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 투구 모양의 팬에 구워내는 양고기 ‘징기스칸’부터 뜨끈한 뚝배기째 나오는 현지인의 소울 푸드 ‘스프카레’, 달콤하고 부드러운 팬케이크까지. 어떤 식당을 고를지 고민된다면 에디터가 내돈내산한 곳을 참고하자. 여기에 시내 중심가와 가까운 호텔 하나 더했다.
양고기 1인분도 가능한
징기스칸 이시다
징기스칸은 삿포로를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다. 양고기와 채소를 돔형 무쇠 주물 팬에 올려 구워 먹는 요리로, 그 유래가 꽤 흥미롭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홋카이도에서는 군복용 양털 확보를 위해 양을 대량 사육하기 시작했는데, 전쟁이 끝나자 넘쳐나는 양이 오히려 골칫거리가 됐다. 그 해결책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징기스칸이다.
징기스칸 이시다는 2020년 문을 연 징기스칸 전문점으로, 이곳에서는 다양한 원산지와 부위의 양고기를 코스로 즐길 수 있다. 특히 1인용 미니 코스도 준비돼 있어 혼자 여행해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코스는 양고기 전채 요리와 양 소시지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입맛을 열어준다. 곧이어 본격적으로 채소 모둠과 함께 5가지 부위의 고기가 차례로 나온다. 각 고기에는 원산지, 부위명, 권장 굽기가 적힌 라벨이 붙어 있어 취향에 맞는 부위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중에서도 홋카이도산 서퍽(Suffolk) 양고기는 놓치면 아쉽다. 육질이 부드럽고 잡내가 거의 없어 양고기가 처음인 여행자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고품질 양고기다. 직원 스즈키 타케루씨에 따르면, 고기는 시베츠시의 이시다 농장에서 직거래로 들여온다.
첫 점은 직원이 구워주지만, 이후엔 손님이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다. 한국어 메뉴판이 준비돼 있고, 와인 페어링에도 진심인 곳이라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추천한다. 게다가 1인당 와인 한 잔을 서비스로 제공하며, 홋카이도산 쌀밥, 한국식 김치도 준비돼 있다.
삿포로의 눈과 닮은 팬케이크
라스트민트
느긋한 여유가 필요한 날이라면 제격일 카페다. 주문 즉시 팬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해 완성된 팬케이크를 만나기까지 15~25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도 가게에 앞 대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가게가 위치한 2층에 올라서자마자 1920~30년대 미국 카페로 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를 더한다. 민트색으로 주를 이룬 아르데코풍 인테리어는 카페 바깥 공간까지 감싸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의 촬영지로 여행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는데, 사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콘셉트에 충실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 커스터 마이징 토핑 등을 이유로 예전부터 꽤 유명했다. 게다가 홋카이도산 밀과 홋카이도 원유로 만든 생크림 등 홋카이도산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시그니처 메뉴이자 스테디 셀러는 ‘삿포로 팬케이크’다. 소금을 곁들인 3종류의 짭짤한 견과류와 헤이즐넛 맛을 더한 생크림을 얹은 메뉴다. 팬케이크는 4장과 2장 중 선택할 수 있어 먹을 수 있는 만큼 양을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라스트민트는 일본의 임대부동산 업체인 도미이 건설 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데, 1층에는 같은 회사에서 운영 중인 파르페 전문점 페니가 있다.
현지인의 뚝배기 스프카레
수프카레 사바죠
삿포로의 찬바람을 한참 맞다 보면 뜨끈한 국물을 먹고픈 마음이 모락오락 올라온다. 그럴 때 현지인들이 일상에서 찾는 것이 바로 스프카레다. 삿포로에는 스프카레의 본고장 답게 유명한 스프카레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그중 스프카레 사바죠는 근처 직장인들이 점심마다 줄을 서는 곳으로, 화려한 유명세보다는 친근한 일상의 맛을 만날 수 있다. 닭, 코코넛, 양 등 스프 베이스부터 밥의 양, 맵기 단계, 토핑까지 입맛과 취향대로 고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별한 점은 달궈진 뚝배기에 카레를 낸다는 것인데, 천천히 먹어도 식사가 끝날 때까지 따뜻한 온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개별 룸, 바 자리, 좌식 등 자리 선택지도 다양하다. 특히 바 자리에서는 오픈 주방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한솥 가득 담긴 키미 카레와 분주한 주방을 구경하는 재미도 챙길 수 있다.
시그니처인 양 스프 베이스 카레는 징기스칸을 먹기에 부담스러울 때, 삿포로에서 양고기를 가볍게 입문하기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것이다. 점심엔 직장인, 저녁엔 관광객이 몰리니 대기를 피하려면 하루 전 예약을 권한다.
Editor’s Pick
호텔에서 즐기는 삿포로
코코호텔 삿포로 스스키노
코코호텔은 일본 전체를 넓고 깊게 아우르는 호텔 체인이다. 일본 전역에 63개, 홋카이도에 6개가 있다. 삿포로 시내의 낮과 밤을 모두 즐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이중 코코호텔 삿포로 스스키노(KOKO Hotel Sapporo Susukino)를 눈여겨볼 만하다.
24시간 깨어있는 삿포로의 최대 번화가인 스스키노에 자리하면서도, 중심가에서 한 발자국 물러난 6초메에 위치해 비교적 조용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매해 삿포로. 눈축제가 열리는 오도리공원까지는 도보 10분, 얼음 조각들을 감상할 수 있는 스스키노 거리까지는 도보 5분이면 충분하다.
룸 타입은 7가지, 165개 객실 규모의 호텔이다. 바로 옆에는 편의점이 있고, 로비에는 어메니티를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는 어메니티 바이킹, 상시 소통할 수 있는 리셉션이 있다. 게다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여행 자체의 시작점’이 되고 싶다는 코코호텔의 지향점에 맞춰 스스키노점 또한 삿포로 지역의 특징을 고스란히 여행자에게 전한다.
2층 일본식 뷔페 조식에서는 징기스칸과 스프카레를 매일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하거나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여기서만 만날 수 있는 ‘징기스칸 진군’ 콜라보레이션 객실도 고려해볼 수 있다.
삿포로 대표 음식 징기스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하시 아사코가 그린 양 캐릭터 징기스칸의 진군이 객실 곳곳에서 인사를 건넨다. 참고로 징기스칸의 진군 캐릭터는 홋카이도의 유루캬라(ゆるキャラ,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글·사진 남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