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호핑을 위한 최적의 도시, 홍콩. 지금 홍콩의 바 신은 그 어느 도시보다 뜨겁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바 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홍콩의 밤을 위하여. 세계가 주목하는 홍콩의 바 10곳.
Bar Leone
바 레오네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바 레오네는 현시점 세계 최고로 꼽히는 바다. 2024년부터 2년 연속 아시아 베스트 바 50(Asia’s 50 Best Bars) 1위로 선정됐으며 이후 ‘2025 월드 베스트 바 50’에서도 1위로 선정되며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의 바가 세계 최고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 레오네는 세계적인 믹솔로지스트, ‘로렌조 안티노리’가 2023년 오픈한 이탈리아 스타일의 바다. 그는 포시즌스 호텔의 ‘카프리스, 찰스 H’ 등에서 수석 바텐더로 활동하며 감각을 키워 왔다. 바 레오네의 철학은 ‘모두를 위한 칵테일(Cocktail Popolari)’, 자신의 고향인 이탈리아 로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느 동네의 정겨운 바를 표방한다.
이웃처럼 가깝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기본에 충실한 칵테일. 마티니(Martini)와 네그로니(Negroni) 등 클래식한 칵테일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창의적인 맛을 선보인다. 시그니처 칵테일인 ‘레오네 마티니’는 반드시 마셔 봐야 하는 메뉴. 위스키 사워에 올리브오일을 더한 ‘올리브오일 사워’도 독특한 풍미가 매력적이다. 바 레오네는 칵테일만큼 맛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훈제 올리브와 모르타델라 샌드위치는 이곳에서 반드시 먹어 봐야 하는 메뉴.
Coa 코아
코아는 홍콩에서 가장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아가베 스피릿’을 다루는 바다. ‘코아’라는 이름은 아가베(용설란)를 수확할 때 사용하는 도구에서 유래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월드 베스트 바 50과 아시아 베스트 바 50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홍콩에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해왔다.
코아는 멕시코 전통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어 아가베 증류주인 메스칼(Mezcal)과 데킬라를 포함해 무려 200병이 넘는 아가베 스피릿을 보유하고 있다. 아가베 스피릿 전용 메뉴만 무려 40페이지가 넘어갈 정도.
추천 메뉴로는 후추의 알싸한 향과 할라피뇨의 매콤함이 느껴지는 ‘페퍼 스매시(Pepper Smash)’, 보드카 대신 들어간 메스칼과 데킬라, 은은한 토마토의 맛이 조화로운 ‘블러디 비프 마리아(Bloody Beef Maria)’.
The Aubrey
더 오브리
더 오브리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5층에 위치하는 바다. 일본식 이자카야와 하이엔드 칵테일 바를 결합한 공간. 빅토리아 항구의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볼 수 있으며, 일본풍 미학과 영국식 화려함이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다. 3개의 독립된 바 공간에는 빈티지 오브제와 수공예품이 가득 전시되어 있다.
더 오브리의 안주 메뉴는 그야말로 일본 현지 이자카야와 다를 바가 없다. 와규 산도, 미소에 절인 대구, 사시미 플래터, 가라아게 등 다양하다. 더 오브리의 칵테일은 일본의 미학인 ‘시부미(Shibumi)’에서 출발한다.
애써 드러내지 않는 우아함, 정제된 깊이, 그리고 불완전함 속에서 드러나는 개성. 와사비와 소주(Shochu)를 이용한 ‘와비사 네그로니(Wa-Bi-Sa Negroni)’, 와규 오일과 간장을 이용한 ‘플로드 마티니(Flawed Martini)’ 등의 칵테일이 대표적이다.
Argo
아르고
홍콩 포시즌스 호텔 1층에 위치하는 아르고는 ‘호텔 바’라는 카테고리를 재정의한 공간이다. 단순히 숙련된 서비스와 안정적인 칵테일을 선보이는 수준을 넘어, 다채로운 재료 연구와 실험적인 접근을 바의 정체성으로 삼은 곳.
