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의 진짜 얼굴은 차창 밖이 아닌, 두 발로 걸을 때 마주할 수 있다. 구름 위를 걷는 능선부터 호수에 비친 마테호른, 6개국이 내려다보이는 파노라마까지, 당신의 여행을 감동으로 채워줄 알프스 하이킹 코스 4곳을 모았다.
■하늘 위를 걷는 짜릿한 산책
슈토스 릿지 하이킹
스위스 하이킹의 장점은 목적지로 향하는 이동부터가 여행이라는 것이다. 슈토스 릿지 하이킹(Stoos Ridge Hike)도 다르지 않다. 먼저 푸니쿨라를 타고 구름 위의 마을 슈토스(Stoos)로 향한다. 이곳에서 체어리프트로 한 발자국 더 하늘에 가까워지면, 하이킹 코스의 시작점인 해발 1932m 클링엔슈톡(Klingenstock)에 닿는다.
클링엔슈톡부터 프론알프슈톡(Fronalpstock)까지 이어지는 약 4km 능선 길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 산의 등줄기를 타고 걷는 내내 360도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루체른 호수가 수직으로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무오타탈 밸리(Muotathal Valley)가 깊게 입을 벌리고 있다. 능선을 따라 걷는 여정은 마치 하늘 위를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약 2시간 30분의 산행 끝에 도착한 프론알프슈톡 전망대에 서면 루체른 호수의 아름다운 곡선과 리기(Rigi), 미텐(Mythen), 로이스 밸리(Reuss Valley) 등 스위스의 자연이 여행자를 감싼다. 또 호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로 여정의 끝을 장식할 수 있다.
*클링엔슈톡 -> 프론알프슈톡
약 4km(편도), 약 2시간 30분 소요
하이킹 Tip
피크 익스피리언스 티켓(Peak Experience Ticket)
슈토스로 향하는 퓨니쿨러나 케이블카는 물론 하이킹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클링엔슈톡과 프론알프슈톡의 체어리프트까지 모든 산악 교통수단을 티켓 한 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왕관 위에서 알프스를 품다
멘리헨 로열워크
멘리헨을 정복하는 트레킹 코스 ‘로열워크(Royal Walk)’는 모든 순간이 여행이다. 먼저 여행자를 해발 2,343m 멘리헨으로 데려다주는 케이블카는 아이거(Eiger), 묀히(Mönch), 융프라우(Jungfrau) 삼봉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 맛집이다. 통유리창 밖으로 알프스의 대자연이 펼쳐진다. 로열워크는 이 케이블카에서 내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인데, 왕관 모양 전망대가 있는 봉우리가 도착지다.
로열워크는 멘리헨 상부역에서 정상까지 왕복 약 2Km, 30~40분의 소요되는 도보 여행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데, 중간중간 마주하는 경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튠 호수와 인터라켄 전경을 지나면, 알프스의 3대 봉우리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마치 왕좌에 앉은 듯 왕관 위에서 알프스를 내려다본다. 또 가는 길에는 인증샷 스팟과 흥미로운 조형물, 알프스의 지질과 빙하, 인간과 산의 관계를 설명하는 안내판도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왕복 2km, 약 30~40분 소요
트레킹 Tip
멘리헨 케이블카
멘리헨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 루트는 2가지다. 해발 947m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는 단 19분이면 정상에 닿고, 벵엔(Wengen)에서는 5분 만에 도착한다.
