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가오슝 여행이 도심 중심이었다면 두 번째는 좀 더 멀리, 좀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가오슝의 또 다른 명소들이다.
자연이 조각한 날카로운 능선, 티엔랴오 월세계
28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삐죽삐죽 날카롭게 솟은 능선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침식 작용이 빚어낸 진흙 화산들이다. 달의 표면처럼 황량하고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티엔랴오 월세계(Tianliao Moon World)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에 있는 약 20개의 회색 산을 보고 있으면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우락부락한 산들만 있는 건 아니다. 고요한 연못, 공원처럼 잘 정비된 길과 앙증맞은 포토 스폿도 있다. 그렇게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천국으로 가는 계단(Ladder to Heaven)을 올라가면 좀 더 넓은 시야로 신비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서 낮과는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어느 화창한 날에는 하마싱 철도문화공원
멈춰 선 기차 위로 새로운 시간이 흐른다. 과거 화물을 실어 나르던 선로는 이제 푸른 잔디가 펼쳐지는 시민들의 쉼터가 됐다. 하마싱 철도문화공원(Hamasen Railway Cultural Park)에는 가오슝 현대화의 기점이었던 옛 다카오역의 흔적이 남아 있고, 거대한 야외 미술관처럼 예술 작품과 20여 대의 낡은 기차가 전시돼 있다. 주말에는 옛 화물차를 개조한 관광 열차 하마싱호가 운행돼 1900년대 철도의 낭만을 재현한다.
대만 철도 역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하마싱 대만 철도 박물관(Hamasen Museum of Taiwan Railway)으로 향하면 된다. 공원과 가까운 곳에 있는 박물관에서는 대만 기차와 관련된 디오라마를 볼 수 있고, 박물관 바깥으로 이어지는 미니 열차도 탑승할 수 있다.
바다를 지키는 하얀빛, 치허우 등대
도심에서 배를 타고 5분만 이동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섬에 닿는다. 알록달록한 색을 입은 건물과 황홀한 일몰이 기다리고 있는 치진섬이다. 섬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먼저 가야 할 곳이 있다. 치허우산 꼭대기에 자리한 15.2m 높이의 치허우 등대다.
1883년 세워진 순백의 등대는 항구 도시를 상징하는 표식이자 오랫동안 뱃사람들을 보호한 수호신이었다. 등대는 140년 넘게 가오슝의 발전 과정을 지켜봤고, 심지어 2차 세계대전도 겪었다. 그 역사와 가치를 인정받아 1987년 시립 역사 유적지로 지정됐고, 1992년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등대 내부에서 과거 사진과 물품 등을 보고, 밖으로 나가 가오슝 전경을 눈에 담으면 된다. 참고로 등대에서 산길을 따라 걸으면 또 다른 전망대이자 역사의 무대인 치허우 포대로 이어진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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