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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노트북용 SoC(System on Chip)를 올해 5월 중 선보일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만의 팹리스 기업 미디어텍과 협력해 Arm 기반 CPU를 포함한 통합형 칩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노트북 시장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 AI 인프라 비전이 주인공이었던 컴퓨텍스 2025 행사에서 발표 중인 젠슨 황 대표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보도자료>
이 루머는 사실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2023년 처음 등장해 2025년 컴퓨텍스에서도 미디어텍과 공동 개발한 Arm 기반 PC 칩(N1/N1X)이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행사에서는 관련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여러 외신 보도를 통해 이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정황이 다시 등장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여전히 공식 발표는 아직 나지 않은 상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 보도 이후 국내외 여러 매체들이 관련 내용을 인용 보도하면서 단순 루머 수준을 넘어선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태다. 이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엔비디아가 CPU를 만든다’는 차원을 넘어, PC와 노트북 시장의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PC 시장은 오랫동안 x86 계열이 중심이었다. CPU는 인텔과 AMD가 담당하고, GPU는 엔비디아와 AMD가 경쟁하는 구도였다. 노트북 역시 물리적인 특성상 CPU와 GPU가 분리된 구조로 제조되었다. 일부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은 외장 GPU를 탑재하고, 일반 노트북은 내장 그래픽을 활용하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애플이 자사 맥북에 자체 설계한 Arm 기반 SoC, 즉 M 시리즈 칩을 도입하면서다. CPU, GPU, 메모리 컨트롤러, AI 엔진(NPU)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설계는 전력 효율과 성능 양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 2020년 애플이 공개한 SoC, M1 칩
<이미지 출처 : 애플 홈페이지>
SoC란 CPU, GPU, 메모리 컨트롤러, 각종 입출력 기능을 하나의 실리콘 다이에 통합한 구조를 말한다. 전통적인 PC처럼 여러 칩이 메인보드에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기능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두뇌’처럼 동작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구조이며, 최근에는 노트북과 같은 PC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Apple의 M 시리즈이며, Qualcomm 역시 Snapdragon X 시리즈를 통해 Arm 기반 윈도우 노트북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보도자료>
이번에 거론되는 엔비디아의 움직임은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코드명 N1, N1X 등으로 불리는 노트북용 SoC를 준비 중이며, 일부 모델은 Arm 기반 CPU를 채택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파트너가 MediaTek(이하 미디어텍)이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용 Dimensity 시리즈를 설계해온 팹리스 기업이다. 팹리스 기업이란 반도체 설계만 하고 실제 칩 생산은 다른 파운드리에 맡기는 기업을 말한다. 미디어텍은 현재 Arm 아키텍처 기반 CPU 설계 경험과 저전력 SoC 통합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GPU와 AI 가속 기술을, 미디어텍이 CPU 설계 역량을 제공하는 형태의 협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 Arm 계열 CPU인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이미지 출처 : 퀄컴 보도자료>
Arm 기반 CPU라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CPU는 크게 x86 계열과 Arm 계열로 나뉜다. x86은 Intel과 Advanced Micro Devices가 주도해온 전통적인 PC 아키텍처다. 반면 Arm은 영국의 Arm Holdings가 설계한 명령어 체계를 기반으로 하며, 저전력·고효율 설계를 강점으로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발전해온 구조이지만, 최근에는 노트북과 서버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보도자료>
엔비디아가 Arm 기반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CPU를 하나 더 추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인텔이나 AMD의 x86 C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GPU와 AI 가속기를 중심으로 한 통합형 플랫폼을 직접 설계하겠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AI PC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현재, CPU·GPU·NPU가 동시에 긴밀하게 동작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SoC 구조가 유리하다.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시스템 메모리와 GPU 메모리를 공유하는 UMA를 설명하는 개괄도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홈페이지>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많은 유저들이 엔비디아의 SoC가 UMA(Unified Memory Architecture)로 제작되길 바라고 있다. UMA는 CPU와 GPU가 동일한 메모리 풀을 공유하는 구조다. 전통적인 노트북에서는 CPU가 사용하는 시스템 메모리와 GPU가 사용하는 전용 VRAM이 분리돼 있다. 데이터가 CPU와 GPU 사이를 오갈 때 복사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지연과 전력 소모가 발생한다. 반면 UMA 구조에서는 메모리를 공유하므로 복사 과정이 줄어들고, 지연이 감소하며, 전력 효율이 향상된다. 애플 M 시리즈가 채택한 구조가 대표적이다.