여기까지 보여요
맑은 날, 로열워크의 왕관 위에 서면 남쪽 클라이네 샤이덱의 능선이 선명하게 보이고, 북쪽 먼곳에 자리한 프랑스 보주 산맥과 독일의 펠트베르크 흑림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여름과 겨울, 마테호른의 두 얼굴
리펠제 하이킹
고르너그라트(Gornergrat)는 마테호른을 가장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는 무대다. 전망대에서 먼저 경치를 즐겼다면, 두 발로 직접 알프스의 품에 파고들 차례다. 로텐보덴역(Rotenboden)부터 리펠베르그역(Riffelberg)까지 이어지는 리펠제 하이킹 코스로, 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이곳의 첫 번째 미학은 리펠제(Riffelsee) 호수의 반영이다. 바람이 잠든 순간, 잔잔한 수면 위로 데칼코마니처럼 찍힌 마테호른은 스위스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호수 주변에 피어난 알프스 야생화들도 화사함을 보탠다. 하이킹 코스는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평탄한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알프스의 초록빛 여름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다.
겨울에는 순백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와 자신의 숨소리만이 들리는 가운데, 마테호른은 여름보다 더 또렷하고, 가깝게 느껴진다. 로텐보덴역까지 나만의 속도로 걸으며 알프스의 겨울을 음미하는 시간이다. 특히 겨울 하이킹을 위해 코스가 안전하게 정비돼 있어 방한화만 신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로텐보덴(Rotenboden -> 리펠제(Riffelsee)-> 리펠베르그(Riffelberg)
약 3km, 약 50분~1시간 소요
하이킹 Tip
SBB 앱으로 시간표 확인하기
로텐보덴역은 고르너그라트에서 열차를 타고 약 5분 정도면 도착한다. 이곳에서 하이킹 코스가 시작되는데, 11월 가을 시즌에는 열차 시간이 자주 변동되므로 앱으로 기차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차역 옆의 작은 카페
리펠베르크역에 도착하면 카페 겸 전망대 Zirkus Chez Heini 가 있다. 이곳에서 마테호른을 바라보며 마시는 핫초코도 겨울 하이킹의 매력 중 하나다.
모두가 반한 알프스의 속살
작서뤼케 하이킹
스위스에는 아직 한국인 여행자의 발걸음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산맥들이 있다. 그중에 한곳이 바로 알프슈타인마시프(Alpsteinmassiv) 다. 스위스에서 매력적인 지질 트레일로 꼽히는 곳으로 등반가와 지질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천국이다.
높은 고도에서 시작하는 하이킹 트레일은 브뢸리자우(Brülisau)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호어 카스텐(Hoher Kasten) 정상에서 시작한다. 해발 1,800m 정상에 도착하면 360도 회전 레스토랑과 유럽 전망대(Europa-Rundweg)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프랑스, 이탈리아까지 무려 6개국의 국경을 넘나드는 알프스의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유럽에서 3번째로 큰 호수인 콘스탄스 호수(보덴호), 포어아를베르크 알프스, 구릉지로 이루어진 아펜젤 지역 등을 아우르는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본격적인 트레킹 전부터 알프스의 기운을 가득 받아갈 수 있다.
이후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며 슈타우베른(Staubern)을 거쳐 작서뤼케(Saxerlücke)까지 걷는다. 코스 난이도가 중급 이상이라 전문가들과 동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같이 걷는 게 아니라 알프슈타인(Alpstein) 산맥의 생성 과정을 알려주고, 화석, 침식지형 등 볼거리들도 놓치지 않게 도와준다. 작서뢱케의 압도적인 단층 지형도 눈에 담을 수 있다. 하이킹은 약 3시간 반 가량 소요되며 브륄리자우까지 귀환하는 왕복 코스는 6시간 가량 소요된다.
*호어카스텐 케이블카 운영 시간 및 요금
2026년 2월 4일~6월 12일 08:00~16:40
2026년 6월 13일~8월 16일 07:20~17:20
성인 편도 28프랑, 왕복 40프랑, 15세 이하 무료
트레킹 코스
능선 트레킹 : 호어카스텐 -> 슈타우베른 -> 작서뤼케 약 3시간~3시간 30분
하산 트레킹 : 작서뤼케 -> 볼렌베스-> 젬티저 호수 -> 브뢸리자우 약 2시간 30분
글 이성균 기자, 사진 스위스관광청




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