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로보틱스를 축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 단순한 친환경차 확대를 넘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PBV(목적기반차량), 로보틱스를 결합한 생태계 전략을 통해 2030년 글로벌 413만 대 판매와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동시에 추진한다.
“EV·HEV·자율주행·로보틱스”…성장의 4축 제시
‘2026 기아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장에서 송호성 사장이 로보틱스 비전과 미래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기아는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송호성 사장은 “지난 5년간 브랜드, EV, PBV, ESG 전 영역에서 혁신 성과를 이뤘다”며 “앞으로 EV, HEV, 자율주행,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2030년 EV 100만 대, HEV 110만 대 판매 목표를 제시하며 전동화 전략을 양축으로 확대했다. EV는 14개 모델로 늘리고 EV2 등 보급형 모델을 통해 대중화를 본격화한다. 차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배터리 용량과 에너지 밀도를 높여 상품 경쟁력도 강화한다.
HEV는 수익성과 전환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다. 13개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V2L 등 EV 수준의 편의 기능을 적용해 상품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PBV·SDV로 확장…“차에서 플랫폼으로”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Kia First SDV’를 주제로 SDV 및 자율주행 플랫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기아 제공)
PBV는 기아가 미래 사업의 핵심으로 설정한 영역이다. PV5, PV7, PV9으로 이어지는 풀라인업과 40여 종의 바디 타입을 통해 물류·운송·서비스 시장으로 확장한다. 차량 판매를 넘어 플릿 관리, 금융·보험, 충전을 통합한 B2B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제품 경쟁’에서 ‘서비스·운영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대응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2027년 SDV 개발을 완료하고 2029년 레벨 2++ 자율주행 적용이라는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은 “자율주행 경쟁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의 규모와 활용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며 “센서 표준화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데이터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이를 기반으로 자체 E2E 자율주행 모델을 고도화해 기술 내재화를 추진한다.
로보틱스·글로벌 전략·투자…“413만 대 목표”
보스턴다이나믹스 잭 재코우스키(Zachary Jackowski) 아틀라스 개발 총괄이 ‘Human X Humanoid’를 주제로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
로보틱스는 생산과 물류를 동시에 혁신하는 핵심 수단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잭 재코우스키 총괄은 “로봇은 이동, 인식, 조작을 모두 수행하는 범용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아틀라스를 2028년 메타플랜트, 2029년 미국 조지아 공장에 투입하고 이후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확대한다. PBV와 결합한 라스트마일 물류 사업도 병행 추진한다.
기아는 2030년 글로벌 413만 대 판매와 시장점유율 4.5%를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 102만 대, 유럽 74만 6000대, 신흥시장 148만 대 등 지역별 차별화 전략을 통해 초과 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49조 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21조 원을 전동화·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집중 투입한다.
이는 현대차그룹 차원이 아닌 기아 단독 투자 계획으로, 사업 구조를 ‘제품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된다. 2030년에는 매출 170조 원, 영업이익 17조 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스팟. (기아 제공)
이번 인베스터 데이는 기아가 더 이상 완성차 제조사에 머물지 않고, 전동화·SDV·로보틱스를 하나의 축으로 묶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자리다. 미래 승부가 기술이 아니라 구조에 있다는 점에 주력한 기아가 제시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 어떤 속도를 낼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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