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와 르노 최고경영진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전동화 방향성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출처: 폭스바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사이에서 서로 다른 전략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폴스타와 르노 최고경영진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전동화 방향성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
폴스타 호주 법인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PHEV를 "양쪽의 단점만 결합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내연기관과 전기 구동계를 동시에 탑재하면서 구조적 복잡성과 중량 부담이 커지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고성능 전기차 중심 전략 및 탄소 저감 목표와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전동화 전환을 명확히 내세운 브랜드 정체성과 상충된다고도 설명했다.
르노 역시 유사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르노 CEO 프랑수아 프로보는 전기 전용 주행거리가 짧은 일부 PHEV를 두고 "사실상 가짜 전동화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전기 전용 주행거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충전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내연기관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논리다.
실제 모델별 편차도 존재한다. 유럽 사양 폭스바겐 티구안 eHybrid는 WLTP 기준 최대 121km의 전기 주행거리를 인증받았지만, 마쓰다 CX-60 PHEV는 그 절반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한 PHEV라도 배터리 용량과 세팅에 따라 활용성 차이가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유럽 내 판매되는 동일한 PHEV라도 배터리 용량과 세팅에 따라 전기 주행거리 편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벤츠)
이를 통해 르노가 대안으로 검토 중인 방식은 레인지 익스텐더 전기차다. 이 구조는 구동을 전기모터가 전담하고, 내연기관은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일상 주행은 전기 중심으로 운영하되, 장거리 이동 시 내연기관이 발전을 통해 주행 가능 거리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르노 측은 1000km 수준의 장거리 주행을 부담 없이 소화하는 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PHEV에 대한 이러한 비판에는 규제 변화로 주요 변수도 떠오른다. 유럽은 PHEV의 실제 주행 패턴과 인증 수치 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용량 확대를 사실상 요구하고 있다. 이 결과 일부 모델은 규제 대응을 위해 배터리 용량을 대폭 늘렸다. 다만 이 경우 중량 증가로 인해 내연기관 모드 주행 시 연비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기 구동계를 상시 탑재한 채 주행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전동화 전환의 과도기에서 최적 해법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순수 전기차, 개선된 PHEV, 또는 레인지 익스텐더 가운데 어떤 방식이 주행거리·효율·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균형점을 찾을지에 대한 업계의 검증이 계속되고 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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