▲ LPDDR 메모리의 발전 단계
<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보도자료>
여기에 LPDDR5X 혹은 차세대 LPDDR6 메모리를 패키지에 통합하는 방식이 더해질 경우, 설계는 더욱 모바일 SoC에 가까워진다. LPDDR은 Low Power DDR의 약자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저전력 메모리다. 일반 DDR5나 GDDR6 대비 전력 소모가 낮고, 칩과 가까운 위치에 배치해 지연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업그레이드가 어렵고, 용량이 고정되는 단점이 있다. 만약 엔비디아의 노트북 SoC가 LPDDR 기반 통합 메모리 구조를 채택한다면, 이는 확장성보다는 전력 효율과 통합 설계를 우선시하는 방향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홈페이지>
노트북 유저들의 꿈을 담은 염원도 여기저기 언급되고 있다. 바로 내장 그래픽 성능이다. 엔비디아 SOC의 내장 그래픽 칩셋의 성능이 RTX 4070급이라는 루머도 일부 매체를 통해 확산된다는 것. 심지어 RTX 5070급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물론 어디까지나 루머일뿐 메모리 대역폭 문제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외장 GPU는 GDDR6와 같은 고대역폭 전용 메모리를 사용하며, 200GB/s 이상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노트북같은 저전력 환경에서는 이보다 낮은 대역폭으로 작동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중상급 게이밍 이상은 기대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MaxQ가 적용된 노트북이 처음 등장했을 때 물리적으로 절대 불가능할 기적(?)을 가능하냐고 다들 놀란 기억이 있기에 실낱같은 희망은 완전히 버리지 못할 노릇. 설마..가 사람잡는 날이 오길 진심 바란다.

▲ AI generated image @ChatGPT 5.2
엔비디아 SoC가 가져올 노트북 시장의 파급력도 적지 않다. 일단 인텔과 AMD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경쟁자가 등장해 천하삼분지계가 완성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AI 연산이 강조되는 최근 노트북 시장에서, AI 가속은 물론 GPU 성능이 보강된 엔비디아의 플랫폼이 등장하는 셈이니 시장 전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이미 Arm 계열 CPU, 스냅드래곤으로 노트북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퀄컴과의 예선전, 그리고 통합형 SoC 설계 방향이 비슷한 애플의 M 시리즈 칩셋과의 정면 승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 스냅드래곤 기반 노트북에서 호환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리스트
<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홈페이지>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Windows 환경의 Arm 계열 CPU는 영원히 애플리케이션과의 호환성 문제를 안고 가야한다. 이미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노트북에서 LOL 게임이 돌아가지 않아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거기에 Adobe의 크리에이션 소프트웨어, 각종 보안 앱들과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 시장 점유율은 그저그런 수준으로 유지되는 중이다. 엔비디아 SoC도 Arm 계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이런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보도자료>
또한, 각 노트북 제조사의 의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일부 보도에서 엔비디아 SoC의 첫 협력사로 DELL과 Lenovo가 거론되었다지만, 실제로 이 플랫폼을 노트북에 채택할지, 그리고 어떤 가격대로 포지셔닝할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스냅드래곤으로 미리 가늠해본 Arm 계열 노트북의 시장 가치가 기대보다 낮았기 때문에 몇몇 프로토 타입을 출시한 후 관심을 뚝 끊을 수도 있다. 아직 아무도 확실한 예상을 할 수 없지만, 이런 몇가지 리스크를 엔비디아 SoC가 잘 넘기만 한다면 정말 시장 전체가 뒤집히는 혁명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 엔비디아 홈페이지>
엔비디아는 이미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시대의 흐름은 이 회사를 단순한 그래픽카드 제조사를 넘어, AI 플랫폼 기업으로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노트북용 SoC 진출설은 결코 가볍게 흘려들을 수준의 루머가 아니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현실로 이어진다면, PC 시장은 과거 AMD 라이젠이 만들어낸 극적인 역전 드라마에 비견될 만한 또 하나의 큰 변곡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PC는 CPU, GPU, 메모리 등 개별 부품을 조합하는 이른바 ‘컨포넌트 중심 구조’ 위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CPU와 GPU, 메모리를 하나의 설계 철학 아래 통합하는 플랫폼 중심 구조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엔비디아가 서게 될지 여부는 결국 향후 공식 발표와 실제 제품의 완성도가 말해줄 것이다. 발표 시점이 5월이든, 혹은 2026년 하반기가 되든 상관없다. 이제는 이 루머의 실체가 무엇인지, 엔비디아가 준비 중인 노트북 SoC의 정체가 하루빨리 모습을 드러내길 기대해 본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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