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 저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RPG 메이커로 이상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집냥이: 이상한 게임이란 수익성이나 대중성 때문에 아무도 안 만드는 마이너 장르를 뜻한다.
고장난밍: 기획/프로그래밍/아트 담당 레이어, 기획/프로그래밍/밸런싱 담당 집냥이, 기획/시나리오/커뮤니케이션 담당 고장난밍 이렇게 세 명이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
고장난밍: 숨만 쉬어도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이 세상?
집냥이: 맞아 사회가 잘못했지.
레이어: 이제 영감을 좀 그만 주셔도 될 것 같다.
고장난밍: 몇몇 대사들은 일상생활을 하다 들은 걸 그대로 썼다. 예를 들면 '무고한 사람'의 "생계형 건물주" 드립 같은 것. 그리고 원래도 풍자성 짙은 작품을 좋아한다. '무고한 사람'은 희곡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와 소설 '태평천하'를 생각하며 만들었고, '퐁 2024'를 만들 땐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같은 우화적인 게임을 만들려다가 시간 관계상 더 간단하게 갔다. 이번 '매관매직메이커'의 경우 "옹고집이랑 태평천하 속 주인공인 윤직원을 합쳐 엑기스만 콜드브루하면 그게 매관매직메이커의 주인공인 장양"이라는 말도 나눴다.
레이어: 일단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인 게임이다. 관직을 판매하고, 판매한 돈으로 다시 팔 수 있는 관직을 해금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렇게 제한된 턴 수 안에 돈을 많이 벌되, 민심과 충성도를 관리하여 조기 엔딩을 보지 않는 게 관건이다.
집냥이: 스탯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너무 떨어지면 안된다’에 중점을 두고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계했다. 이익과 양심 사이에서 하나를 택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는데, 컨셉이 탐관오리이기 때문에 완전히 청렴결백한 관리로 거듭나는 건 불가능하다. 스탯이 떨어지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면 돈을 모을 수가 없다.
고장난밍: '탐관오리에게 좋은 결말은 없다'를 모토로 삼고 작업했다. 삼국지를 오마주한 이벤트도 발생하니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삼국지 배경지식이 중요한 거 같다는 피드백이 있는데, 사실 잘 몰라도 문제 없이 플레이 가능하다.
레이어: ‘레전드 탐관오리’를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다.
집냥이: 질 수 없다. 우리는 측천무후를 내세우자.
고장난밍: 측천무후는 저다. 아무래도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아 게임 시스템 이해도가 제일 낮은 멤버라서, 스크립트를 넘긴 뒤에 테스트 플레이를 한다. 첫 플레이에서 30만금을 모으고, 진엔딩 조건을 해금하고 난 뒤에도 턴이 남아 팀원들이 머리를 감싸 쥐게 했다.
집냥이: 고장난밍 님이 너무 쉽게 진엔딩을 보셔서 난이도를 더 올린다 내린다 하며, 관리 후보자 스탯 분배 및 재화 조절 면에서 여러 수식을 대입해 미세 조정을 거쳤다.
레이어: 저희는 마지막까지 너무 쉬운 난이도로 배포하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배포 후 보니 실제 유저들이 받아들이는 난이도는 아무래도 좀 차이가 있는 듯했다.
고장난밍: 만약 게임이 어려우셨다면 저 때문이다.
고장난밍: 다양한 분위기의 작업을 해보고 싶어 편의점 괴담을 열심히 밀었다. 다만 취향 문제로 팀원들의 견해가 하나로 잘 모이지 않았다. 그래서 농담으로 “이럴 거면 매관매직하면서 나라 꼬라지 관리하는 게임이나 만들자”고 했더니 팀원들이 매우 기뻐했다. 솔직히 약간 킹 받는 일이다.
집냥이: 그치만 이런 이상한 게임은 우리만 만들지 않느냐.
고장난밍: 그건 그렇다. 대회 출품 후에 경쟁작 라인업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긴 했다. 괴담 소재를 차용한 분위기의 작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레이어: 물론, 취향 차이도 있고, 아트랑 스크립트 리소스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문제도 있었다. 아무래도 한 달 안에 만들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었다.
레이어: 둘 다인 거 같다. 블랙코미디가 팀원들 취향의 교집합인 셈이다.
고장난밍: 블랙코미디가 들어갔을 때 숨 쉬듯이 기획이랑 대사가 진도가 쭉쭉 나온다. 무슨 어둠의 자식들도 아니고.
집냥이: 이상한 게임 너무 좋아.
고장난밍: 애초에 팀 결성 계기가 게임잼 대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레이어 님이 처음에 게임잼 대회를 보고 흥미가 생겨서 개발을 시작했는데, 일손이 부족해서 저를 끌어들이고, 그렇게 둘이 개발하다가 집냥이 님까지 합류해 지금의 3인 체제가 됐다.
레이어: 그리고 상금이라는 당근과 마감일이라는 채찍이 주어져야 마감을 해낼 수 있다.
레이어: 도시의 내정을 관리한다는 컨셉은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에서, 스탯 관리 요소는 '레인즈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았다.
집냥이: 그 외에도 레이아웃에서 '페이퍼 플리즈'와 '헤드라이너(Unbound Creations팀 제작)', 엔딩 연출에서는 '성세천하'를 참고하기도 했다.
고장난밍: 1치킨 알만툴 게임잼 규정 상 다른 작품과 연관성이 짙거나 친목 요소가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저희의 전작과 관련 지을 수 있는 요소는 배제하려 노력했다.
고장난밍: 역시 '극락무덤' 사건이겠지? ( 레이어: 석고대죄할까? 고장난밍: 아니….) 저희 팀의 바로 전작이 '극락무덤' 이라는 게임이었다. 텍스트형 추리 게임이었는데, 검수할 시간이 부족했다. 부랴부랴 테스트까지 해보고 제출했는데 게임 시작할 때 넣어야 하는 대회 스플래시 이미지가 첨부가 안 되어있었다. 상심이 크긴 했는데 다음에는 이런 사태 없게 하자고 서로서로 잘 다독여서 이번에는 다행히 여유 있게 마감할 수 있었다.
집냥이: 추리 게임에 드는 공수를 생각하면 한 달 만에 게임 모양을 갖춘 채로 마감한 것 자체가 기적이긴 했다. 그래도 이때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테스트 플레이할 시간을 넉넉하게 확보했다.
고장난밍: 지금까지 주로 대회를 통해 작품을 선보였지만, 앞으로는 스팀에 정식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기작으로는 연애프로그램을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작품을 구상 중이다. 기존 출시 작품도 에피소드 등 여러 요소를 강화, 보강해서 하나하나 출시하려고 하고 있으며 후속작도 예정되어 있다. 올해 중으로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드릴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고장난밍: 이미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만, 앞으로도 더욱 과분한 사랑과 박수와 환호를 부탁드린다. 저희 게임들에 '어둠의 삼국지', '어둠의 역전재판'과 같은 재밌는 별명을 붙여주신 유저분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는 법이라, 저희가 다소 마이너하고 인디한 작품을 만드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희는 게임을 만들 때 즐겁다. 그리고 이 즐거움을 여러분께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으니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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