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단순한 술 한 잔이 아니다. 이 도시가 품은 문화와 생활 양식이 술과 공간에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홍콩의 식재료와 차찬텡 문화, 거리의 감각을 바탕으로 탄생한 오직 홍콩에서만 만날 수 있는 로컬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았다.
Yardleys Taproom
야들리스 탭룸
야들리스 탭룸은 홍콩 로컬 브루어리 ‘야들리 브라더스(Yardley Brothers)’의 펍이다. 야들리 브라더스는 2013년, 라마섬(Lamma Island)에 살던 루크 야들리(Luke Yardley)의 부엌에서 홈브루잉으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홍콩에서 로컬 크래프트 맥주는 지금처럼 대중적인 문화가 아니었지만, 이들은 직접 장비를 제작하며 ‘홍콩만의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첫 결과물이 바로 라마 아일랜드 IPA(Lamma Island IPA)다.
라마섬은 홍콩 중심부와 가까우면서도 느긋한 라이프스타일과 끈끈한 지역 커뮤니티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야들리 브라더스는 이 섬의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아, 해변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IPA를 구상했다. 일반적으로 해변에서 마시는 맥주라 하면 가볍고 도수가 낮은 스타일을 떠올리기 쉽지만, 라마 아일랜드 IPA는 선명한 홉 향과 시트러스 노트를 갖춘 6% 도수의 맥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풍미는 분명하지만,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균형감이 특징.
야들리스 탭룸에서는 야들리 브라더스가 양조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선보인다. ‘이것은 쌀국수가 아니다(This is not a Pho)’라는 이름의 맥주는 실제로 베트남 쌀국수의 맛을 표현한 맥주다. 상쾌한 오이의 향과 라임의 시큼한 맛이 입 안에서 감돈다. 야들리 맥주의 대부분은 3년 숙성을 거쳐 판매되며, 계절에 따라 라인업이 달라진다. 현재 야들리 브라더스의 양조장은 콰이청(Kwai Chung)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양조장 투어도 가능하다.
Young Master Brewery
영 마스터 브루어리
홍콩 크래프트 맥주 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로컬 브루어리. 2013년 홍콩에서 출발한 영 마스터 브루어리는 ‘홍콩다운 맥주’를 만들겠다는 철학 아래, 홍콩섬 남쪽 야리저우(Ap Lei Chau)에 첫 양조장을 설립했다. 이후 3년 만에 산업 지역인 웡척항(Wong Chuk Hang)에 대규모 양조 설비를 갖춘 두 번째 브루어리를 오픈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새로운 양조장에는 기존보다 확장된 배럴 숙성 공간과 푸더(Foeder, 오크통 숙성 설비)를 도입했으며, 사워 맥주와 혼합 발효 프로그램, 병입 및 캔입 라인을 추가해 생산 역량을 크게 강화했다.
현재 이곳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 시설로 평가받는다. 영 마스터 브루어리는 홍콩 맥주 챔피언십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 맥주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홍콩을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에일과 스타우트를 포함해 10여 종 이상의 맥주를 직접 양조하며, 포장 판매와 배달 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브루어리 투어는 사전 예약을 통해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양조 과정과 시설을 둘러본 뒤, 약 10여 종의 생맥주를 시음할 수 있어 크래프트 맥주 애호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영 마스터 맥주는 홍콩 곳곳에 위치한 펍에서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Perfume Trees Gin by Tankyu Distillery at Soho
퍼퓸 트리즈 진 바이 탱큐 증류소
홍콩 소호 거리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은 낮에는 ‘UCR(어반 커피 로스터)’라는 이름의 카페로 운영되고, 밤이 되면 바로 변신한다. 퍼퓸 트리즈 진(Perfume Trees Gin)은 도시를 한 병의 진으로 옮기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클래식 진을 캔버스로 삼아, 홍콩의 향과 기억, 그리고 충돌하는 문화의 결을 담아내겠다는 것이 브랜드의 출발점.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퍼퓸 에스프레소 마티니. 커피의 쌉쌀함과 은은한 자몽 향, 그리고 꽃 향이 어우러진 진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Clan & Company Community Bar
클랜 & 컴퍼니 커뮤니티 바
클랜 & 컴퍼니 커뮤니티 바는 로컬 리큐어 브랜드 매그놀리아 랩(Magnolia Lab)이 야우마테이 지역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다. 매그놀리아 랩은 동양의 한의학적 허브와 서양의 주조 기술을 결합한 보태니컬 리큐어를 선보이는데, 이들의 대표작은 ‘매그놀리아(Magnolia)’와 ‘로젤(Roselle)’이다.
매그놀리아는 오미자와 귤껍질(진피), 오디, 샌달우드를 블렌딩했고, 로젤은 대추, 당귀, 말린 생강, 로젤을 조합해 빚어냈다. 두 술 모두 달콤새콤, 적당한 쓴맛, 은은한 흙내음 등 복합적인 향이 특징이다.
N.I.P
닙
닙(N.I.P)은 ‘Not Important Persons’의 약자다. 창립자 니크(Nic)와 제레미(Jeremy)는 배경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누구나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다는 신념을 브랜드 이름에 담았다.
이들은 전통적인 증류 방식에 홍콩의 식재료와 향미를 결합해, ‘홍콩을 병에 담는 술’을 선보인다. 주니퍼 베리 같은 클래식 요소에 진피, 오스만투스, 차 등 지역성을 반영한 재료를 더해 도시 특유의 아로마를 완성한다.
Watson's wine
왓슨스 와인
홍콩의 글로벌 브랜드 AS 왓슨 그룹이 운영하는 와인 전문 리테일러다. 1998년 센트럴에 첫 번째 매장을 연 왓슨스 와인은 현재 코즈웨이 베이, 침사추이 등에 20여 개 매장이 있다.
HK Liquor Store
HK 리큐어 스토어
2013년 문을 연 HK 리큐어 스토어는 ‘합리적인 가격과 최상의 품질’ 원칙 아래 급성장 중인 홍콩의 온오프라인 주류 전문점이다. 맥주, 와인, 사케 등 4,000여 종 이상의 제품이 준비돼 있어 홍콩 주류 문화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Two Moons Distillery
투 문 증류소
투 문 증류소는 홍콩의 음식 문화와 지역 재료, 한방 보태니컬 등을 진에 반영하며 도시의 정체성을 향으로 풀어낸다. 화려한 콘셉트보다는 축적된 경험과 구조로 접근한 이들의 진은, 홍콩 크래프트 스피릿 신의 방향성을 보여 주는 기준점에 가깝다.
글 이성균 기자, 강화송 기자 사진 각 업체 제공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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