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900년 처음 개념이 등장하고 토요타가 현실화했다. 이 시스템은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개선하며 전동화 시대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최초의 자동차가 등장한 이후 오랫동안 엔진은 휘발유 또는 경유 가운데 하나의 연료에 의존해 진화해 왔다. 에탄올, LPG, 수소, 바이오 연료 등을 사용하는 엔진 역시 기본적으로 단일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내연기관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내연기관은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크고 특히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거나 반복적인 가속 구간에서 연료 소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비효율 구조로 태생적으로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하이브리드(Hybrid)다.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결합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제 자동차의 핵심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았다.
100년 전 포르쉐의 발상, 현실로 만든 토요타
1997년 출시된 토요타 프리우스 1세대(NHW10).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자동차 동력 시스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모델이다.(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단순하다. 내연기관이 저속과 출발 구간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는 반면, 전기모터는 정지 상태에서도 즉각적인 토크를 발휘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이 두 시스템을 결합하면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전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했다.
이런 발상으로 하이브리드의 개념을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은 그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엔지니어 '페르디난트 포르쉐(Ferdinand Porsche)다. 당시 엔지니어로 활약했던 포르쉐는 1900년,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결합한 초기 형태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배터리 기술과 비용, 시스템 복잡성 등의 한계로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이 개념을 실제 시장에 안착시킨 것은 일본의 토요타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 이상의 이유가 있었다.
1990년대 초반, 일본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비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무공해차(ZEV) 규제 도입은 내연기관 중심의 기술로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여기에 1970년대 오일 쇼크를 겪으며 형성된 연료 효율에 대한 위기 의식도 영향을 미쳤다. 연료 소비를 줄이면서도 기존 자동차의 편의성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요타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사이의 간극을 메울 해법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주목했다. 특히 도심 주행에서 반복되는 정지와 출발, 가속 구간의 비효율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 차량인 토요타 프리우스가 등장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프리우스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상황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시스템과 회생 제동 기술을 결합해 기존 자동차와 전혀 다른 효율 개념을 제시했다.
구동 상황에 따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진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를 통합 제어해 주행 상황에 따라 동력을 최적 배분한다. 가속 시 모터가 즉각적인 토크를 보조하고, 감속 시에는 회생 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회수한다. (오토헤럴드 DB)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단순히 엔진과 모터를 결합하는 것을 넘어 두 동력원을 어떻게 배치하고 구동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구조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직렬, 병렬, 그리고 이 둘을 결합한 직병렬 방식이 있다.
직렬 하이브리드는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구동하지 않고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는 구조다. 엔진이 만들어낸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전기모터에 공급해 차량을 움직인다. 주행은 전적으로 모터가 담당하기 때문에 전기차와 유사한 주행 감각을 제공하고 엔진은 효율이 높은 구간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에너지가 한 번 더 변환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병렬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모두 바퀴를 직접 구동하는 방식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 또는 모터, 혹은 두 동력이 동시에 작동한다.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고속 주행에서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 주행 비중이 제한적일 수 있다.
직병렬 하이브리드는 두 구조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직렬과 병렬 모드를 자유롭게 오간다. 저속이나 정체 구간에서는 전기모터 중심으로 작동하고 고속 주행 시에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구동력을 만들어낸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로 효율과 성능을 균형 있게 확보한 구조로 평가된다.
하이브리드, 전동화 시대를 잇는 핵심 기술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술은 전동화 시대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토헤럴드 DB)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하이브리드의 역할도 재정의되고 있다. 단순한 연비 개선 기술을 넘어 전동화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는 두 시대를 잇는 기술이다. 완전한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에너지 효율과 주행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중간 단계의 솔루션이기도 하다.
자동차는 오랜 시간 하나의 동력에 의존해 발전해 왔다. 그러나 하이브리드는 그 흐름을 바꿨다. 두 개의 동력을 결합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아이디어는 자동차의 에너지 사용 방식을 다시 정의한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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