아르고에서 선보이는 칵테일은 ‘레시피’가 아니라 ‘재료’가 그 출발점이다. 그래서 각 칵테일마다 사용한 재료의 산지와 스토리를 함께 설명한다. ‘콤비네이션 메뉴’는 홍콩 고유의 10가지 과일과 식물을 활용한 12가지의 독창적인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3가지 형태의 마리골드를 사용하여 꽃의 풍미를 한껏 살린 ‘마리골드 마티니(Marigold Martini)’, 약용으로 사용하는 식물성 재료를 기반으로 한 ‘J. 네그로니 박사(Dr. J Negroni)’ 등 흥미로운 칵테일로 가득한 바.
The Opposites
디 오퍼짓
디 오퍼짓은 ‘쿼너리(Quinary)’를 이끄는 대표 바텐더인 ‘안토니오 라이(Antonio Lai)’와 쿼너리의 바 매니저 출신 ‘사무엘 곽(Samuel Kwok)’이 함께 운영하는 바다. ‘서로 반대되는 성질이나 상태’를 뜻하는 바의 이름답게, 두 바텐더가 만드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칵테일을 대조성을 앞세워 내놓는다. ‘안토니오 라이’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믹솔로지 기법을 추구한다.
반면, ‘사무엘 곽’은 완벽에 가까운 맛과 클래식 칵테일의 본질을 추구한다. 알코올 도수 순으로 세심하게 구성된 메뉴에는 총 16가지, 8쌍의 칵테일이 준비되어 있다. 피스코 샤워(Pisco sour), 가리발디(Garibaldi) 등 익숙한 클래식 칵테일 이름이 나열되어 있는데, 각 칵테일마다 안토니오와 사무엘이 해석한 버전이 각각 준비되어 있다. 같은 이름이지만, 완벽히 다른 해석의 칵테일.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골라 주문해도 되지만, 한 쌍씩 주문해 번갈아 마시며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디 오퍼짓의 묘미.
Quinary
퀴너리
홍콩에서 가장 기상천외한 칵테일을 맛보고자 한다면 ‘쿼너리’로 향하면 된다. 쿼너리는 홍콩 최고의 바를 여러 곳 탄생시킨 ‘안토니오 라이(Antonio Lai)’가 2012년 오픈했는데, 실험적인 기법을 주로 활용해 ‘분자 칵테일(Molecular Mixology)의 성지’로도 꼽힌다. 바 내부는 시멘트 바닥과 레트로한 조명이 어우러진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으로 꾸몄다.
메뉴에는 증발기, 원심분리기, 수비드 조리법, 거품이나 에어같이 실험적인 기법을 활용한 칵테일로 가득하다. 진 베이스에 수비드 굴, 참깨를 인퓨징한 보드카, 히비스커스, 샬롯 식초 등이 들어간 ‘루비 라운지(The Ruby Rouge)’는 홍콩 해변의 향기를 들이켜는 기분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얼 그레이 캐비어 마티니(Earl Grey Caviar Martini). 오렌지 리큐어와 시트러스 보드카 베이스에 폭신한 얼그레이 폼을 한가득 올려 낸 칵테일. 칵테일을 해석하는 방식은 실험적이지만, 기본적인 밸런스는 철저히 클래식에 기반해 있어 난해하지 않다.
Penicillin
페니실린
페니실린은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바다. 세계 최초의 항생제 이름에서 차용한 바의 이름은, 바 전체를 관통하는 ‘실험실’ 콘셉트의 출발점이다. 화이트 타일로 마감된 내부는 과학 실험실을 연상시키며, 다소 차갑고 절제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바 뒤편으로는 실험 기구를 방불케 하는 시약병과 각종 장비가 즐비해 있다. 페니실린은 홍콩 최초의 친환경 바이기도 하다. 열대폭풍의 잔해 속 목재로 테이블을 만들었으며 버려지던 식재료는 이곳에서 지속가능성이란 이름으로 다시 쓰임을 얻는다. 바 내부에는 ‘스팅키 룸(The Stinky Room)’이라고도 불리는 발효실도 있다.
