르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특히 차밭을 뒤로하고 완만한 경사가 있는 산책로를 계속 올라가다 보면 망루가 보이는데, 올라서면 바람을 느끼며 정원과 차밭을 내려다볼 수 있다.
한 마리의 학처럼
가라쓰성
낮은 건물들로 이루어진 가라쓰 시내, 그 중심에 가라쓰성이 있다. 가라쓰성은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가라쓰성은 성의 모양이 학의 머리를 닮았고, 성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모래사장과 소나무 숲이 학이 날개를 펼친 모습과 닮아 ‘무학성(舞鶴城)’이라고도 불린다. 1602년에 건설을 시작해 완공까지 7년이 걸렸다. 당시 허물어졌던 나고야성에서 건축 자재를 일부 가져와 사용했다. 현재 성은 5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라쓰의 역사 문화적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 기념품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3월 말부터는 벚꽃이 만개하고 4월 말~5월 초 사이에는 등나무에도 꽃이 피어나 봄꽃을 보러 가기도 좋다. 성이 시내에 있다 보니 가라쓰역에서 택시로 약 5분 거리이며, 도보로는 20분 정도 걸린다.
글·사진 남현솔 기자 취재협조 사가현 관광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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