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변화하는 환경을 위기가 아닌 혁신의 촉매로 규정하고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을 축으로 한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며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1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 DC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에 참가해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는 미국의 글로벌 디지털 뉴스 플랫폼 세마포가 주최하는 대규모 경제 콘퍼런스로, 포춘 선정 세계 500대 기업 CEO를 비롯한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해 경제와 기술, 에너지, 모빌리티 등 핵심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정의선 회장, 경쟁을 혁신의 동력으로
정 회장은 세마포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하는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이 점점 더 세분화되는 상황 속에서 유연성과 회복력을 기반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글로벌 확장과 지역별 민첩성을 결합해 각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공장에서의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 인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규 생산 거점 구축 등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번 메시지의 핵심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경쟁은 혁신을 자극하는 요소”라며 “그런 면에서 현대차그룹은 경쟁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을 방어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기술과 사업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보틱스·AI·수소로 미래사업 구체화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 행사장에 비치된 세마포 안내용 인쇄물. (현대자동차)
미래 사업 구상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는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분야를 넘어 더욱 진화하는 과정의 중심”이라며 인간과 협업하는 AI 기반 로봇 생태계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제조 시설에 배치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로보틱스와 AI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인간 중심 AI 전략도 함께 강조했다.
에너지 전략에서는 수소를 핵심 축으로 내세웠다. 정 회장은 수소가 글로벌 청정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수소전기차와 전기차(EV)를 상호 보완적인 청정 기술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전동화 운송수단 확대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와 친환경 전환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투자도 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새만금 지역 혁신성장거점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약 9조 원을 투입해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AI 데이터센터, 1GW급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 미래 신사업 밸류체인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AI·에너지 솔루션 중심의 미래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에 더욱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무뇨스 사장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전면 배치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가 열린 미국 워싱턴 DC 콘래드 호텔 내 제네시스 브랜드 공간 전경. (현대자동차)
행사 이틀째인 14일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미래 모빌리티 트랙 세션에 직접 연사로 나서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과 에너지 전환에 관한 논의를 주도한다.
무뇨스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현대차그룹의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을 소개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에너지 전환 압력 속에서 고객 중심의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책임 있는 투자와 중장기 파트너십의 중요성, 그리고 제네시스의 혁신 사례도 함께 제시하며 그룹의 미래 전략을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이번 행사에서 트랙 스폰서를 맡아 브랜드 위상 강화에도 나선다. 행사장인 워싱턴 DC 콘래드 호텔에 전용 공간을 조성해 브랜드 고유의 환대 철학과 럭셔리 경험을 선보이고 글로벌 리더들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구상이다.
제네시스는 2022년부터 세마포의 창립 파트너로 협력해 왔으며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과 제네시스 스튜디오 취리히 등 브랜드 거점을 활용해 글로벌 리더 대상 비즈니스 행사를 이어왔다. 올해 하반기에도 세마포와 함께 네 차례 공식 행사를 열며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를 통해 정의선 회장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에 유연성과 기술, 투자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기업을 넘어 미래 기술 기업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방향성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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