시그니처 칵테일은 ‘원 페니실린, 원트리(One Penicillin, One Tree)’. 이 칵테일은 한 잔 판매될 때마다 보르네오 칼리만탄 열대우림 지역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딸기 브라인, 코코넛 케피어(Kefir), 화이트 초콜릿을 우려낸 위스키가 들어가 크리미하고도 새콤한 맛이 감돈다.
Gokan
고칸
고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바텐더, ‘고칸 신고(Shingo Gokan)’가 홍콩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바다. 고칸은 일본어로 ‘오감(五感)’을 뜻하며, 단순히 마시는 경험을 넘어 맛, 향, 질감, 공간,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총체적인 바 경험을 지향한다. 고칸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일본 장인 정신을 뜻하는 ‘쇼쿠닌(Shokunin)’이다. 완성도를 향한 집요한 태도는 칵테일 제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식 구성과 서비스의 리듬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 고칸의 자리는 과거 홍콩 최초의 얼음 저장 시설이 자리했던 곳인데, 얼음의 질과 상태가 칵테일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현대 바 문화와 묘하게 맞물린다.
시그니처 칵테일은 맑은 수박 주스와 커피, 시소의 향이 매력적인 ‘워터멜론 코피즈(Watermelon Koffeezz)’. 말차와 화이트 초콜릿의 달콤함이 감도는 마차 킨토키(Matcha Kintoki), 사천식 풍미를 입힌 와규 마파두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마포 메리(Mapo Mary)’도 매력적이다.
The Savory Project
세이버리 프로젝트
세이버리 프로젝트는 코아(COA)의 제이 칸(Jay Khan)과 아짓 구룽(Ajit Gurung)이 선보인 두 번째 프로젝트 바다. 이들이 선택한 키워드는 ‘세이보리(Savory)’, 즉 감칠맛이다.
설탕과 과일을 내세운 기존 칵테일의 구조에서 벗어나, 짭짤함과 향신료, 발효와 육향 같은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극적이며 지나치게 달콤한 맛은 지양하고 은은하고 세련된 풍미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곳.
인기 메뉴로는 소고기 에센스와 정제 땅콩 럼으로 만든 타이 비프 샐러드(Thai Beef Salad), 데킬라와 비리야니 마살라 등을 넣은 인도풍 비리야니(Biryani)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폰즈소스, 표고버섯, 된장, 커민 등 아시아의 감칠맛 나는 식재료와 향신료를 활용한 칵테일이 가득하다.
The Oldman
디 올드맨
디 올드맨은 문학의 아름다움을 칵테일로 표현하는 바다. 바 이름은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2019년 ‘아시아 베스트 바 50(Asia’s 50 Best Bars)’에서 1위를 차지했다. 벽면에는 타일로 마감한 헤밍웨이 초상화가 있다.
디 올드맨의 메뉴는 헤밍웨이의 삶과 작품의 구절에 영감을 받은 칵테일로 구성했는데, 헤밍웨이 특유의 대담함과 천재성을 칵테일로 표현하기 위해 현대적인 기법과 다양한 장비들을 활용한다. 대표 칵테일은 자몽과 할라피뇨를 사용한 ‘파파 도블레(Papa Doble)’. 헤밍웨이는 약 20년간 쿠바에 거주하며 럼 베이스 칵테일 다이키리를 즐겼는데, 어느 바에서 ‘설탕은 빼고 럼은 두 배로’ 주문한 일화로 유명하다. 이후 헤밍웨이의 다이키리 레시피는 자몽과 체리 리큐르를 더한 쌉싸름한 스타일로 발전하며, ‘헤밍웨이 스페셜’로도 불린다. 디 올드맨의 ‘파파 도블레’는 바로 그 쌉싸름한 풍미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칵테일이다. 이름 역시 사람들에게 ‘파파(Papa)’라 불리던 헤밍웨이와 스페인어로 ‘두 배’를 뜻하는 ‘도블레(Doble)’에서 유래했다.
글 강화송 기자 사진 각 업체 제공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