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플레이 감각을 하나의 게임에 넣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저희도 역시 우려를 하고 있었다. 플레이어가 혼란스러워 하지 않을지, 둘 중 하나만 있으면 되지 않을지 고민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위화감 없이 즐길 수 있었고, 심지어 둘 중 하나만 있었다면 맛볼 수 없는 재미가 있었다. 호러와 액션의 밸런스는 시리즈가 언제나 모색해 왔던 테마지만, ‘레퀴엠’에서는 두 가지 게임 플레이를 도입함으로써 지금까지 없었던 밸런스와 역동감을 실현할 수 있었다.
레온이 그레이스가 있었던 공간에 들어가는 장면에서는 아이템이나 적이 완전히 동기화된다. 그레이스로는 가까스로 도망쳤던 적이어도 레온이라면 쓰러뜨릴 수 있다. 같은 체험 또한 레퀴엠의 특징 중 하나다. (초회 플레이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고, 생각할 여유도 없겠지만) 주차 플레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그레이스로 변이를 막거나, 적을 일부러 남겨두고 레온에게 맡기는 식의 공략도 가능하게 된다.
그레이스는 시리즈 안에서도 드물게 겁이 많은 성격으로, 바이오하자드 사건과 조우하는 것도 인생에서 처음인, 우리와 같은 일반인에 가까운 캐릭터다. 특히 신경 썼던 것으로는 손 떨림, 숨소리, 흔들리는 발걸음 같은 그녀의 공포가 플레이어에게 싫어도 전달될 수밖에 없도록 힘을 들였다는 점이다. 플레이어가 그레이스와 함께 두려워하고, 그리고 함께 극복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 묘미다. 또한, 시리즈를 잘 모르는 플레이어 분들은 이와 같이 바이오하자드의 과거를 모르는 그레이스와 함께 알아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레이스 파트에서는 그 답답함(억압)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였을 때 다른 데서는 느낄 수 없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전통적인 바이오하자드의 매력이다. 또한, 물자를 절약하면서 적을 상대할 수 있는 수단은 아주 많이 준비해 두었다. 이를 발견해 나간다면 보다 유리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레온 파트 이후에 다시 그레이스 파트로 돌아왔을 때 답답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도 모른다는 것은 개발 초기부터 우려했던 부분으로, 동기 부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플레이, 스토리, 각 파트의 길이 등을 조정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더욱이 그레이스 파트 단독으로도 앞서 말씀드린 인벤토리 확장이나, 무기 획득 등을 통해 플레이어 자신의 손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결국에는 역전하는 쾌감도 체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바이오하자드 4와 같은 긴장감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레온 파트 ‘레퀴엠’만의 요소로는 토마호크를 이용한 페이탈 액션과 적이 사용하는 무기를 이용한 공격이 있다. 레온은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적을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처치할 것인지에 따라 전략을 이전보다 더 다층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레퀴엠의 가장 큰 특징은 그레이스와 레온의 대비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서는 긴장과 이완의 리듬이 중요하다. 각 파트 안에서도 긴장과 이완의 타이밍이 존재하지만, 두 개의 파트를 사용한 긴장과 이완의 차이의 크기로 지금까지보다 플레이어의 감정을 더욱 크게 흔드는 체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시연 파트는 특히 절제된 그레이스와의 대비를 통해 레온 파트에서 해방감을 발산할 수 있게 의도했다. 그레이스와 레온의 플레이 비중은 반반이다. 각각의 길이나 액션과 호러의 비중은 일정하지 않으며, 지루하지 않게 긴장과 이완의 역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고로 시연에서는 숙련된 레온의 강함을 느끼셨겠지만, 이후에는 그 레온조차 궁지에 몰리게 된다. 레온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전투도 부디 경험해 보길 바란다.
그레이스는 FBI 분석관으로서 일에 몰두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차림새에 대한 우선도가 조금 낮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재킷 밖으로 셔츠가 조금 나와있거나, 머리카락도 약간 흐트러진 느낌으로 설정했다. 그녀의 책상 역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레온은 수많은 바이오 테러와 맞서 싸워왔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도 있었고 세상이 평화로워진 것도 아니다. 그런 세월을 보내다 보면 ‘내가 해온 게 무슨 의미가 있지’라며 조금 지치고 염세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현재와 같은 무서운 기운이 흐르는 레온이 되었다. 그리고 토마호크를 쥐게 한 것은, 그가 짊어진 무게를 상징한다.
이번 작품에서 좀비의 특징은 생전의 잔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행동을 관찰해서 유인하거나, 동료 좀비로의 공격으로 유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동시에 여러 좀비가 얽히는 상황에서는 보다 빠르게 효과적인 다음 행동을 생각해야 한다. ‘변이’로 좀비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에 한 번 정리한 안전 지대가 위험해질 수 있다. 화력을 사용해 처치할 수도 있고, 자주 오가는 장소라면 변이하지 않도록 시체를 완전히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플레이어의 자원 전략에 보다 깊이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좀비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물론이고 여러 영화나 콘텐츠에서 모티브로 다뤄진 것도 있기 때문에 현대의 플레이어에게는 어떤 행동이나 공격을 할지 쉽게 예측될 수 있다. 본작 좀비들은 생전 지성이나 습성을 일부 남기고 있어서 조우했을 때 ‘예상할 수 없다’ ‘방심할 수 없다’, 같은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그 외에 어떤 적이 등장하는지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면 플레이를 통해 직접 보시고, 놀라주면 좋겠다.
대미지 판정은 같은 적의 같은 부위를 공격하는 한 기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좀비의 체력에는 개체 차이가 존재한다. 공포게임 적에게는 모호함이 필요하다. 적의 HP를 표시하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으로, 언제 적이 쓰러질지 명확히 알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녀석은 이제 두 발만 더 맞으면 쓰러질 거야, 그 다음엔 옆 녀석을 쏘고…’와 같은 플레이어의 계산을 흔드는 것으로 위기감을 조성한다. 게임적으로는 ‘한 발을 더 쏘아야 할 가능성’을 고려한 운영이 필요하게 된다.
적에게 마무리를 가하는 액션에는 발동 조건이 있다. 예를 들어, 토마호크로 머리를 파괴하는 페이탈 어택은 밀리 공격으로 찬 적을 벽에 부딪히게 했을 때 찬스가 발생한다. 물론, 등 뒤 가까이에 벽이 있어야 하므로, 어디서 싸울지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 숙련될수록 이러한 요소까지 고려하여 싸울 수 있게 되므로 쇼케이스처럼 화려하게 적을 쓰러뜨릴 수 있다.
본작 역시 시리즈 과거작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난이도, 클리어 후 해금할 수 있는 특전 등 반복 플레이 요소를 충실히 마련했다. 최고 난이도는 개발팀조차 괴로워 할 정도로 도전적인 구성이다.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 또한 본작은 카메라 시점도 두 가지 준비되어 있으며, 둘 다 다른 매력이 있으므로 시점을 바꿔서 회차 플레이를 하는 방식으로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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